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문재인-안철수, 함께 부산 뚫어라"
<인터뷰> "호남서 정권심판? 지방선거 전장은 서울-부산"
정 고문은 이날 여의도 '대륙으로 가는 길'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언론들이 자꾸 호남에 초점을 맞추는 데 선거는 기본이 심판이고 평가다. 안철수신당이 호남에서 이기면 이 정권 심판인가. 아니잖나"라고 반문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방선거 핵심은 서울 지키고 부산 탈환하는 것"
그는 "물론 단일화 과정이 미진했고 단일화 이후에도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그걸 씻기 위해서라도 부산에서 둘이 손잡고 부산시장을 만들어내면 이 정권을 가장 확실하게 심판하는 문을 여는 것"이라며 "주전선을 부산으로 이동해야지 호남을 말해선 안된다. 핵심은 서울을 지키고 부산을 탈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동서양을 통틀어서 분열해서 선거에 이긴 사례가 없다. 한쪽은 뭉치고 한쪽은 분열하면 어디가 이기겠나"라며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면서 새누리당이 어부가 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야권연대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야권연대론에 대해 "패배주의적 시각"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선거에서 패배하는 것이 패배지 뭐가 패배인가. 안 의원도 선거에 승리하려고 나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정치는 기본적으로 협상이고 타협이고 연대이고 연합이다. 연대를 구정치라고 말하는 것은 고도의 정략이다. 지금 청와대나 새누리당이 속타는 것은 '이 사람들이 연대하면 안되는데...'다. 역지사지 해보면 뻔한 거다"라고 말했다.
"지방선거 이기려면 '제2의 도시락' 들고 나가야"
정 고문은 지방선거의 핵심의제가 지난 2010년 지방선거때 '무상급식'이었음을 상기시키며 야권이 '제2의 도시락', 즉 민생을 들고 나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에겐 2010년의 교훈이 있다. 당시 '천안함'이 있었지만 불과 두달뒤 선거에서 국민들은 '도시락'을 선택했다"며 "4대 중증질환 지원 등 이 정권이 줄줄이 파기한 민생공약이 넘쳐난다. 결국은 민주당이 이런 걸 포함해서 '지금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 대안이 돼야 한다. 그래야 선택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연결선상에서 '우클릭'을 주장하는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당이 좀 더 현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넥타이 풀고 여의도를 벗어나 아래로 가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20년에는 70%가 자신을 '중산층'이라고 생각한 '단봉사회'였지만 지금은 47%가 자신을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쌍봉사회다. 부자, 재벌, 관료 등 기득권세력이 작은 봉우리고, 850만 비정규직과 자영업자, 농민, 청년, 실업자 등 소외계층이 큰 봉우리다"며 "자기 진지, 봉우리만 확보하면 집권하는데, 오른쪽으로 가자는 말이 성립이 되나. 당이, 의원들이 공부를 안한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지난 20년간 양극화됐고 자살률이 3배나 치솟고 국민행복도가 최저인 상황에서 대안이 민주당이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럼 민주당은 어디로 가야하나. 왼쪽도 오른쪽도 아니다. 아래로 가는 게 답이다"라며 "민주당 126명은 새누리당 155명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친노니 비노니 하고 있으니 국민이 절망하는 거다. 친노-비노 논쟁을 뛰어넘지 못하면 정권을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정성 있는 반성문 없이 2017년 집권 없다"
정고문은 나아가 2017년 정권탈환을 위해선 과거 패배에 대한 통렬한 공개반성문을 써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총대선 패배에 대해 정확하게 반성문을 쓰지 않았다. 집권 10년에 대해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도 반성문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고 진정성있게 반성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 새로운 세상, 다른 세상이 오기를 바랬는데 다른 세상, 새로운 세상이 안 왔다. 먹고 사는 건 더 팍팍해졌다. 왜 그리 됐냐는 것에 대해 진실된 반성문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다음 정권을 줄 마음이 생길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朴정권, 풍차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 정권"
정 고문은 박근혜 정부의 집권 1년에 대해선 "한반도의 시계가 뒤로 돌아간 1년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등 다 시계가 뒤로 돌아간 느낌이다"며 "박 대통령은 대선때 '100퍼센트 대한민국'을 말했는데 지난 1년간 사분오열을 넘어 칠분팔열된 사회가 됐다"고 혹평했다.
