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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기병 정신으로 속도경영해야 성공

LG경제硏, '신속한 결정을 가로막는 고정관념 5'

기업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경영의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장애요인을 극복해야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한 기업성공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13세기에 인류 역사상 가장 넓은 지역을 통합한 몽고 제국의 성공 비결은 ‘속도’였으며, 몽골군에게 대적할 준비도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상황에서 시작된 전투는 이미 승부가 난 상태였다는 점에서 현대 경영 역시 빠른 의사결정을 통한 대외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1일 ‘신속한 결단을 가로막는 고정관념 5’라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 경영의 위험 요인을 피하기 위한 견제 메커니즘이 고정 관념으로 자리잡을 경우 신속한 의사 결정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며 “경영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오류를 피함과 동시에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잭 웰치, 제프 이멜트 등 속도를 핵심가치로 성공 일궈

LG경제연구원은 제너럴일렉트릭(GE)의 전 최고경영자(CEO)인 잭 웰치 회장의 경우 단순함(Simple), 자신감(Self-Confidence)과 함께 속도(Speed)를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로 정착시켜 성공의 발판으로 삼았던 사례, 현 CEO인 제프 이멜트 회장도 취임 후, 속도를 매우 중요한 가치로 삼았던 사례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또 1982년 타이레놀 제품에 대한 독극물 투입 사건 때 존슨앤존슨은 신속한 결단과 과감한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했고, 동시에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이전보다 더 확고하게 심어주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LG경제연구소가 성과를 높이기 위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이지만, 지나칠 경우 오히려 의사결정 속도를 늦추게 만드는 고정관념으로 든 사례들이다.
  
고정관념 1: 의사결정은 심사숙고해야-첫 2초의 결정이 더 나을 수도

잘못된 의사결정을 피하기 위해서 가능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신중하게 분석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되면 자연히 의사결정의 속도는 느려지게 마련이다. ‘블링크(Bilink)’의 저자인 맬콤 글래드웰(Malcom Gladwell)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첫 2초의 결정’이 많은 시간을 들여 심사숙고한 결론보다 더 나은 판단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의 랄프 라슨(Ralph Larsen)회장은 “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들을 결정해야 하는 고위 경영진에 오르게 되면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습득한 자신의 육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99.99% 확신할 만큼 충분한 자료를 갖고 결정을 내린다고 해도 그때의 결정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의사결정의 신속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분야에 대한 지식과 문제해결에 대한 경험 축적을 통해 자신감을 쌓는 것이 급선무다. 자신의 역량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결단의 순간에 심리적 방어 메커니즘이 작동되어 망설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고정관념 2: 조직간 견제를 통해 리스크 통제해야-지나친 견제는 부작용 양산

조직간 견제 장치들이 지나친 경우에는 의사결정의 속도가 늦어지거나 심지어는 의사결정을 회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조직간의 과도한 견제는 결단을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람들 간의 불신을 증폭시켜 조직의 활력을 저하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수 차례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일본내 카메라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한 캐논은 ‘와이가야(외설 영화관)’라는 이름의 회의로 유명하다. 회의 참석자들은 의도적으로 다른 부서의 입장을 배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의 석상에서 퇴장되는 등 벌칙을 받게 된다. 이러한 원칙 덕분에 와이가야 회의에서는 부서간 견제나 갈등이 사라지게 되고, 와이가야 회의에서의 자유 토론을 통해 한때 폐기되었던 디지털 카메라 기술이 다시 복원시켰고 결국 커다란 성공으로 연결됐다.
  
고정관념 3: 현장의 업무권한 무조건 확대해야-책임감이 필수불가결

1990년대 중후반부터 현장에서의 빠른 업무처리와 고객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현장 담당자에 대한 권한위임(Empowerment)이 빠르게 확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자 전결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권한위임도 충분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역할과 책임이 모호한 안건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에는 ‘다른 부문에서 책임지겠지, 내가 나설 필요가 없어’하는 식의 사고가 전염병처럼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감은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다.

무너져 가는 닛산의 경영자로 영입된 카를로스 곤은 재건 계획을 수립한 다음 실행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책임 정신은 기사도 정신이며, 무사도 정신이다.”라며 책임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험난한 재건 과정에서 곤 사장과 전직원이 보여준 책임감 덕분에 닛산은 도산 위기에서 화려하게 회생할 수 있었다.
  
고정관념 4: 의사결정에는 인간 관계 개입 안된다-좋은 인관관계가 장벽 없애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좋은 인간 관계가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설득하고 협상하느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게 된다. 이해관계자들 간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면 어느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하게 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감정적인 장벽이 형성될 수 있다.

조직학자인 아지리스(Chris Argyris)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인간 관계를 무시하게 되면 의사결정에 참여한 사람들은 감정적으로 불만을 갖게 된다. 서로에게 나쁜 감정을 품게 되면 의사결정에 협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 사항을 실행할 때, 위험 감수(Risk taking)에 대한 두려움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고정관념 5: 일사분란한 조직 체계가 필요-부서간 장벽 무너뜨려야

계층 피라미드의 정점에 있는 한 사람 만이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면, 이론적으로 의사결정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위계적 관료주의는 복잡다단한 계층 구조와 기능 부서별 최적화를 중시함으로써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장벽을 만들게 된다.

결과적으로 계층간, 부서간 협의를 통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에는 의사결정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램 차란(Ram Charan) 교수는 “관료주의 문화에서는 대화의 단절로 인해 의사결정을 미루는 분위기가 형성된다.”고 역설했다.

델컴퓨터는 고객의 의견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기 위해 조직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편, 회사의 중요한 판단을 내려야 할 때 고객의 의견을 직접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위해 경영진과 고객 접점 간의 계층을 모두 없애버렸다. 델컴퓨터의 콜센터는 고객의 의견을 종합하여 경영진에게 직접 보고한다. 경영진이 고객의 의견을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체계를 혁신함으로써, 경영진과 고객 간의 복잡한 계층 구조와 부서 간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체계적인 조직력과 개개인의 빠른 결단력이 어우러져야”

LG경제연구원은 “몽고군의 신속한 공격은 칭기즈칸이 구축한 체계적인 조직력과 ‘민첩한’ 개개인의 빠른 결단력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것”이라며 “신속한 결단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의사결정을 주도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변화시키고,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팀워크 활성화를 실행하는 한편 ▲현장의 조직 구성원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이양하고 ▲의사결정에 대한 역할과 책임 규정, 그리고 의사결정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조직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은 “GE의 CEO인 제프 이멜트, 이베이(eBay)의 맥 휘트먼 등 걸출한 CEO를 배출한 P&G의 원동력은 회의 참가자들이 복잡한 의사결정 옵션에 대해 30초 안에 결단을 내리고 답변하도록 한 ‘옵션 회의’제도에 있었다”며 “이제 우리 기업도 의사결정의 오류를 최소화하면서 신속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세계적인 인재를 길러내는 튼실한 체계를 구축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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