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근 "최태원 회장 용서하고 해고노동자 복직시켜라"
"집권 3년차, '복지와 경제민주화' 다시 꺼내들어야"
보수논객인 송호근 교수는 이날자 <중앙일보> 칼럼 '무정란 정치, 집권 3년 차 화두는?'을 통해 "가을걷이가 끝난 빈 들판에 쭉정이 벼를 수확한 농부의 심정은 어떨까. 며칠 전 어떤 모임에서 ‘무정란 정치’를 대하는 유권자의 마음이 그렇다고 했다. 무정란 정치, 알을 배지 못하는 정치다. 집권 2년을 경과한 박근혜 정권이 그렇다"면서 "정상회담에, 연금 개혁, 세월호 대책 그리고 침체된 경제를 돌보느라 정신 없는 대통령은 무척 서운할 것이다. 그런데 어쩌랴, 손에 잡히는 게 없는 것을"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집권 2년간 내놓을만한 성과물이 없음을 꼬집었다.
송 교수는 이어 "결혼도 3년 차면 신혼의 설렘은 사라진다. 출근길 정거장까지 나오던 그 신부가 퇴근이 늦었다고 눈 흘길 때를 조심해야 한다. 사랑스럽던 신랑의 그 버릇이 살림을 축내는 나쁜 습관인 것을 알아챘다"며 "유권자가 사랑을 거두는 것이 바로 이때다"라며 '집권 3년차' 민심 이반을 경고했다.
그는 집권 3년차의 내치 해법으로 "‘국민대통합’ ‘복지와 경제민주화’ 같은 버려진 목표를 다시 꺼내 들어야 한다"면서 "힘든 생계에 낙심하는 국민들을 어떻게 위로할까? 소비 급락에 우는 자영업자, 조기퇴직에 망연자실한 중·장년을 방치하는 국가는 정상국가가 아니다. 저급한 무상복지 논쟁을 잠재울 논리를 왜 못 찾는가? 복지는 양보한 임금을 보전하는 ‘사회적 임금’이다. 임금 양보가 없는 복지는 재정적자를 늘릴 뿐이다. 자유무역의 사회적 대비책은 강자의 임금 양보, 약자 수용 복지"라며 '복지와 경제민주화' 부활을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2년 수감 생활을 한 재벌 총수들도 그만하면 충분히 반성했을 거다. SK 최태원·최재원 형제를 비롯해 범법 총수들을 이제 통 크게 용서하면 어떤가? ‘사회적 기업’ 책을 출간해 각오를 다지는 최 회장에게 통신비 인하, 경제민주화에 솔선할 기회를 주는 것이 국익에 더 이롭다"며 최태원 회장 등에 대한 사면을 주장했다.
그는 또한 "분규 관련, 부당해고 노동자 모두 생산현장에 복귀시키고 강한 노동조합도 위기극복에 나서야 한다. 법치적 처벌보다 ‘생산성 동맹’을 모색하게 하는 게 한 수 위 정치"라며 부당해고 노동자 복직을 주장하면서 "집권 3년 차, ‘제3의 변혁’을 가동할 통치철학, 국민들이 화답할 공명(共鳴)의 정치를 기대해도 좋을까"라며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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