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제성장률 간신히 2%...재정주도 성장

4분기 재정 총투입 결과. GDI는 -0.4%., IMF사태후 처음

2020-01-22 09: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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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제성장률이 간신히 2.0%를 달성했다.

정부가 지난해 4분기에 책정된 예산이 한푼도 남지 않도록 지자체, 교육청 등을 닥달해 재정을 몽창 쏟아부은 결과다.

하지만 이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강타한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자, 잠재성장률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GDP는 전년보다 2.0% 증가했다.

연간 성장률을 지출 항목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가 1.9% 성장해 2013년(1.7%) 이후 가장 저조했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8.15%, 3.3% 감소했고, 수출은 2015년(0.2%)이후 가장 저조한 1.5% 증가에 그쳤다.

반면에 정부소비는 전년대비 6.5% 증가해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로 MB정권 당시 강만수 기재부장관이 "원없이 돈을 써봤다"던 지난 2009년(6.7%)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간 지출항목별 성장 기여도를 보면 2.0% 성장 가운데 정부의 기여도가 1.5%포인트나 돼, 성장률의 대부분을 정부 재정으로 메운 셈이다.

더욱이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가격 하락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이는 IMF사태가 발발한 1998년(-7.0%)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그나마 연간 2%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4분기에 1.2%나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정부소비와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각각 2.6% 0.7%, 건설투자는 6.3%, 설비투자는 1.5% 각각 증가했다. 수출은 0.1% 감소했다.

정부가 불용예산이 없도록 지자체와 교육청을 닥달해 재정 집행률을 높힌 게 4분기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이다. 4분기 성장률(1.2%) 중 정부 부문의 성장기여도는 1.0%포인트를 차지하고 민간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에 그친 것만 봐도 이를 알 수 있다.

총선을 앞두고 최악의 '1%대 성장'을 막기 위한 정부여당의 총력전으로 간신히 연간 2% 성장이 가능해진 모양새다.

올해는 미중 무역분쟁이 휴전기에 돌입하고 반도체 경기도 바닥을 다지고 반등 조짐을 보여 작년보다는 낮지 않겠냐는 정부 기대감이 크나, IMF 등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추고 '우한 폐렴' 등 예기치 못한 복병들이 연초부터 출현하고 있어 낙관은 금물인 상황이다.

박태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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