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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의 외로운 새해맞이, '고공농성'

<현장>코스콤 비정규직 노조, 서울 도심 5곳 고공농성

비정규직 부당 해고 철회를 촉구하며 1백11일째 파업을 벌여오고 있는 코스콤(한국증권전산) 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이 31일 서울 도심 5곳의 CCTV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111일째 파업투쟁,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 5명 서울 도심 교통탑 올라

조합원들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종각역 사거리 교통 CCTV탑 위에 황모씨가 올라간 것을 시작으로 창덕궁 비원과 경복궁, 을지로 2가 사거리, 서대문구 독립문사거리 앞 CCTV앞에 올라가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이 내건 플랫카드에는 ‘현대판 노예제도, 비정규직을 철폐하라’는 내용의 구호가 적혀있다.

현재 코스콤 비정규직 조합원 황모씨가 고공농성을 벌인 종각역과 광화문은 경찰특공대의 진압으로 농성이 해제된 상태지만 나머지 3곳에서 사측의 비정규직 집단 해고 철회 및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나머지 3곳도 진압하기 위해 CCTV탑 아래 매트리스를 설치하려 하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반대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는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에서 진행 중이던 ‘정규직화 쟁취 결의대회’를 중단하고 광화문으로 모여들고 있어 경찰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일단 사측이 이날 오후 2시 단체교섭을 제안해 옴에 따라 조합원들을 설득해서 고공농성을 중단할 계획이지만 경찰의 강제진압에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업 111일째를 맞은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 5명이 31일 서울 도심 교통탑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코스콤 비정규직 노조


노조 “비정규직에게는 새해에도 착취와 차별만 존재”

노조는 이날 발표한 ‘비정규직에게는 2008년 새해에도 희망은 없고 착취와 차별만 존재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111일 동안 추운 비닐 천막에서 생활을 감내 하면서 코스콤의 위장도급 및 중간착취 등 불법적 만행을 규탄하였는데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면 미치지 않을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절규했다.

노조는 또 “지금까지 금융과 정치의 중심 여의도 한복판에서 비정규직의 통곡이 계속 되고 있는데도 사태 해결에 무관심한 사회가 과연 정상적인 사회인가”라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노조는 “새해에는 각자의 일자리로 돌아가 희망을 가지고 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절벽 끝으로 내몰아 세우는 코스콤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조합원은 없을 것”이라며 “금일 발생한 목숨을 담보한 조합원들의 돌출 행동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코스콤에 있으며 조속히 사태해결에 임하지 않으면 이후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리 스스로도 감내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살을 에는 25M 고공에서 고통 받는 조합원들을 아래에서 보고 있자니 가슴이 메어지고 통탄을 금할 수 없다”며 “이전에는 깔끔한 양복에 넥타이 매고 지냈던 평범한 회사원들이 100여일 동안 용역깡패와 경찰 공권력의 폭력적 탄압 속에서 붉은 머리띠를 동여매고 주장하는 것을 사회는 반드시 인간적인 가슴을 품고 귀 기울여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위장도급, 중간착취, 사기계약, 용역폭력 중단하라"

노조는 이어 “현 고공 시위가 신속히 종료되기 위해서는 지부가 직접 위장도급, 중간착취, 사기계약, 용역폭력 등을 고소한 것이 신속하게 수사되고, 코스콤 이종규 사장이 스스로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직접 성실한 교섭을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스콤 비정규직 노조의 파업사태는 지난 5월 코스콤이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 및 정규직 고용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26개 협력업체를 5개 업체로 통합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비정규직 노조는 불법파견과 위장도급을 합법화하기 위한 비정규직법 악용이라며 반발했고 10차례 노사교섭 결렬된 이후 6월 28일부터 1차 파업에 돌입했다.

코스콤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9백50명의 노동자 중 5백명에 달하며 정규직과 비정규직은 동일 노동을 해왔지만 임금 격차는 크게는 6천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노조는 이들 중 2년 이상 상시업무를 담당해 온 2백~2백5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그런나 사측은 35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집단해고한 상태다.

코스콤 비정규직 파업, 7월 비정규직 시행령의 산물

비정규직 노조는 이후 사측이 중노위 ‘행정지도’를 이유로 교섭을 거부하자 9월 11일부터 2차 파업에 돌입해 현재까지 로비 점거, 천막농성 투쟁을 진행하며 사측과 격렬하게 충돌해왔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코스콤 사측이 비정규직 노조의 천막 설치 등을 금지하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사측의 신청을 일부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원청업체인 코스콤의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법원은 결정문을 통해 노조가 요구한 10개 교섭항목 중 6개 사항에 대해 사측이 교섭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한 것. 노사교섭의 의무는 통상적으로 협력업체에 대한 원청업체의 사용자성을 일정 부분 인정할 때 성립된다.

사측이 노조의 파업투쟁을 법적 수단을 통해 제한하기 위해 낸 소송이 오히려 노조가 요구해 온 사측의 노사교섭 의무를 적시한 것.