그는 특히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이 부딪히는 문제였다. 박 대통령이 대처와 메르켈을 롤모델로 삼는다고들 하는데, 대처는 철 지난 길이다. 박 대통령이 가야할 길은 메르켈의 길"이라며 "메르켈은 최저임금 등 노동계의 문제를 대연정을 하며 다 받아들였다. 100퍼센트 독일을 위해 받아들인거다. 이 정부처럼 철도노동자들을 밀어붙이고 구속자를 내는 건 100퍼센트 대한민국도 아니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민영화 논란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다보스포럼에 가서 뭐라 했나. '워싱턴 컨센서스'에 대한 대안으로 '다보스 컨센서스'를 제안하지 않았나. 그런데 워싱턴 컨센서스의 핵심인 민영화를 밀어붙이나. 박 대통령이 이 부분에 답을 해야 한다. 이건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 정권"이라고 강력질타했다.
그는 "철도노조 파업은 단순히 철도노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운영 전반에 미치는 원리 문제이기 대문에 지방선거를 넘어 임기 5년 내내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음은 정동영 상임고문의 인터뷰 전문.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박근혜 정부 1년을 평가해 달라.
정동영 상임고문(이하 정동영) 한반도 시계가 거꾸로 돌아간 1년이었다.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다 시계가 뒤로 돌아간 느낌이다. 취임 1주년이 20여일 남았다. 다시 시계 태엽을 감아서 전진시켜야 한다. 미래로 가야한다. 민주주의도 더 발전해야 하고 경제민주화도 진전해야 한다. 좀 더 많은 사람이 희망을 가져야한다.
대선 때 100% 대한민국이라고 했는데 100% 대한민국이 아닌 그들만의 대한민국이다. 100% 대한민국이라는 원래의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통합에 나서야한다. 정치적으로도 정치통합 사회통합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남북통합으로 가야한다.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분열되고 남북도 분열이 심해졌다. 통합 방향으로 역사의 시계를 전진시켜야 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먹고사는 문제다.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수렴해서 비전을 제시한 게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다. 고통을 완화시켜주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선 때 공약으로 기억나는 것이 국민행복시대이다. 행복하지 않고 고통스럽고 불행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국민 행복을 약속한 것이다. 그 방법론, 수단이 경제민주화고 복지국가다. 지금 경제민주화는 물건너갔고 복지국가도 약속을 못지키겠다고 한다. 이래서 국민의 실망이 크다. 정권의 존재이유는 국민행복증진이니까 초심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뷰스 넉달 뒤 지방선거가 다가온다. 박근혜 정부 2년차에 뭔가 펼쳐나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 같은데.
정동영 선거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심판이고 평가이다. 1년반 동안에 국민이 행복해졌고 국민이 더 먹고 살기 좋아으면 더 밀어주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로서도 그런 평가와 심판을 받기 위해서 원래 약속한 100% 대한민국과 국민행복시대 약속을 지키는 게 맞다.
뷰스 김한길 대표의 혁신안은 어떻게 평가하나.
정동영 잘했다고 생각한다. 미흡하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새정치 경쟁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새정치는 안철수 의원의 전유물이 아니니까 민주당이 새정치를 갖고 새누리당이나 안철수 의원이 추진주인 새정치신당과 경쟁하는 것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것이다. 둘째는 선제적 효과가 있어서 잘했다고 본다. 지금은 우리 국민들이 보기에 뽑을 때는 우리중 한사람을 뽑는데 뽑힌 뒤에는 특권을 지닌 사람처럼 행세한다. 그게 현실이다. 유럽의 의원을 보면 의원이 되기 전과 후가 별로 차이가 없다. 그런데 우리는 100가지가 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특권형으로 변한다. 그런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특권과 기득권을 없애는 것은 국민적인 요구이기도 하고 필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그런데 숫자가 적을수록 특권형이 되기 쉽다. 그런 점에서 의원 숫자 줄이자는 것은 전혀 방향이 틀리고 새정치하고도 안맞는 것이다. 새정치 내용 중에 의원을 특권형 의원 아닌 시민형 의원을 원한다면 오히려 의원 수는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뷰스 지방선거 앞두고 당 위기론 나온다. 당 상황을 어떻게 보나?
