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15만 北시민 앞에서 "우리민족 함께 살아야 한다"
대집단체조 관람후 한국대통령 최초로 북한대중 상대 연설
문 대통령 내외와 김정은 위원장 내외는 이날 밤 9시 2분께 경기장에 입장해 15만 북한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으며 준비된 자리에 앉아 1시간 동안 집단체조를 관람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오늘의 이 귀중한 또 한걸음의 전진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지치지 않는 열정과 노력에 진심어린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역사적 평양수뇌상봉과 회담을 기념해 평양 시민 여러분에게 직접 뜻깊은 말씀을 하시게 됨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늘의 이 순간 역시 역사는 훌륭한 화폭으로 길이 전할 것"이라며 "우리 모두 문 대통령에게 열광적 박수와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자"며 문 대통령에게 마이크를 넘겼다.
문 대통령은 "남쪽 대통령으로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소개로 여러분에게 인사말을 하게 되니 그 감격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여러분 우리는 이렇게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우리측 지도자가 북한 주민을 상대로 연설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양공동선언의 내용을 하나하나 소개했고, 평양 시민들은 10여차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나와 함께 이 담대한 여정을 결단하고 민족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걷고있는 여러분의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께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낸다"고 김 위원장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평양시민여러분 동포여러분 이번 방문에서 나는 평양의 놀라운 발전상을 봤다. 김위원장과 북녘 동포들이 어떤 나라를 만들어가고자 하는지 가슴을 뜨겁게 봤다"며 "얼마나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갈망하고있는지 절실하게 확인했다.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나고자하는 불굴의 용기를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민족은 우수하다. 우리민족은 강인하다. 우리민족은 평화를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민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는 5천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며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걸음을 내딛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북과 남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갈 것이다.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당초 예정보다 오랜 7분간 연설후 자리로 돌아와 김 위원장과 손을 맞잡아 들어올리며 평양 시민들의 환호에 화답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대집단체조 관람에 앞서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숨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옥류관 오찬 후 백화원 영빈관 숙소 앞 정원에 우리측에서 가져온 10년생 모감주나무를 심었다. 문 대통령은 "이 나무가 정말 무럭무럭 자라고, 그 다음에 꽃도 풍성하게 피고, 또 결실을 맺고, 또 그것이 남북관계 발전에 함께할 수 있기를 바람이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어 만수대창작사를 찾아 미술품을 관람했고,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이름짓는 등 각별히 신경을 쓴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평양 시민들이 자유롭게 식사하는 가운데 공식수행원들과 함께 평양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했다.
문 대통령은 방북 마지막날인 20일에는 아침 일찍부터 김 위원장과 함께 백두산에 오른 뒤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