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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박근혜에 전화 걸어 "도와달라"

TK대회 참석 요청, 朴 거절. 강재섭 "朴 이러면 오해 받는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8일 이재오 최고위원의 당직 사퇴 직후 박근혜 전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는 협조요청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명박의 SOS 요청, 박근혜 '거절'

9일 한나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후보가 8일 오후 박 전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정권교체에 협력해 달라"고 당부하며 "되도록이면 빨리 만남을 갖자"는 회동 제안을 했다.

이 후보는 또 다음주 12일 경북 구미에서 열릴 `대구-경북 필승결의대회'에 박 전대표가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박 전대표는 "어디는 가고 어디는 가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화는 3~4분 가량 짧게 이뤄진 뒤 끝났다. 두 사람의 통화는 이 후보가 그동안 수차례 임태희 비서실장을 통해 회동을 제안했으나 박 전대표가 거절함에 따라, 임 실장과 박 전대표 측근 유정복 의원이 연설을 주선해 어렵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박 전대표가 이 후보의 지원 요청을 사실상 거부함에 따라 정국은 더욱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안개속으로 빨려들 전망이다.

박 전대표는 내주 14일께 김경준씨가 귀국하면서 검찰 수사가 재개돼 검찰 수사가 나올 때까지는 공식적으로 이 후보 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원 유세때 기자들이 "BBK 의혹은 다 풀렸다고 보느냐"고 물을 때 답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요컨대 박 전대표는 경선때 제기된 BBK 의혹 등에 대해 아직 '사실무근'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명박 후보가 8일 전화로 박근혜 전대표에게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져 한나라당 내홍이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연합뉴스

강재섭 "박근혜 계속 침묵하면 정말 오해 받는다"

그러나 이처럼 박 전대표가 이 후보 지원을 계속 거절하자 한나라당 지도부는 본격적으로 박 전대표를 압박하고 나서기 시작했다.

강재섭 대표는 9일자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김무성 의원도 최고위원이 됐고 이재오 최고위원은 사퇴했으니 다 해결됐다"며 "박 전대표도 이제 대승적 차원에서 할 말도 하고 12일 대구경북 필승결의대회에도 참여했으면 좋겠다. 박 전 대표측이 이 지역의 당협위원장인데 당연히 와야 한다"며 박 전대표를 압박했다.

그는 이어 "계속 침묵하면 정말 오해를 받는다"며 "이 후보측이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줬으니 박 전대표측도 앉아서 계산만 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된다"며 거듭 박 전대표를 압박했다.

하지만 박 전대표측은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의 변' 등을 볼 때 이명박 후보측의 진정성에 의심이 간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한나라당 내홍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이영섭,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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