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은 돼지고기 안 먹냐"
<현장> 일부 시민, 아기돼지 액자 깨고 플래카드 찢기도
“우리는 사람 목숨이 달린 문제야."
"너희들은 돼지고기 안 먹냐."
"'사람보다 돼지가 더 중요하냐."
아기돼지를 능지처참한 퍼포먼스로 국내외적으로 물의를 빚은 이천시의 일부 주민들의 항변(?)이다.
일부 주민들, 아기돼지 사진 깨고 횡포
29일 점심 경기도 이천시청 앞은 아기돼지 위령제를 지내려는 동물사랑실천협회,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을 막으려는 일부 이천시민들의 실력 행사로 아수라장이 됐다.
군부대 이전지역인 신둔면의 일부 주민들은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의 이천시 규탄 기자회견 자체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 회원 몇 명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흥분한 한 주민은 플래카드를 찢고 조화를 집어던지는 등 동물단체 회원들이 준비한 헌화용 국화와 퍼포먼스 도구를 파손했다. 자신이 돼지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한 주민은 웃통을 벗은 채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들어 능지처참 장면을 직은 사진액자의 유리를 깨기도 했다.
이천시청 앞은 동물보호단체들이 집회를 예고한 낮 12시보다 30분 빠른 오전11시 30분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민들과 시 공무원들이 나와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은 바로 맞은편 옛 공설운동장에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이천지회 회원 1백여명의 가족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시청 앞은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 중 일부 시민들은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시야에 포착되자마자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냈다. 30여명의 동물단체 회원들과 일부 이천시민들은 기자회견과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2시간 내내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대치했다. 경찰이 신고된 집회가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아, 충돌은 폭행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지난 22일 문제가 된 아기돼지 살육 퍼포먼스를 벌였던 ‘군부대 이전 반대 이천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방송차량은 기자회견 내내 이들을 따라다니며 볼륨을 높여 경찰의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사태가 양측간의 감정싸움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은 추가병력을 투입해 이들 사이를 갈라놓았고 시청 앞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서는 기자회견을, 다른 한쪽에서는 야유와 욕설을 가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동물보호단체 “조병돈, 이규택, 김태일 자진사퇴하라”
동물보호단체 회원 30여명은 일부 주민들의 방해로 시청 담벼락 쪽으로 밀려난 가운데에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천 비대위는 시위의 눈요기 거리로 2개월된 아기 돼지의 사지를 밧줄로 묶어 찢어 죽이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당신들의 정당한 외침은 어리석은 두뇌와 차가운 심장으로 인해 이제 정당성을 잃어버리고 모든 국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천시민들로 인해 벌어진 잔혹한 사건에 대해 함께 시위에 참여까지 했던 시장이 지도자로서 책임 있고 진정어린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시위 주동자 규명 및 추후 대책을 강구하기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지난 24일 비대위의 사과문은 1천5백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대규모 규탄집회에서 벌어진 퍼포먼스를 일부 시민들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치부하는 몰상식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병돈 이천시장, 이규택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태일 비대위 위원장등 지도부가 자진사퇴할 때까지 항의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 대해서도 “이번 돼지 살육 퍼포먼스를 계기로 가축의 사육 및 도살에 대한 인도적 기준 마련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천시청 측에 사죄의 의미로 아기돼지 동상 건축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아기돼지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를 지낸 뒤 회원들 10여명의 손을 로프로 묶어 '능지처참'의 아픔을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이어 이원복 대표와 박소영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가 항의문을 이천시에 전달하는 것으로 이날 2시간여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전날 조병돈 이천시장과 김태일 비대위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천시와 비대위 측은 이미 비대위 명의의 공식사과문을 게재했고, 동물단체들이 지도부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법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돼지 살육은 백번 잘못했지만 군부대 이전 문제도 좀 다뤄달라”
한편 이날 충돌을 지켜본 다수 이천 시민들에게서는 씁쓸함이 배어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그날 서울 집회에 올라간 참가자들 중 대부분은 농번기에 일손 놓고 올라간 농민들이었다”며 “그만큼 여기 시민들은 절박한데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돼지를 잔인하게 죽인 것은 백번 잘못한 일이고 여기 사람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이라며 “흥분한 시민 몇 명의 우발적인 행동이라면 당연히 비대위 지도부들이 막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모든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그날 일어난 일만 갖고 보도하면서 우리의 입장은 잘 다뤄주지 않아 야속한 감도 많다”며 “돼지 문제로 혼날 건 혼나더라도 일방적인 군부대 이전건은 제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너희들은 돼지고기 안 먹냐."
"'사람보다 돼지가 더 중요하냐."
아기돼지를 능지처참한 퍼포먼스로 국내외적으로 물의를 빚은 이천시의 일부 주민들의 항변(?)이다.
