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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미국, 관타나모 즉각폐쇄하라"

고문금지도 강력 권고, 관타나모도 수감자-미군 충돌

유엔 고문금지위원회가 19일(현지시간) 미국에 대해 쿠바의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의 즉각 폐쇄를 요구했다. 같은 날 관타나모 기지에서는 수감자들과 미군이 정면 충돌, 6명의 수감자가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미국의 치부'로 일컬어지는 관타나모 기지가 또다시 세계의 이목을 끄는 상황이다.

유엔 "미국 고문금지하고 관타나모 즉각폐쇄하라"

유엔 고문금지위원회는 이날 고문금지조약에 기초해 미국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용의자 심문방법과 조약의 해석 등에 기초해 볼 때 미국이 조약을 위반한 혐의가 짙다"며 "미국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구속돼 있는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과 비인도적 처우 등 군인, 민간인에 의한 고문을 즉각 근절하라"고 강력히 권고했다.

위원회는 또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명백한 법적 근거 없이 테러용의자들을 장기간 구금'하고 있는 쿠바의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내의 구속시설을 즉각 폐지할 것"도 요구했다.

위원회는 미국에 대해 1년 이내에 시정 결과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위원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재 관타나모 기지엔 4백60여명이 대부분 기소도 없이 외부와 거의 또는 전혀 접촉하지 못하며 4년 이상 수감돼 있다.

관타나모 기지내의 고문도구. 미국은 이곳에서 테러용의자들에 대한 무차별적 고문을 자행,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AP=연합뉴스


수감자-간수 충돌, 수감자 6명 부상

한편 이처럼 강력한 유엔 권고가 나온 날, 관타나모 기지에서는 수감자들과 미군 간수들이 충돌해 수감자들이 다수 다치는 사건이 발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군 간수들이 18일 저녁 수감자 한 명이 목을 매 자살하려는 것을 보고 그를 구하기 위해 감방안으로 들어가자, 옆에 있던 다른 수감자들이 부러진 전등 장치, 환풍기 날, 금속조각 등을 휘두르며 간수들에게 달려들었다고 해리 해리스2세 해군소장이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수감자들은 결국 미군 간수 10명에게 진압됐고 6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고 밝혀, 미국발표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리스 소장은 또 다른 감방에 있던 수감자 중 2명이 약물과다 복용으로 18일 의식을 잃었으나 19일 기지병원에서 안정을 되찾았다고 덧붙였다. 미군측은 이들이 자살을 기도했을 가능성에 대해 부인했으나 변호사들은 이번 사건은 관타나모기지 감옥에 갇혀 고립돼 있는 수감자들의 절망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2년 1월 관타나모 기지에 알카에다 및 탈레반 지지 용의자들이 수감되기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수감자들의 단식농성이나 자살기도, 항의시위는 있었지만 이처럼 수감자들과 간수들간의 격렬한 집단충돌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관타나모 수감자들의 분노가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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