그러나 이후 진행된 두 차례의 사측은 단체교섭에서 원청업체가 아닌 협력업체의 대표와 경영진이 아닌 실무진을 내보내면서 노조가 강하게 반발, 모두 결렬됐다.

노사, 31일 오후 단체교섭

노조는 사측이 의도적으로 단체교섭을 해태하고 있다고 반발하며 사측을 서울남부지방노동사무소에서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하고 2007년 세밑을 앞두고 결국 도심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사측이 전무이사를 협상대표로 노사교섭을 제안해 옴에 따라 2시부터 28차 단체교섭에 들어간다. 노조는 이날 교섭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병성 기자

댓글이 5 개 있습니다.

  • 48 28
    진실은 밝혀질 것

    하청노조원들을 모두 원청업체의 정규직화하면...
    우리나라 모든 노동자가 삼성이나,현대등 대기업 직원되겠네.
    굳이 머리 싸매고 공부하고, 노력할 필요없이,
    대충 하청업체에 들어가서 우기면 다 대기업직원될테니...
    공부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바보겠네.

  • 48 25
    동참..

    나의 가족이 저기에..
    그 당사자인 오빠가 코스콤 비정규직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기가 막히고 가슴이 찢어집니다..
    얼른 해결이 되어서 가족 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 35 33
    비정규

    대화창구를 열어라
    그동안 대화를 하자고 노조측에서 그렇게 외쳤지만 나는 모르쇠로 일관하더니
    결국 이런 엄청난일이 벌어졌네요
    정말 목숨을 담보로 해야만 대화를 하자고 연락을 하니 참 안타까운 일 입니다.
    이제라도 코스콤이 잘못을 인정하고 교섭을 하시기 바랍니다.

  • 51 30
    다같이함께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현재 코스콤 비정규지부는 서울 도심 5곳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중입니다.
    파업 110일 차를 맞이하고 있는 지부는 환노위와 노동부에서도 불법파견 및 위장도급을 인정하였습니다.
    올해 있었던 국정감사에서 또한 노동부의 자문변호사 3인중 2인은 위장도급을 1인은 고용의제를 적용하여야 한다고 대답하였고 여,야당 위원장님들 또한 불법파견. 위장도급이 확실하다고 하여 코스콤 사장 및 정규직 노조 위원장을 소환하여 질의 문답을 한 결과 사장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결론을 내고 위증죄로 고소까지 하려 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지부는 금융의 꽃이라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노숙천막투쟁을 110일 동안 전개하고 있습니다. 4개월동안의 임금을 받지 못하였을뿐만 아니라.. 4개월 전에도 7년차를 다니는 분의 월급이 119만원이라는 임금으로 가족 4인이 생활해야 한다는 고통을 분담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정규직 월급의 1/4 ~1/5라는 통계까지 나와있는 결과입니다.
    물론 그만한 일을 했으니까 당연하다고 생각 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코 다른일이 아닙니다. 증권사에는 정규직 인원 4명을 계약하였다면 정규직 1인 나머지는 비정규직 3인을 넣음으로써 남는 이윤을 정규직들에게 분배하는 형식으로 비정규직들의 돈을 갈취하였습니다.
    증권엔지니어링이라는 코스콤의 자회사에서는 존재감 조차 불분명한 상태로 사장이 코스콤의 총무팀장을 겸임하였고 또한 월급도 코스콤에서 나오는 상태입니다.
    10년동안 비정규들의 임금은 물가가 솟을대로 오르는 중에도 4만원이라는 터무니 없는 금액이 인상되었고 회사가 힘들다며 조금만 참아달라는 말을 믿었던 그들에게 증전엔지니어링에서 10년동안 만든 이익 100억원을 착취했습니다.
    회사에서는 비정규지부가 시간이 지나면 흩어질거라면서 국회와 노동부에서 교섭하라는 공문을 무시하면서 버티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제 비정규 문제는 저희 모두의 문제입니다. 몇년뒤 저희 후배.후손들에게까지 이 문제를 물려주면 안됩니다. 경제의 발전은 국민들의 생활이 발전한다는걸 전제로 이루어 져야 하는 것이지 소득 격차를 더 벌이자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을 대표하라는 국회를 기만하는 곳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고 이러한 곳이 한두곳 생기다 보면 점점 국민을 얕잡아보는 곳이 생길 것입니다.
    코스콤 비정규지부에 힘을 실어줍시다!!
    저희 모두의 힘이 필요할 때입니다!!

  • 66 39
    비정규직의 설움

    착취 노동탄압 비인간적인 사측
    코스콤 사측은 정말 부도덕한 기업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있다
    교섭 한번 하자고 그렇게 요구 했지만 여전히 묵묵 부답이다..
    그런 사측에 할수 있는 일이란 고작 삭발 CCTV올라가는 것..
    고작 이겄뿐이다. 노동부에서 불법파견 이니 교섭하라고 하고
    국정감사에서도 교섭 하라고 하고 사측이 신청한 가처분 신청에서도 사용자성이 있으니 교섭을 요구하는것은 불법이 아니라고 했지만..
    여전히 사측은.. 묵묵 부답.. 사태만 악화시키고 비정규지부를 궁지로 몰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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