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행동본부’(본부장 서정갑)가 주최한 3.1절 보수집회가 이명박 전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최성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을 비롯해,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 등 개신교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집회 도중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게 해 주옵소서”라는 선거개입 발언까지 쏟아졌다.
국민행동본부와 개신교 주요 단체들은 1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지키기ㆍ친북반미 좌파종식 3.1국민대회’를 열고 2시간 동안 ▲노무현 정권 타도 ▲친북좌파세력 척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개정 사학법 반대 등을 외쳤다. 이날 행사에는 초청을 받은 한나라당 대선주자 중 유일하게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0분가량 잠깐 참석했다가 자리를 떴다.
1부(구국기도회), 2부(국민대회)로 나눠 진행된 이번 행사는 약 3만명(주최측 주장 5만명, 경찰추산 7천명)의 사람들이 참석했다.
개신교 목사들 “걸레는 한번 빨아도 걸레”
이종윤 서울교회 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1부 구국기도회는 최성규 한기총 명예회장이 대표기도를 시작해 김홍도 금란교회 목사를 비롯해 이태희(성복교회), 전광훈(사랑제일교회), 이예경(ANI 선교회) 목사 등이 나서 성경봉독과 예배에 나서며 “걸레는 한번 빨아도 걸레라고 했다”며 “그래서 한번 공산주의에 빠진 사람은 헤어나올 수 없다”고 친북좌파 척결을 주장했다. 이들은 또 “공산당 빨갱이들은 계급없는 사회, 유토피아를 건설한다고 하지만 새빨간 거짓말이었다”며 “예외없이 공산주의 국가는 거지의 나라, 거지 유토피아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국의 모택동이 공산화로 6천4백만명을 학살했다”며 “만약 우리나라가 공산화된다면 1천만이 넘는 그리스도인들을 말살시키고 경찰과 군인도 함께 말살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급기야 한 목회자의 입에서는 “그래서 올해 대선에서는 국가관이 투철하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게 해 주옵소서”라며 기도를 올렸고 이에 객석을 가득메운 개신교 신자들는 “주여, 이 나라를 살려주시옵소서”로 화답했다.
또다른 개신교 목사는 “시민단체 중에는 소위 빨갱이 세력들이 있다”며 “민족이라는 이름으로 사기치는 것은 주의 이름으로 용서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날 행사에는 개신교 신자들이 대거 참석,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북핵 폐기 보장 없는 대북지원 중단”
구국기도회에 이어 서정갑 본부장은 “김정일 편인가, 대한민국 편인가 오늘 담판을 내자”며 제2부 국민대회 개회선언을 했다.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의장은 대회사를 통해 “우리 조상들이 대한민국 만세, 자주독립을 일본의 총탄앞에 맨몸으로 저항한 3.1절에 우리가 시청앞 광장에서 특히 친북반미 세력 척결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게 된 것을 정말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회 구호제창을 통해 ▲북핵 폐기 보장없는 대북지원 중단 ▲국가수호를 위한 국가보안법 수호 ▲한미연합사 해체 음모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새겨진 깃발을 참석자들이 밟고 지나가고 있다. ⓒ김동현 기자
구호제창에 이어 최재동 뉴라이트전국연합 학생대표를 비롯한 전국연합 소속 대학생들의 퍼포먼스도 이어졌다. 뉴라이트 대학생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분장을 한 홍코너 선수와 대한민국 분장을 한 청코너 선수로 권투경기를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이 경기의 심판은 노무현 대통령 분장을 한 학생이 맡았다.
사회자는 홍코너 김정일 위원장을 가리키며 “아오지 탄광의 시대의 독재자 김정일”을 호명했고, 이에 맞서 청코너 대한민국을 가리켜 “건국과 산업화 민주화 선진화를 나아가는 대한민국”이라고 소개했다.이어 노 대통령 분장을 한 이 경기의 심판을 향해서는 "여러분께서 너무나 잘 아시는 사람이다. 정책들마다 갈지자 음주운전하는 사람 노통장을 소개한다"며 비아냥댔다.
경기 시작 후 김정일 위원장 분장을 한 홍코너 선수가 일방적으로 대한민국 선수를 몰아붙이자, 사회자는 ”이 상황에서 심판(노 대통령)까지 김정일을 돕고 있다“며 ”일방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선수가 얻어 맞고 있다“고 야유를 보냈다. 이후 사회자는 청코너 대한민국 선수가 홍코너 김정일 위원장과 심판 노 대통령을 물리치자, 동물 복장을 한 학생들이 연단으로 올라오게해 두 사람을 끌어내리게 했다. 이어 사회자는 “지금 동물보다 못한 사람들을 동물들이 끌어내리고 있다”며 김 위원장과 노 대통령을 비하했다.
조갑제, “이명박-박근혜, 6.15 공동선언 폐기 공약 내걸라”
마지막으로 연단에 올라온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남북한의 좌익들. 이 천하의 개망나니들이 우리가 세우고 가꾸어온 대한민국을 분탕질하고 난도질하고 헌법을 짓밝고 국가이념을 바꿔치기하고 간첩을 감싸고 국군포로와 탈북자들을 외면하고 한미동맹을 사실상 해체하려 드는 것을 바라보면서 얼마나 얼마나 속이 상했냐”며 원색적으로 노 정권을 비난했다.
그는 “열린당은 정권사기단으로서의 역할이 끝났다. 그들은 정치적 부도를 내어놓고는 위장폐업한 뒤 야반도주하여 신장개업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며 “다시 한번 국민들을 속이려는 계략”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 시대의 진정한 개혁은 친북반미좌익들을 몰아내는 일"이라며 "김정일, 김대중, 노무현, 친북좌파정권을 끝장내는 일이 최고의 개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한나라당 분열을 우려하며 “적과 동지를 분명히 가리고 적과는 결투하고, 동지와는 협력과 경쟁을 하라”며 “이명박씨의 적은 박근혜씨가 아니고 김정일이다. 박근혜씨의 적도 이명박씨가 아니고 김정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에게 6.15 남북공동선언폐기를 공약으로 내 걸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등 한나라당 유력 대선 주자들에게 '6.15 공동선언' 폐기를 공약으로 내걸라고 독려했다. ⓒ김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