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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안보리, 이란 제재 놓고 또 갈등

미국의 무력제재에 반대, 경제제재도 후유증 우려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이란 경제제재가 본격적 수순을 밟기 시작하는 양상이다.

또다시 '미-영 vs 중-러-프-독'

UN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은 10일(현지시간)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저지하기 위한 성명서 작성에 착수했다. 이번 성명서에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기하고 경수로 건설을 중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보리 이사국 중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쪽은 미국이다. 존 볼튼 미 UN 대사는 "안보리가 이란의 핵 포기를 유도할 압력을 행사하기를 기대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자신의 핵 프로그램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그 다음 단계를 고려할 것"이라 말했다. 그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 뿐 아니라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며 안보리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은 미국의 입장에 동조해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구조건을 맞추도록 안보리가 압력을 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러시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상을 더 해나갈 것을 제안했다. 러시아의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문제 해결을 위한 회담에 미국과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IAEA를 포함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UN이 강력한 제재 입장을 취하면 이란이 영원히 협상 테이블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중국도 "이란에 대한 강경한 대응이 이란을 영원히 NPT로부터 떨어져나가게 하고 IAEA 검열관을 추방할 것"이라는 이유로 이란에 대한 강경 제재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독일은 러시아의 계속된 대화 제안에 반대하지 않지만 우선 안보리 의장의 성명을 내놓고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프랑스도 계속된 외교 노력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였다.

무력 제재보다는 경제 제재 쪽으로

이렇듯 UN안보리는 이란에 대한 대응책에서 의견이 양분된 상태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전야와 흡사한 양상이다.

미국과 영국은 강력한 제재에 대해 찬성하는 반면, 러시아, 중국, 프랑스는 협상과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자국에서 실시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의 계속된 협상 제안에 회의적이다.

미국의 강경입장에도 불구하고 UN 안보리에서 이란에 대한 강경한 성명서가 나오기는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미국의 입장에 적극 동조하지 않기 때문이다. UN을 통해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할 수 없다면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한단계 낮은 경제적 제재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이란에 대해 무력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핵무기 개발을 위한 것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첫 순서이다. 이라크 전쟁 명분으로 이라크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잘못 주장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증명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설사 이것을 증명했다 하더라도 무력을 사용하기에는 더욱 힘든 문제가 남아 있다. 국제 여론은 미국의 전쟁 수행을 이라크 전쟁의 경우보다 훨씬 반대할 것이다. 미국 국내의 여론도 전쟁을 반대하는 쪽으로 대세가 기울 것이다.

UN안보리에서의 성명은 나온다 하더라도 강력한 제재보다는 권고의 수준으로 그칠 것이며 결국 이란 사태는 미국이 동맹국들과 함께 경제제재를 시행하는 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이 만약 이란의 원유수출봉쇄 등 경제제재를 취할 경우 국제유가가 폭등하면서 국제경제가 심각한 불황국면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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