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산가족 미상봉은 남북정부 책임"

한국당 "대통령 입에서 나올 소린가", 바른미래 "애매한 줄타기"

2019-09-13 21: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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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3일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이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 "지금 이산이 70년이 됐는데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이산가족의 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서로 만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KBS '추석특별기획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 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하며 "다른 일들은 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인도주의적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남북 간 많은 발전이 있어야 하지만 우선 이산가족이 만나게 해주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며 "우선 지금까지 해오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라도 더 자주 열려야 하고, 더 큰 규모로 열려야 한다. 이제는 특별한 행사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화상을 통해 만나기도 하고, 상설 면회소로 만나기도 하고, 나아가서 좀 적어도 고향 방문 정도는 자유롭게 되는 시대가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사실 처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런 얘기를 했고 두 사람 사이에선 공감을 했다"며 "그래서 우선 상봉행사를 하는 것으로 합의문을 발표했는데,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아서 아쉽다"고 덧붙였다.

남북정상이 합의한 이산가족 상봉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게 '남북 정부 모두의 잘못'이라는 문 대통령 발언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이창수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소리인가?"라면서 "그동안 남북 이산가족의 상봉을 거래대상 삼아 정치적 밀당을 자행해온 북한의 비인도적이고 비열한 시도조차 두둔하는 것은 이산가족을 두 번 울리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UN총회를 10여일 앞둔 지금까지도 북한체제를 두둔하는 대통령의 언행이 참으로 우려스럽다"며 "문 대통령은 국민들을 헷갈리게 하는 언행을 삼가시라"고 촉구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들이 듣기에는 참 불편하다"며 "말은 바로해야 된다고 이산가족 상봉이 안 되는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정권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위원장 듣기 좋으라고 또 저런 소리를 하나보다 싶다가도 한숨이 나온다"며 "이산가족 문제마저 할 말 못하고 애매한 줄타기를 할 게 아니라 북한에 똑 부러지게 요구하여 문제를 풀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주희, 이지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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