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비망록' 출현, 11년간 정-관계 접촉 기록
"경남기업 현금 인출 내역과 비교하면 수사 급진전 가능성"
14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중앙일보>는 13일 비망록 원본 가운데 2012년 4월부터 2013년 말까지 약 2년치 접견기록 일부 내용을 확인했다.
해당 비망록은 가로 두 줄, 세로 일곱 줄의 달력 양식으로 돼 있고, A4 한 장에 2주일치씩 40여 페이지 분량이다. 비망록은 성 전 회장의 측근이 보관하고 있다. 이 측근은 검찰이 요청할 경우 비망록을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등 여야 정치인과 정부·공기업·언론계 인사들과의 만남, 국회 상임위, 출판기념회, 지역구 행사 등 일정이 빼곡히 기록돼 있다.
비망록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2012년 11월 16일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공식 합당하기 이전부터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과의 만남(같은 해 6월 21일 당시 유정복 의원, 9월 7일 정갑윤 의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성 전 회장은 합당 당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부위원장에 공식 임명됐다. 같은 날 낮 12시 성 전 회장은 서울 여의도 일식당에서 이병기 당시 여의도연구소 고문과 오찬을 함께한 것으로 적혀 있었다. 2013년 3월에는 당시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홍문종 의원과 함께 기독교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성 전 회장은 이해찬·김한길 전 대표 등 새정치연합 인사들과도 교류했던 것으로 기재돼 있다. 2012년 6월 15일 충청권 명사 모임인 ‘백소회’가 주최한 이해찬 당시 민주통합당 대표 당선 축하 모임에 참석했다. 김한길 당시 민주통합당 최고위원과는 같은 해 10월 4일 국민일보 빌딩 양식당에서 점심을 함께한 데 이어 2013년 4월 27일 롯데호텔 일식당에서 조찬을 함께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망록에는 조석 당시 지식경제부 차관, 최평락 중부발전 사장 등 공기업 사장과의 면담 일정도 적혀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도 2012년 10월 30일 반 총장의 국회 연설 후 의원단 공식 오찬에 참석했다고 나와 있다.
성 전 회장은 2012년 4월 총선에서 선진통일당 국회의원(서산-태안)으로 당선돼 같은 해 11월 새누리당과 합당할 때까지 원내대표를 지냈다. 또 그가 2014년 6월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잃을 때까지 2년여간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는 점에서 성 전 회장과 만났다는 것만으로 금품 로비와 관련됐다고 볼 수는 없다.
<중앙일보>는 그러나 "경남기업 비자금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현금 인출 내역과 성 전 회장의 시기별 동선(動線)이 드러난 비망록 내용을 대조하면 수사가 쉽게 풀릴 수 있다"며 비망록의 의의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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