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룡 "모든 건 내 책임" vs 박성범 "정치적 음모"
한나라당, 김덕룡-박성범 의원 공천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
한나라당이 자체 감찰 결과 서초구청장과 중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거액의 금품을 받은 김덕룡 의원(5선 서울서초을)과 박성범 의원(재선 서울중구)을 13일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하기로 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4억4천만원, 박성범 21만달러 받아"
한나라당의 허태열 사무총장은 12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클린공천 감시단에서 제보를 받은 후 진상조사를 했지만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당 최고 중진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허 사무총장에 따르면, 김덕룡 의원은 부인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구청장 출마 희망자 한모씨의 부인으로부터 4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허 총장은 "김 의원은 한씨 부인이 자신의 부인이 하는 병원에 4억4천만원을 몰래 놓고가 자신은 모르고 있다가 5일 이후에 알게 돼 돌려주라고 했지만 돈을 준 사람이 찾아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범 의원은 중구구청장 공천 신청후 순직한 성낙합 전 중구청장 부인의 인척인 환전상 장모씨가 지난 1월 박 의원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한 뒤 케이크상자에 21만달러(우리돈 2억원)를 넣어 박의원의 부인인 아나운서 출신의 신은경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총장은 "박 의원은 부인이 케이크 상자인 줄 알고 받았지만 뜯어보니 돈이 들어있는 것을 알았고, 다음날 부인을 통해 돌려줬다고 해명했지만 금품제공 당사자와 말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돈을 건넨 장씨는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달러화 뭉치를 전달하기에 앞서서도 연초에 새해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고가의 프랑스제 모피코트와 시가 수백만원짜리 루이 13세 양주, 고급 핸드백 등을 박 의원 부부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덕룡 "모든 건 내 책임" vs 박성범 "정치 음모"
한나라당 발표에 대한 김덕룡-박성범 두 의원의 대응은 대조적이다.
김덕룡 의원은 이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당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경위와 어떻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그 책임을 아내에게 떠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과 정치권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당적과 의원직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거취와 입장을 조속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탈퇴와,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성범 의원은 그러나 자신은 돈을 즉각 돌려줬다며 한나라당의 검찰 고발을 "정치적 음모"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또 "장씨가 준 고급양주와 모피코트는 받지 않을 경우 장씨가 '공천에서 완전 배제됐구나'라고 생각할까봐 일단 받은 뒤 나중에 돌려주려고 했던 것"이라며 "최근 당 클린공천 감찰단에 맡겼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 예방용 고육지책?
5.31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한나라당이 검찰에 고발키로 것은 초유의 일이다. 허 사무총장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공천비리가 생기면 일벌백계하겠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수사의뢰의 이유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달초 클린공천 감찰단장인 김재원 의원에게 전달된 제보를 바탕으로 자체조사를 단행해 이같은 공천비리를 밝혀낼 수 있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재빠른 조치는 공천비리에 당 중진들의 이름이 당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를 은폐하려 했다가는 지도부와의 연결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근혜계로 분류되며 오는 7월 당 대표 경선때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덕룡 의원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대목은 박 대표의 상징적인 읍참마속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달말부터 공천 비리에 대한 본격적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었던 만큼, 사전방어적 측면에서 단행된 제살 도려내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당 즉각적 총공세
이 소식을 접한 열린우리당은 즉각 “중진의원부터 초선까지 광범위한 한나라당의 공천 비리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이 문제는 몇몇 의원들만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 지도부부터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엄청난 정치비리”라고 총공세를 폈다.
정동영 당의장은 12일 저녁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당에 이런저런 제보가 들어왔는데 사실로 드러나는 것을 보면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매관매직 풍토는 뿌리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차떼기 정치세력이 공천비리를 저질렀다”, “기업이 돈을 안주니 공천 받을 사람에게 돈을 받았다”는 등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고발한 두 분만의 문제가 아니라 곽성문, 한선교 의원 등 현역 의원에게 공천권을 넘겨줘 유발된 광범위한 비리라고 본다면 비리를 저지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면적 비리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가족의 문제는 가족의 수장이 가장 잘 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몇 번이나 했나. 내부에 수많은 투서와 진정을 무시하고 있다가 결국 이렇게 터진 것”이라고 박근혜 대표에게 화살을 겨누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덕룡 4억4천만원, 박성범 21만달러 받아"
한나라당의 허태열 사무총장은 12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클린공천 감시단에서 제보를 받은 후 진상조사를 했지만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당 최고 중진연석회의를 긴급 소집해 사건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의뢰키로 했다"고 밝혔다.
