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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이명박 캠프 점거 풀어

캠프 "정당 관계자도 참여, 정치적 순수성 의심"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장애아 낙태' 발언에 대한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이 전 시장의 여의도 사무실을 점거했던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면담신청 요청서를 제출하고 자진해산했다.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8개 장애인 단체 회원 20여 명은 17일 오전 11시 이명박 전 시장의 여의도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사과발언을 했지만, 장애인에 대하여 전혀 인식을 달리하지 않았다고 했으며 오해가 있었다면 이해를 바란다면서 지금의 파문을 오해로 치부하는 능란함까지 보여줬다"며 "이 전 시장은 불구라는 단어가 장애인을 비하라는 발언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다시 한번 이명박 후보에게 객관적이고 진실된 사실을 근거로 장애인들과의 면담과 공개사과를 요구한다"며 면담요청서를 캠프측에 전달했다.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 전 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영섭 기자


박김영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는 "이 전 시장이 공개사과를 하지 않고 유감 정도로 얘기했다"며 "도대체 장애인의 생명과 비장애인의 생명은 무엇이 다른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또 이 전 시장은 모자보호법을 말하고 있는데, 불구란 말로 장애인은 낙태되어도 된다는 것인가"라며 "우리는 이 전 시장이 어떻게 사과하는지 지켜볼 것이고 분명한 공개사과가 없을 경우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하고 있는 박김영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이영섭 기자


이명박 전 시장 캠프에서도 사태 해결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캠프 공보팀 4~5명은 지난 16일부터 사무실 점거농성 중인 장애인 단체 회원들과 함께 밤샘을 했고, 이날 밤 11시 40분께 윤석용 한나라당 장애인위원장과 그의 부인이 사무실을 방문, 20~30분간 장애인 단체 회원들과 면담을 하기도 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함께 있으면서 경찰이 퇴거요청을 하겠다고 하는 것도 막았고, 음료수와 음식도 제공하는 등 인간적인 신뢰를 쌓았다"며 "그들이 보기에는 미흡할지 몰라도 이 전 시장이 직접 사과표명을 하기도 했으니 이 정도로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희망섞인 관측을 내놓았다.

불만도 제기됐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장애인 단체 회원 중 민주노동당과 사회당 소속 인사들이 속한 것을 두고 "목적이 순수하지 못하고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는 속내도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경태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과 박정혁 사회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이 참석했다. 김경태 위원장은 이같은 의혹제기에 대해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민노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이고, 또 그게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장애인단체 회원들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여의도 사무실에서 이 전 시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영섭 기자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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