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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과연 대표팀 수비수로 발탁될까?

중요경기에 윙백출전 소속팀 1부리그 잔류에 기여

오는 11일 오후 2006 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표까지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모든 언론매체에서 그동안 대표팀 최종엔트리 구성에 관해 여러 가지 분석기사를 내놓은 가운데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킨 부분이 바로 '리틀 차붐' 차두리(프랑크푸르트)에 관한 문제다.

사실 월드컵주전경쟁이 불붙기 이전까지 차두리는 당연히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차두리에게는 독일이 아버지 차범근 감독(수원삼성)과 유년시절을 함께 보냈던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인 친숙한 곳인 데다가 실제로도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 팀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고, 특히 지난 시즌 2부리그에 있던 소속팀이 이번 시즌에 1부리그로 승격되는 데 공격수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냈기 때문이다.

소속팀 2부리그서 1부리그 승격 '견인차' 1부리그 승격 이후 부진

그러나 올 시즌 들어 차두리는 소속팀에서 입지가 점점 줄어들더니 출장시간을 확보하는 것마저도 힘들어졌다. 간간이 경기 후반 막판 '시간끌기용' 교체선수로 그라운드를 밟아 보는 것이 전부였다. 윙포워드 자원이 넘쳐나는 대표팀 내부사정을 감안할 때 독일월드컵 대표팀 합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어버렸다.

월그컵대표 최종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있는 차두리 ⓒ연합뉴스


차두리의 입지에 변화가 생긴것은 지난 연말. 프랑크푸르트의 풍켈감독은 차두리를 몇몇 경기에 공격수가 아닌 오른쪽 윙백으로 기용하면서 포지션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했다. 그리고 차두리는 수비수로 출전한 경기에서 무난한 활약을 보여주며 수비수로서도 능력이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대표팀의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수 차두리는 능력부족"이라며 '수비수 차두리'에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송종국 부상에서 100% 회복 불투명 차두리 포지션 변경 발탁 가능성 부상

아드보카트 감독의 이런 발언에는 조원희와 송종국(이상 수원삼성)의 존재에 대한 구상이 있었음이 분명하다. 조원희는 아드보카트 감독 부임 이후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공수에 걸쳐 빼어난 플레이를 보여주며 신임을 얻고 있었고, 송종국은 비록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있었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보여준 '월드클래스급'기량을 기억하고 있는 핌 베어백 코치의 강력한 추천으로 부상회복만 이루어진다면 대표팀 합류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현재까지만 놓고보면 아드보카트 감독의 복안은 조원희까지는 맞아돌아갔으나 송종국에 와서 어긋나 있다. 송종국이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점이 그를 선발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10일 수원에서 벌어지는 K리그 마지막 경기에 핌베어벡 코치가 마지막 점검차 경기장을 방문한다고 하나 체력적으로 완전치 못하고 경기 이후에도 통증으로 얼음 찜질을 받아야하는 상황에 있는 송종국을 놓고 막판까지 고민을 할 수 밖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아드보카트 감독 눈은 '수비수 차두리'에게로 돌아갔다. 윙백을 포함한 '멀티조커'로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그를 다시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오후(한국시각) 차두리는 도르트문트와의 원정경기에 오른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해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후반 9분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 30m 지점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잡아 대포알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네트에 꽂았다.

특히 수비수로서 상대와의 몸싸움과 스피드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주었고, 무서운 스피드를 이용, 빠른 오버래핑에 이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연결하는 장면을 연출해내기도 했다. '차두리의 재발견'으로 표현할 수 있는 활약이었다.

국내 축구전문가 대다수 '수비수 차두리' 발탁에 부정적 견해

국내 축구전문가들 사이에서 오른쪽 윙백으로서의 차두리 발탁 가능성은 대체적으로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KBS SKY의 김대길 해설위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두리의 발탁 가능성은 낮고, 더욱이 수비수로의 활용은 가능성이 없다”고 밝힌 바 있고, 박문성 SBS 해설위원도 “수비수는 몸의 중심이 뒤에 있어야 하는데 차두리의 경우 앞에 있다. 수비수로서 경험도 없는 선수를 굳이 무리해가며 수비수로 보직을 바꾸어 데려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KBS 해설위원 이용수 교수(세종대)는 "차두리가 스피드와 지구력이 빼어나 30~40m를 한결같이 빠르게 뛸 수 있는 스피드를 지녔다. 따라서 수비수로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피력, 발탁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과거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리던 김주성(MBC축구해설위원)씨도 선수시절 후반에는 수비수로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바 있고, 골게터로서 뛰어난 득점력을 자랑하던 박건하(수원삼성)도 지금은 경쟁력 있는 수비수로 활약하고 있다.

분데스리가 1부리그 중요경기에 선발출장, 프리미어리그 러브콜 잠재력 증명

공격수가 수비수로 전환하는데는 일정한 적응시간이 필요한다고 대부분의 전무가들이 지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차두리의 경우는 우선 유럽 4대 프로축구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1부리그에서 주전 윙백으로 출전한 점만을 가지고도 그 잠재력을 인정해줄 만하다.

특히 지난 6일 경기는 프랑크푸르트의 1부리그 잔류가 걸린 중요한 경기였음에도 차두리가 감독의 신임아래 풀타임을 소화한 점은 현재 차두리가 수비수로서도 상당한 훈련량을 소화했고, 그 능력을 경기장에서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차두리가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몇몇 구단들로부터도 윙포워드가 아닌 윙백 포지션으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따라서 아드보카트 감독의 이번 대표팀 엔트리 구성에 있어 차두리를 수비수로 발탁하는 데 적어도 능력부족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차두리와 송종국 두 선수의 경쟁관계에서 체력 등 신체적인 요소와 본선에서의 전술적 활용 가치가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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