허 사무총장에 따르면, 김덕룡 의원은 부인이 자신의 지역구인 서초구청장 출마 희망자 한모씨의 부인으로부터 4억4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허 총장은 "김 의원은 한씨 부인이 자신의 부인이 하는 병원에 4억4천만원을 몰래 놓고가 자신은 모르고 있다가 5일 이후에 알게 돼 돌려주라고 했지만 돈을 준 사람이 찾아가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성범 의원은 중구구청장 공천 신청후 순직한 성낙합 전 중구청장 부인의 인척인 환전상 장모씨가 지난 1월 박 의원 부부와 함께 식사를 한 뒤 케이크상자에 21만달러(우리돈 2억원)를 넣어 박의원의 부인인 아나운서 출신의 신은경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총장은 "박 의원은 부인이 케이크 상자인 줄 알고 받았지만 뜯어보니 돈이 들어있는 것을 알았고, 다음날 부인을 통해 돌려줬다고 해명했지만 금품제공 당사자와 말이 엇갈린다"고 전했다. 돈을 건넨 장씨는 돈을 돌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달러화 뭉치를 전달하기에 앞서서도 연초에 새해인사차 방문한 자리에서 고가의 프랑스제 모피코트와 시가 수백만원짜리 루이 13세 양주, 고급 핸드백 등을 박 의원 부부에게 선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덕룡 "모든 건 내 책임" vs 박성범 "정치 음모"
한나라당 발표에 대한 김덕룡-박성범 두 의원의 대응은 대조적이다.
김덕룡 의원은 이날 밤 발표한 성명에서 "당과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경위와 어떻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그 책임을 아내에게 떠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과 정치권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당적과 의원직 문제를 포함한 정치적 거취와 입장을 조속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탈퇴와,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심각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성범 의원은 그러나 자신은 돈을 즉각 돌려줬다며 한나라당의 검찰 고발을 "정치적 음모"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또 "장씨가 준 고급양주와 모피코트는 받지 않을 경우 장씨가 '공천에서 완전 배제됐구나'라고 생각할까봐 일단 받은 뒤 나중에 돌려주려고 했던 것"이라며 "최근 당 클린공천 감찰단에 맡겼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 예방용 고육지책?
5.31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 한나라당이 검찰에 고발키로 것은 초유의 일이다. 허 사무총장은 "그동안 한나라당이 공천비리가 생기면 일벌백계하겠다는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수사의뢰의 이유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달초 클린공천 감찰단장인 김재원 의원에게 전달된 제보를 바탕으로 자체조사를 단행해 이같은 공천비리를 밝혀낼 수 있었다.
이 같은 한나라당의 재빠른 조치는 공천비리에 당 중진들의 이름이 당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이를 은폐하려 했다가는 지도부와의 연결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근혜계로 분류되며 오는 7월 당 대표 경선때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던 김덕룡 의원을 검찰에 고발키로 한 대목은 박 대표의 상징적인 읍참마속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검찰이 이달말부터 공천 비리에 대한 본격적 수사가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었던 만큼, 사전방어적 측면에서 단행된 제살 도려내기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당 즉각적 총공세
이 소식을 접한 열린우리당은 즉각 “중진의원부터 초선까지 광범위한 한나라당의 공천 비리가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며 “이 문제는 몇몇 의원들만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 한나라당 지도부부터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할 엄청난 정치비리”라고 총공세를 폈다.
정동영 당의장은 12일 저녁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당에 이런저런 제보가 들어왔는데 사실로 드러나는 것을 보면 대단히 충격적”이라며 “매관매직 풍토는 뿌리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차떼기 정치세력이 공천비리를 저질렀다”, “기업이 돈을 안주니 공천 받을 사람에게 돈을 받았다”는 등 한 목소리로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고발한 두 분만의 문제가 아니라 곽성문, 한선교 의원 등 현역 의원에게 공천권을 넘겨줘 유발된 광범위한 비리라고 본다면 비리를 저지른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며 전면적 비리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가족의 문제는 가족의 수장이 가장 잘 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몇 번이나 했나. 내부에 수많은 투서와 진정을 무시하고 있다가 결국 이렇게 터진 것”이라고 박근혜 대표에게 화살을 겨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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