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뒤늦게 'DJ 사저 매각' 와글와글. 민주당 침묵

국민세금으로 재매입 주장도. 과연 국민 동의할까

2024-08-06 15: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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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교동 자택을 100억원에 매각, 자택에 카페가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여론이 일자 뒤늦게 동교동계가 자택 재매입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김민석 민주당 의원은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저 매각이 알려진 다음 날, 김대중 대통령을 모셨던 권노갑 김대중 재단 이사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배기선 재단총장, 박지원 의원, 정동영 의원, 추미애 의원과 저를 포함한 긴급모임이 있었다"며 "사저를 인수해 기념관으로 보존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재단 측의 경과 설명을 듣고 깊은 걱정과 논의를 나누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서 박지원 의원님께서는 너무 감사하게도 자신의 전 재산을 사저 회수에 내놓겠다는 충심 어린 결단을 내려주셨다"고 전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에 곧바로 페이스북에서 "동교동 사저 문제에 대해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머리 숙여 죄인이지만 사과드린다"며 "사후약방문 격이었지만 지난주 권노갑 고문 등 10여 재단 센터 민주당 관계자들이 회동, 수습책을 강구한 바 있다"며 회동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국민, 민주당에 손을 벌리는 몰염치보다는 매입자를 접촉, 다시 매각케 설득, 스스로 가족 측근들이 솔선수범하고 국민과 민주당과 협의하자 했다"며 "현재 김대중재단에서 추진하기에 용서 바라며 양해 바란다. 심려치 않도록 최선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그러나 김 의원이 밝힌 '전 재산' 쾌척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박 의원은 지난 총선 때(중앙선거관리위원회 3월 22일 공개 기준) 29억3천306만9천원의 재산을 신고, 그가 전 재산을 내놓더라도 동교동 저택을 재매입하기에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100억원에 사들인 저택을 되사기 위해선 매입가 이상의 돈과, 세금 등 막대한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뒤늦게 동교동계도 자택을 판 김 전 의원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민주당을 질타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님의 사저가 기업에 매각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누를 수 없다"며 "동교동 사저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박정희 정권의 암살 위협과 시도, 전두환 정권의 가택연금과 사형선고를 견디며 끝내 이기신 역사의 현장이다. 대통령께서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당신의 목숨을 걸고 저항하셨던 위대한 증거"라며 김 전 의원을 꾸짖었다.

이어 "외람되지만 저에게도 신문기자로서 30대의 시간을 가장 오래 보낸 곳이기도 하다"며 "'동교동'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떤 고난과 희생, 인내와 저항 위에서 싹텄는지를 알리는 장소로 영구히 지켜져야 한다. 그 가치는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다. 하물며 상속세는 '동교동' 소멸의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공공기관이 힘을 모은다면 '김대중 이희호 기념관으로 만들라'는 이희호 여사님의 유지대로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을 검토하자. <시도 등록문화유산>에 등록하는 방법도 있다. 이미 많은 역대 대통령들의 사저와 생가가 보존돼 미래세대를 위한 선물로 남겨져 있다"며 국민세금으로 재매입을 주장했다.

전병헌 새로운미래 대표는 전날 동교동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열고 "김 전 의원이 김대중 정신과 김 전 대통령·이희호 여사의 역사적 유산을 사실상 사유화해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민간인에게 상업 시설용으로 팔아넘긴 것은 국민의 지탄을 받을 만행"이라며 "사저 매각을 백지화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화살을 민주당으로 돌려 "민주당 역사를 운운하는 이재명 민주당은 사저 매각 보도가 나간 지 일주일이 되도록 어떤 논평도, 반응도 없다"며 "전당대회를 김 전 대통령 서거 15주기인 8월 18일로 잡은 것 자체가 김대중 정신과 업적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신과 가치의 계승은커녕 오히려 지우기에 나섰다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관 민주당 대표 후보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의미있는 장소를 보존하는 데 국가의 예산을 쓰는 것은 정파적인 관점으로 볼 사안이 아니다"며 국민세금을 통한 재매입을 주장한 뒤, "무엇보다 민주당 지도부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누구보다 김대중 대통령의 큰 유산을 받은 민주당이 이에 대해 외면하는 것은 국민들에게 감탄고토로 비쳐질 것"이라며 침묵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하지만 국민세금을 통한 동교동 자택 재매입은 김 전 의원 등의 매각 이득을 눈감아주고 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하는 방식이어서, 과연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조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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