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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슨 방북, '부시 대북특사'인가

리처드슨, 한반도 극적 전환기마다 출현한 비둘기파

지난 2004년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의 대북특사로 방북했던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가 또다시 북한 초청으로 방북길에 올라, 그가 '부시 대북특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백악관, 리처드슨 방북 발표

CNN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리처드슨 주지사와 르린시피 전 보훈처 장관이 다음주 8일부터 11일까지 북한 초청으로 북한을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이들의 방문 목적은 한국전 당시 실종된 미군 유해 반환을 위한 것으로 민간 차원의 방문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CNN을 비롯한 미 언론은 리처드슨 주지사가 북한의 고위층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며 그의 역할이 단순히 미군 유해 반환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이기도 한 리처드슨 주지사가 미국내 몇 안되는 대표적 친북파이자, 과거 부시 대통령 특사로도 방북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북-미 관계가 급진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방북길에 올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지사. ⓒ뉴멕시코주


북한이 신뢰하는 미국내 대표적 비둘기

클린턴정권 시절 유엔주재 미국대사로서 북한과 빈번히 접촉했던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은 이번이 여섯 번째로, 그는 네오콘의 일방주의에 맞서 북-미 직접대화를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해와 북한의 신뢰가 높은 인물이다.

리처드슨은 북핵문제가 극적 전환점을 맞을 때마다 출현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10월 핵실험을 단행한 직후 방북했다. 방북후 그는 “부시행정부가 핵실험에 대응해 북한에 대한 금수조치를 추구하는 것은 적절한 행동”이라면서도 “이제는 북한과 직접대화를 거부하는 입장을 바꿔 북한과 마주 앉아야 한다”고 북-미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미국과 직접대화를 위한 것임을 강조한 것.

그는 부시 정부가 대북정책을 놓고 고심하던 지난해 12월 15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북한측 요청으로 북한 유엔대표부의 김명길 공사 등 북한 외교관 두명과 만나 회담을 갖기도 했다. 그는 회담후 북한에게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 입국 허용 등 핵폐기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해줄 것을 북한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교가에선 그가 11.7 중간선거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했다고 해서 북한이 부시 공화당정권과 대화를 늦추지 말고 적극적 대화에 나설 것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2004년 10월에는 부시대통령의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의 의중을 부시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으며, 2005년 9·19 북핵 공동성명 발표 직후에도 방북해 김영남 위원장과 강석주 외무성 부상을 만난 바 있다.

부시 대북특사인가

이처럼 북한정권 수뇌부와 부시 대통령 양측 모두에게서 큰 신뢰를 얻고 있는 리처드슨 주지사가 방북길에 오름에 따라, 국제외교가에서는 리처드슨이 부시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지난달 뉴욕 북-미수교 실무회담에서 미국에 대해 핵시설-핵무기 파괴를 통한 북-미 신속 수교 카드를 제안한 데 대해 부시 미대통령이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 리처드슨의 방북이 성사됨에 따라 그를 통해 북-미 최고수뇌부간 의사 타진이 시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처드슨 방북을 통해 이해찬 전총리 방북때 북한이 시사했던 푸에블로호 송환 문제가 타결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미국 의회는 초당적으로 미국의 수치중 하나로 여겨지는 푸에블로호 송환을 북한측에 요구하고 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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