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모라토리엄 파기 근처까지 가"

"2017년 위기와 비슷한 양상", 대선 앞두고 극한 위기감 표출

2022-01-30 11: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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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30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규정한 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유예를 했던 모라토리움 파기 근처까지 다가간 것으로 판단하며 극한 위기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5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북한은 올 들어 7번이나 미사일 도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직접 NSC 회의를 주재한 것은 1년만에 처음이다.

원인철 합참의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이 이날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고도 2천km, 비행거리 800km의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2017년 9월 이래 4년 4개월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2017년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되던 시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심각한 위기감을 나타냈다고 청와대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안정,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대한 도전이자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이 그동안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 선언을 지켜왔는데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라면 모라토리엄 선언을 파기하는 근처까지 다가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이런 사항을 염두에 두고 논의하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지난 10일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재개를 선언한 바 있다. 북한은 이에 따라 이날 ICBM 시험발사 재개에 앞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문 대통령이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은 중국의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의식해 일단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를 하는 선에서 자제하고 있으나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곧바로 ICBM을 발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어, 한반도 긴장은 대선을 앞두고 급속도로 높아지는 양상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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