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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잇따른 전기고문-신병자살...사고백화점

지난달 4일 전입온 신병 잇달아 사망, 군 미봉책으로 일관

최근 육군 장교의 부하 성추행 사건 등 군내 사건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에는 공군에서 전기고문과 물고문 흉내를 낸 공군 병사들의 가혹행위 사건과 공군 이병의 총기사고에 이어 2일에는 현역 공군 이등병이 부대 내무반 앞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공군에서 잇달아 발생한 사고로 숨진 애꿎은 2명의 사병 모두 지난달 4일 부대에 전입한 신병이어서 지난해 논산훈련소 인분고문 사건과 경기도 연천 GP(전방감시초소) 총기난사 사건후 군이 추진해온 병영문화 개선사업이 일회성 과시행정이 아니었냐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잇달은 사고. 군 병영문화 개선사업 대외 과시용이었나

2일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40분께 충북 충주 모 공군부대 생활관(내무반) 앞 철봉에 이 부대 유모(20) 이병이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당직근무자 임모(24) 하사가 발견했다.임 하사는 “불침번 근무자인 유 이병이 근무교대 신고를 하지않고 사라져 찾아보니 철봉에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공군은 이날 오전 2시부터 4시까지 불침번 근무를 했던 유 이병이 근무가 끝난 직후 목을 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지난달 4일 전입된 유 이병이 내성적인 성격 때문에 군 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고 대책위를 구성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전북 군산 옥구에 위치한 공군방공포사령부 예하 부대에서 조모 이병(20·전주시 효자동)이 경계근무 중 총기사고로 숨졌다. 공군은 이날 함께 근무를 섰던 도모 병장(24)을 불러 조사한 결과 “오전 1시50분께 조이병이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를 비운지 얼마 안돼 갑자기 한발의 총소리가 들려 달려갔더니 조이병이 바닥에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전했다.

숨진 조이병은 지난 1월 16일 입대해 4월 4일 자대배치된 신병으로 지난 17일부터 합참의 후방부대 야간 경계병의 실탄 휴대지침에 따라 사고당시 실탄 15발을 소지하고 경계근무 중 자신의 총기를 이용,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아직까지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사고발생 원인 등을 공식발표하기까지는 15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조이병의 내부반 생활과 친구관계 등을 철저히 조사해 유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고원인을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조이병의 가족들은 그러나 <뷰스앤뉴스>와의 통화에서 “나무와 나무 사이에서 누워있는 자세에서 자살은 불가능하다”고 은폐 의혹을 제기하며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현재 상황을 파악하며 공군의 사고 원인 조사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공군의 한 훈련비행단의 신병부모 초청행사에 참가한 한 부모가 신병인 아들에게 밥을 떠 먹여주고 있다. 이처럼 귀한 아들들이 최근 잇따라 자살하고 고문을 당해 부모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에는 사병에 대한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도 발생

또한 지난달 26일에는 공군이 “이달 중순 공군 방공포사령부 ○○여단 시설대 소속 병사 2명이 부하 병사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해당부대 군 검찰에 구속됐다”며 "가혹행위는 사병들에 대한 전기고문이었다"고 밝혀 충격을 줬다.

부대 헌병대 조사 결과 가혹행위를 한 이들 사병은 내무반에서 휴식시간에 부하 사병들에게 TV에서 방영 중인 모 개그콘서트 프로그램을 흉내내도록 한 뒤 흉내를 잘 내지 못하는 병사에게 내무반에 있던 2백20V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부하 사병들의 옷에 대는가 하면 심지어 신체부위에까지 접촉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가혹행위를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일부 사병의 경우 전기에 손등이 감전되는 피해를 입어 치료를 받는 등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칫 묻힐 뻔했던 이 사건은 한 피해 사병의 신고로 지난 12일 방공포사령부 헌병대가 수사에 착수하면서 전모가 드러났고, 헌병대는 즉각 가혹행위를 한 병사 2명을 붙잡아 사실확인을 거쳐 군 검찰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확한 사인 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및 인권교육 등 실시해야”

이렇듯 전기고문과 물고문 흉내를 낸 공군 병사들의 가혹행위 사건에 이어 육군 장교의 부하 성추행 사건, 공군 이병의 총기사고, 고혈압 판정에 따른 병역비리 확산 등 최근 군내 잇따른 사건·사고로 군이 심각한 기강해이에 빠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군에 대한 불신도 커지고 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과거에 비해 군에서 구타가 없어지고 좋아졌다고 하지만 물리적인 구타는 줄어든 대신 때리지 않고 괴롭히는 왕따나 언어폭력을 통해 모멸감을 주는 사례는 여전하다”며 “새롭게 군 생활을 하는 신병들이 적응하기 위한 기간이 필요함에도 방치, 신체 비하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 경우 이처럼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고 군의 각성을 촉구했다.

김 사무국장은 “대부분 구타나 언어폭력이 내무반 안이나 상급장교에 의해 일어나고 있으며, 발생 시 신고하거나 시정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함에도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은 소원수리나 전입상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군에서 인권교육을 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인권운동가 초청해 1-2시간 강의하는 수준으로, 인권교육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하지 않는 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고가 났다하면 대책을 내놓지만 실제 지속적으로 실천되지 않고, 대부분 1-2개 부대에서 시범용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사고에 대한 정확한 사인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으로 체계적인 인권교육 및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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