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계 이어 안철수계마저 "손학규 물러나라"
호남의원들은 평화당과 결합 추진...바른미래 공중분해 양상
안철수 전 대표 최측근 이태규 의원, 김도식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안철수계 원외 지역위원장 30여명은 지난 9일 저녁 마포구의 한 사무실에서 회동을 갖고 손 대표 거취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 참석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결론은 '손 대표를 끌어내리자'였다"며 "주말까지 기다려보고 그래도 물러나지 않을 경우 액션을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태규 의원을 통해 손 대표에게 사퇴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으며, 손 대표가 이를 거부할 경우 연판장 등 집단행동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서로 감정을 낮추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저 자신부터 그런 자세로 당을 이끌어나가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기자들이 거듭 '사퇴' 여부를 묻자 손 대표는 "이제 그런 얘기 그만 하라"고 발끈하기도 했다.
안철수계의 이반은 지난 전당대회 당시 안철수계 지원을 업고 당선된 손 대표가 '마이웨이'를 걸을 때부터 누적된 갈등이 터져나온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일부 안철수계 관계자는 손 대표 당선 후 당직안배를 놓고 자파와 갈등을 빚자 "사실상의 '공동정부'를 손 대표가 걷어찬 것"이라며 분개하기도 했다.
안철수계마저 등을 돌리면서 손 대표 사퇴는 이제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가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조기 전당대회 요구도 만만치 않다.여기에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도 민주평화당과의 재결합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바른미래당은 공중분해의 길로 접어들 양상이다.
한편 김도식 전 실장은 본지에 "당내 상황이 어렵기 때문에 지역위원장들이 모여서 각각 얘기를 했고 대다수의 여론이 좋지 않았고, 일부 손 대표를 지키자는 여론도 있었다"며 "다음에 또 만나자고 했다. 논의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안 전 대표의 조기귀국설에 대해선 "전혀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주 독일을 찾아 안 전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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