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항쟁 20주년의 '씁쓸한 초상', 함세웅
함 신부 "재보선 0대 40은 '일그러진 민의', '조작된 민의'"
함세웅 "선거때 표출된 민의는 '일그러진 민의' '조작된 민의'"
함 신부는 이날 오전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노무현 정부 무능론'에 대해 "무능이라는 말의 허구성을 우리가 좀 짚어야 되는데 이 단어를 발설한 장본인들이 독재정권 하에서 독재에 야합했던 당사자들이고 또 <조선일보>와 같이 독재정권의 나팔수였던 언론들이 발표했던 내용"이라며 "사실 신학적으로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내용은 '부패가 무능보다 낫다'로 부패는 부패고 썩은 건 썩은 거다. 어느 사람이나 정권이든지 부족한 것이 있는데 그 부족한 것을 우리가 보완하도록 접근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재보선을 보면 0대 40으로 참여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하자, 함 신부는 "물론 민의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때 그 민의도 '일그러진 민의', '조작된 민의'가 있을 수 있다. 민의 자체도 식별해야 된다"며 "신앙인인 경우에.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 많은 군중이 환영을 했지만 똑같은 군중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랬다. 우리 그리스도적, 신학적 관점에선 민의를 식별할 수 있는 깨어있는 역사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정부에 대한 국민적 비판여론을 예수의 죽음 과정에 빗대 '우중적(愚重的) 민의'로 규정한 셈.
함 신부는 이어 선거를 통해 표출된 민의를 '일그러진 민의' '조작된 민의'로 보는 이유에 대해 "진정한 민의는 참된 정보에 기초해서 이루어지는데 참된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는 그러한 현실의 한계의 반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그 책임을 <조중동>으로 떠넘겼다.
그는 "(참된 정부가)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왜곡이 되고 있다"며 "예를 들어서 내일 미리 보는 <조중동>에서 젊은이들이 재미있는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으나, 예수님 시대에도 아무리 예수님께서 최선을 다하셨지만 예수님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 왜곡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런 측면 속에서 정말 4.19의 기본정신, 독재의 타파를 위해서 애쓰셨던 분들의 희생정신 또 80년대 광주항쟁정신, 87년 6월 항쟁정신 또는 2000년의 6.15공동정신이 정말 그대로 나라를 빼앗겼을 때 나라를 찾기 위해서 애쓰셨던 순국선열들의 그러한 맥과 연결되는지를 끊임없이 우리가 물어야 되는데 이러한 역사의 올바른 의식 없이 단편적으로 내리는 그러한 판단의 한계를 내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盧 강연, 자기 뜻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한 방법"
함 신부는 이날 인터뷰 과정에 곳곳에서 노무현 정권을 옹호하기도 했다.
함 신부는 전날 중앙선관위의 노대통령 선거법 위반 결정에 대해 "과거에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 그것이 무슨 판단이나 심사의 대상이 되지 않았잖냐. 그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측면을 높이 우선 보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그 선관위가 과연 과거에 60년대, 70년대, 80년대 때 아주 어려웠던 시절에도 같은 기준으로 판단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그러한 자성 속에서 접근해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한편 해 본다"고 냉소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다툼이 있는 경우에 숫자로써 몇 대 몇으로 판결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또 노 대통령의 참평포럼 특강 내용에 대해서도 "나는 못 들었다"면서도 "가끔 뉴스에서 지나치는 내용들을 봤는데 뭐 각자 자기 처지에서 얘기할 수 있지 않겠냐? 그런데 그것이 예를 들어서 언론이 경우도 자기 잣대로 해석을 하는데 하도 답답하니까 뜻을 같이 하는 분들끼리 서로 의견을 나눈 것 같은데 나는 뭐 시대적 징표 속에서 자기 뜻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함신부, 왜 우중인 국민에게 표를 달라 하나
'민의'를 폄하한 함 신부 발언은 함 신부가 그동안 참여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에서 새로운 것은 아니라 6월 항쟁 20주년을 맞아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함 신부는 2004년 탄핵역풍으로 국회의석 절반이상을 차지한 열린우리당이 그후 선거에서 연전연패, 지금에 와선 공중분해 일보직전의 상황에 있는 것을 <조중동>에 의한 민의 왜곡의 결과로 규정했다. 친노세력과 동일한 접근방식이다.
