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희 "문제는 저항세력이 약하다는 것"
"朴대통령은 교주적 지도자. 심리적 분석 필요"
25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남재희 선생은 지난 20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와 행한 신년대담에서 이같이 말한 뒤, "통합진보당 해산도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했지만 박 대통령이 주도한 거다. 정부가 제소했고, 정부에는 박 대통령이 오더를 내렸다. 재작년에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차례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 서경석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 등 주요 극우단체 대표들을 만났다고 하더라. 청와대가 이 사람들 잘한다고 격려한 것이다. 이런 극우인사를 불러다가 격려한 것은 역사상 없는 일”이라고 탄식했다.
남재희 "朴대통령은 심리적 분석 필요"
남 선생은 또한 “박근혜 대통령은 도대체 어떤 지도자인가"라고 반문한 뒤, "아버지를 닮아서 독재자냐. 그건 아니다. 일각에서는 파시스트적인 지도자라고 하는데 그러기에는 또 미흡하다. 파시스트는 이데올로기도 있고 전체적인 통치구상도 있고 철저한 면이 있다. 박 대통령은 그런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그러면 민주적이고 대중적인 지도자냐? 천만의 말씀이다. 민주적인 지도자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 이상돈 교수, 김종인 박사, 김광두 원장이 대선에서 캠프의 간판이었다. 경제민주화, 복지를 내세워 선거에 당선됐다. 당선된 이후 이들은 떨어져나갔다. 경제민주화, 복지를 빼버리니 박 대통령에게는 재벌과 대기업만 남았다"며 "처음에 약 팔았던 것과 현실이 거꾸로 간 것"이라고 말 바꾸기를 질타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에 무슨 민주성이 있나. 일반 유권자들도 심한 배반감이 들 수밖에 없다. 대중성도 없다. 박 대통령이 레이저광선 한 번 쏘면 초·재선 의원들은 다리가 후들후들한다고 하지 않나. 그건 대중적 친화력이 아니라 비대중성"이라며 "아버지의 후광, 영남의 지지기반 빼면 박 대통령은 쓰러진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그는 "내 생각에는 박 대통령은 심리학적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부모가 총 맞아 죽고 가정사가 원활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기방어적이고 자꾸 웅크리고 터놓지 못하는 점이 있다"면서 "심리학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이상돈 명예교수는 “박근혜라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극우 종북몰이론자였을까?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가 터진 후 야당과 언론의 거센 비판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이 비판을 합리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아까 장관님이 말씀하신 트라우마가 작용했다. 철벽방어를 안 하면 무너진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박 대통령의 철벽방어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극우론자들이다. 그러다 보니 박 대통령의 스펙트럼이 오른쪽으로 확 가버렸다. 방어논리를 세우면서 극우라고 하는 쪽에 힘이 실린 것"이라며 "극우, 종북몰이는 박 대통령의 본질이라기보다는 박근혜라는 사람이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것을 합리적으로 극복하고 해결하는 능력이 굉장히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남재희 "문제는 저항세력이 약하다는 것"
남재희 선생은 이렇듯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질타하면서 '저항세력 부재'를 개탄하기도 했다.
남 선생은 “문제는 현재 저항세력이 약하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무소불위로 나가는데, 야당이 지금 전당대회 치르는 과정을 보면 엉망이다. 내가 보기엔 정권을 잡겠다는 건지 아닌지… 애들 장난도 아니고. 게다가 시민사회도 약하고 기타 운동권 세력도 약하니까 뚜렷한 저항세력이 안 보인다”고 탄식했다.
그는 특히 “빈부격차가 점점 심해지고 노동조건도 OECD 가입국 중 가장 나쁜 수준이다. 삶의 모든 조건이 나쁜데 계속 나빠질 위험성이 높다"면서 "그렇다면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저항이 생겨야 한다. 하지만 저항이 안 생긴다. 가장 큰 원인이 야당"이라고 새정치민주연합을 집중질타했다.
그는 "지금 야당은 주인 없는 정당, 장기간 임시관리체제였다. 당의 주도세력이 없다 보니 야성이 약화됐다"면서 "이전에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 때 어느 평론가가 김한길 대표를 일러 ‘우경화의 늪’에 빠졌다고 했다. 난 동감했다. 그때 안철수 대표는 여야 중간쯤에 가늠좌를 놨다. 그러면 투쟁성이 상실될 수밖에 없다. 정체불명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2월 전당대회 한다지만, 지금 당권 경쟁하는 것도 보면 못마땅하다.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이냐’는 싸움이 아니다. ‘내가 호남대표다’ 이 싸움만 하고 있다. 지역문제가 너무 부각돼 있다. 아니면 세대교체 이야기를 한다. 세대교체는 두 번째, 세 번째 문제다. 첫 번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피케티가 이야기한 부가 1%에 집중되는 문제, 계층간 양극화 문제, 노동조건 악화 문제 이런 이야기가 전혀 안 나온다"고 개탄했다.
이상돈 교수는 이에 대해 “대통령이 사악한 대통령 같았으면 차라리 저항을 할 것이다. 그런데 국민 다수는 이 정부나 대통령을 ‘무능하다’ ‘한심하다’라고 생각한다. 무능한 대통령, 한심한 정권으로 인식이 되다보니까 구체적으로 타깃을 잡아서 반대운동을 하는 게 애매하고 잘 안 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문제는 앞으로 민생이 더 나빠지고 정부는 이 상태로 국정의 방향을 잘못 이끌고 나가게 될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라며 "한국 사회는 그냥 이대로 침몰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능한 정권에 대해 국민들이 저항을 할 것인지, 저항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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