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국책기관 "하반기 경제, 상반기보다 어렵다"
미국의 코로나 재창궐로 하반기 암울. 디폴트 본격화 우려
한국경제연구원은 12일 보고서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0년 2/4분기>를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전망했던 것과 같은 -2.3%로 제시했다. 이는 IMF사태 발발후 최저치다.
상반기는 -1.7%, 하반기는 더 낮은 -2.9%로 내다봤다. 정부가 하반기에 35조1천억원의 역대 최대 3차 추경예산을 쏟아붓기로 했으나 하반기 경기가 상반기보다 더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경연은 이처럼 하반기 경기를 비관적으로 판단하는 핵심이유로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을 꼽았다. 셧다운 해제후 코로나19가 일일 신규확진자가 7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통제불능 상태로 빠져들면서, 미국의 하반기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
실제로 한국은행도 이날 <해외경제 포커스>를 통해 "미국은 경제 활동이 4월 말부터 점차 재개되면서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됐으나 최근에는 경제활동 수준이 다시 위축되는 조짐을 보인다"며 "향후 미국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매업, 음식·숙박업 등 대면 서비스업이 다시 피해를 받으면서 경기 회복이 늦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하반기 중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는 코로나19 확산 억제와 진정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이라며, '미국발 나비효과'를 우려했다.
한은에 따르면, 뉴욕 등 북동부 지역에서는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는 반면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텍사스 등 서부·남부지역은 최근 급증세를 보이면서 14개 주가 이미 경제 활동 재개를 멈췄고, 6개 주는 음식점과 영화관 등을 다시 폐쇄하는 등 이동제한 조치를 강화했다.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도 이날 3분기 제조업 경기가 2분기보다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8~19일 국내 제조업체 1천7개를 대상으로 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시황 전망은 84, 매출은 85로 집계됐다.
3분기 전망은 시황 지수의 경우 2분기와 동일했지만, 매출 지수는 전분기(88)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주요 항목별로는 내수(84) 전망치가 하락했고, 수출(84)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96)와 고용(96)도 전분기보다 낮아졌다.
업종별로 세부적으로 보면 무선통신기기(111), 반도체(97) 등 ICT 부문과 이차전지(100) 등은 전분기보다 상승세를 보이며 선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자동차(68), 조선(75) 등 기계 부문과 화학(75), 철강(57) 등 소재 부문에선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업종간 양극화가 더 뚜렷해졌다.
문제는 하반기에 벼랑끝에 몰릴 한계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란 우려다. 이미 쌍용차는 대주주 마힌드라 그룹의 추가 출자 거부로 위기에 직면했고, 아시아나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항공사들도 매각 무산 우려가 커지면서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은행과 카드사 역시 정부가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고 지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신용자, 직장인 등에 대한 대출한도 축소 등에 앞다퉈 나서면서 개인파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 경제악화 위기를 어떻게 관리해낼 수 있을지, 문재인 정부에게 집권후 최대 난제가 도래하고 있는 양상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