일부 주민들, 아기돼지 사진 깨고 횡포
29일 점심 경기도 이천시청 앞은 아기돼지 위령제를 지내려는 동물사랑실천협회, 한국동물보호연합 회원들을 막으려는 일부 이천시민들의 실력 행사로 아수라장이 됐다.
군부대 이전지역인 신둔면의 일부 주민들은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의 이천시 규탄 기자회견 자체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동물보호단체 회원 몇 명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흥분한 한 주민은 플래카드를 찢고 조화를 집어던지는 등 동물단체 회원들이 준비한 헌화용 국화와 퍼포먼스 도구를 파손했다. 자신이 돼지를 죽였다고 주장하는 한 주민은 웃통을 벗은 채 욕설을 퍼부으며 달려들어 능지처참 장면을 직은 사진액자의 유리를 깨기도 했다.
이천시청 앞은 동물보호단체들이 집회를 예고한 낮 12시보다 30분 빠른 오전11시 30분부터 소식을 듣고 달려온 주민들과 시 공무원들이 나와 긴장감이 흘렀다. 이날은 바로 맞은편 옛 공설운동장에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이천지회 회원 1백여명의 가족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이어서 시청 앞은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들 중 일부 시민들은 동물보호단체 회원들을 태운 버스가 시야에 포착되자마자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극도의 적대감을 드러냈다. 30여명의 동물단체 회원들과 일부 이천시민들은 기자회견과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2시간 내내 서로 험한 말을 주고받으며 대치했다. 경찰이 신고된 집회가 아니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지 않아, 충돌은 폭행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지난 22일 문제가 된 아기돼지 살육 퍼포먼스를 벌였던 ‘군부대 이전 반대 이천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소속 방송차량은 기자회견 내내 이들을 따라다니며 볼륨을 높여 경찰의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결국 사태가 양측간의 감정싸움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경찰은 추가병력을 투입해 이들 사이를 갈라놓았고 시청 앞 2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한쪽에서는 기자회견을, 다른 한쪽에서는 야유와 욕설을 가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동물보호단체 “조병돈, 이규택, 김태일 자진사퇴하라”
동물보호단체 회원 30여명은 일부 주민들의 방해로 시청 담벼락 쪽으로 밀려난 가운데에서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천 비대위는 시위의 눈요기 거리로 2개월된 아기 돼지의 사지를 밧줄로 묶어 찢어 죽이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를 저질렀다”며 “당신들의 정당한 외침은 어리석은 두뇌와 차가운 심장으로 인해 이제 정당성을 잃어버리고 모든 국민들의 얼굴에 먹칠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이천시민들로 인해 벌어진 잔혹한 사건에 대해 함께 시위에 참여까지 했던 시장이 지도자로서 책임 있고 진정어린 사과성명을 발표하고 시위 주동자 규명 및 추후 대책을 강구하기를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지난 24일 비대위의 사과문은 1천5백여명의 시민들이 모인 대규모 규탄집회에서 벌어진 퍼포먼스를 일부 시민들의 돌발적인 행동으로 치부하는 몰상식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이날 집회에 참석한 조병돈 이천시장, 이규택 한나라당 국회의원, 김태일 비대위 위원장등 지도부가 자진사퇴할 때까지 항의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 대해서도 “이번 돼지 살육 퍼포먼스를 계기로 가축의 사육 및 도살에 대한 인도적 기준 마련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이천시청 측에 사죄의 의미로 아기돼지 동상 건축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아기돼지의 넋을 기리는 위령제를 지낸 뒤 회원들 10여명의 손을 로프로 묶어 '능지처참'의 아픔을 형상화하는 퍼포먼스를 가졌다. 이어 이원복 대표와 박소영 동물사랑실천협회 대표가 항의문을 이천시에 전달하는 것으로 이날 2시간여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전날 조병돈 이천시장과 김태일 비대위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천시와 비대위 측은 이미 비대위 명의의 공식사과문을 게재했고, 동물단체들이 지도부를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법정에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돼지 살육은 백번 잘못했지만 군부대 이전 문제도 좀 다뤄달라”
한편 이날 충돌을 지켜본 다수 이천 시민들에게서는 씁쓸함이 배어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그날 서울 집회에 올라간 참가자들 중 대부분은 농번기에 일손 놓고 올라간 농민들이었다”며 “그만큼 여기 시민들은 절박한데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는 것 같아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도 “돼지를 잔인하게 죽인 것은 백번 잘못한 일이고 여기 사람들도 대부분 같은 생각”이라며 “흥분한 시민 몇 명의 우발적인 행동이라면 당연히 비대위 지도부들이 막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모든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그날 일어난 일만 갖고 보도하면서 우리의 입장은 잘 다뤄주지 않아 야속한 감도 많다”며 “돼지 문제로 혼날 건 혼나더라도 일방적인 군부대 이전건은 제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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