그러나 함 신부 주장은 2002년 대선때 <조중동>이 지금 못지않게 치열하게 노무현 낙선운동을 폈음에도 국민이 노무현정권을 선택한 대목을 외면하고 있다. 함신부 등은 2002년 대선직후 국민을 '위대한 민중'으로 예찬했었다. 그러나 함신부 주장대로라면 그후 몇년사이에 국민이 갑자기 <조중동>의 농간에 넘어간 '우중'이 됐다는 얘기가 된다.
왜 노무현정권을 탄생시켰던 국민이 노무현정권에게 등을 돌렸는가에 대한 최소한의 역사적 성찰마저 결여하고 있는 것이다.
천주교가 십수년전 펴 사회적 공감을 얻었던 운동중 하나가 "내탓이오"다. 함신부는 그러나 지금 "네탓이오"를 외치고 있다.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민중을 우중으로 매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 순간 함신부는 보수수구세력인 한나라당 집권을 막아야 한다며 범여권과 시민단체등에게 '범여권 대통합'을 역설하고 있고, 국민에게 이들 범여권에 표를 달라고 하고 있다. 국민은 과연 자신들을 우중으로 폄하하는 함신부의 요구대로 이들에게 표를 던져줄까.
6월 항쟁 20주년의 씁쓸한 한 풍광이다.
다음은 함 신부의 문제 인터뷰 대목.
-그 결과에 있어서 지금 선거로만 놓고 볼 때는, 지금 말씀하신대로 긍정적, 부정적으로 이야긴 할 수 있습니다만 선거결과로만 놓고 보면 그 동안에 재보선을 보면 0대 40이 열린우리당, 참여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전혀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그 결과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그 선거, 저는 신학적으로 늘 70년대, 80년대를 돌아보면서 늘 이렇게 보는데 물론 민의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떤 때 그 민의도 일그러진 민의, 조작된 민의가 있을 수 있어요. 민의 자체도 식별해야 되겠죠. 신앙인인 경우에.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 많은 군중이 환영을 했지만 똑같은 군중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그랬거든요. 우리 그리스도적, 신학적 관점에선 민의를 식별할 수 있는 깨어있는 역사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민의가 어떤 배경에 의해서든 왜곡돼 있는 것으로 본다, 이런 말씀이십니까?
▶ 왜곡보다 민의를 넘어설 수 있는 식별력을 지녀야 되겠죠.
- 식별력을 가져야 되겠다. 그러면 아직 진정한 민의가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도 볼 수 있는 겁니까?
▶ 또 진정한 민의는 참된 정보에 기초해서 이루어지는데 참된 정보가 공유되지 못하는 그러한 현실의 한계의 반영이라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 참된 정보라면 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정보들..
▶ 전달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왜곡이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내일 미리 보는 조중동에서 젊은이들이 재미있는 일화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예수님 시대에도 아무리 예수님께서 최선을 다하셨지만 예수님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때 왜곡이 되거든요. 그런 측면 속에서 정말 4.19의 기본정신, 독재의 타파를 위해서 애쓰셨던 분들의 희생정신 또 80년대 광주항쟁정신, 87년 6월 항쟁정신 또는 2000년의 6.15공동정신이 정말 그대로 나라를 빼앗겼을 때 나라를 찾기 위해서 애쓰셨던 순국선열들의 그러한 맥과 연결되는지를 끊임없이 우리가 물어야 되는데 이러한 역사의 올바른 의식 없이 단편적으로 내리는 그러한 판단의 한계를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겁니다.
- 결론적으로 선거결과는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이 민의가 아직 충분치 않고 왜곡됐다 이렇게 보신다는 거죠?
▶ 늘 진행형이니까 그것이 결정적인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죠.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