정동영 위기는 위기다. 지방선거를 이겨야 된다. 그 점에서 김한길 지도부가 무진장 애를 쓰고 있다. 어쨌든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위기를 잘 돌파해내야 하는데 핵심은 분열해서 선거에 이긴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한쪽 세력은 뭉치고 한쪽 세력은 분열하면 어디가 이기겠는가 뭉친쪽이 이긴다. 여권은 하나고, 야당은 명백히 둘, 셋, 넷으로 쪼개지면 못 이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기길 바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한길 대표가 안철수 의원과 회동한 것은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 긴밀하게 대화해야 한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해야 한다. 황새와 조개가 서로 싸우는 사이에 지나가던 어부가 횡재한다는데, 새누리당이 어부가 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뷰스 안철수 의원은 '연대없이 필패'라는 주장에 대해 패배주의적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정동영 패배는 선거에서 패배하는 게 패배다. 안 의원도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당을 만드는 것 아닌가. 나는 새정치는 당을 만들지 않은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미 당을 만들기로 한 이상 만들되 새누리당 세력이 더 확장되는 것을 막아야 된다.
뷰스 선거 연대가 가능하다면 어떤 방식이어야 할까.
정동영 그건 지도부가 지혜를 짜내야 한다. 정치란 게 기본적으로 협상이고 타협이고, 연대고 연합이다. ‘연대는 구정치다’라고 말하는 것은 고도의 정략이다. 지금 청와대나 새누리당이 속타는 것은 ‘이 사람들이 연대하면 어떨까’, 이런 것 아니겠는가. 역지사지 해보면 뻔하다.
뷰스 정고문에 대한 차출론도 계속 나온다.
정동영 그것은 나의 길이 아닌 것 같다.
뷰스 호남의 민심 이반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정동영 불만의 핵심은 다 잡은 정권을 놓쳐버린 허탈감이다. 이명박 시대 5년을 겪어보고 국민들 10명중 6명이 2012년 연초부터 연말까지 계속 정권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정권을 잡지 못한 것은 헌상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대한 허탈감과 미움이 있다. 그리고 책임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 ‘민주당이 이렇게 됐습니다. 죄송합니다’ 가 아니라 ‘아이고, 우리가 48프로나 얻었다’ 하니까 속이 뒤집어진 것이다. ‘우리가 48%나 얻었다. 거의 우리가 집권할뻔 했습니다’라는 얘기를 들은 호남인들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
진정으로 반성하는 사람 봤는가. 행동으로 반성하는 사람이 누가 있었는가. ‘내 책임이오’ 하고 나온 사람은 한 명도 없지 않았는가. 민주당에 대한 서운함, 민주당에 대한 채찍이다. ‘에이, 나쁜 사람들’, 이런 것이다. 호남인들의 민주당 대한 애정이 크고 깊은만큼 안철수 신당이 나온다니까 쏠림 현상이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민주당에 대한 애정은 되돌아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나는 민주당이 2017년에 집권하려면 당이 공식문서로 뭘 잘못했는지에 대한 반성문을 써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나의 반성문은 2012년 총선과 대선 패배에 대해서 국민에게 문서로 제출해야 한다. 다른 하나의 반성문은 집권 10년의 부족한 점에 대해 말해야 한다. 집권 10년 잘한 것은 자랑할 필요가 없다. 국민들이 그 시기를 살았기 때문에 그 시기에 민주주의 만개하고 남북평화가 있었고 그건 자랑하지 않아도 국민이 안다. 그건 됐다. 우리가 부족했던 것을 말해야 한다. 국민들이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 지지를 보내면서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바랬는데 여기에 부응하지 못했다. 먹고 사는 것이 더 팍팍해졌다. 왜 그리 됐냐는 것에 대해 진실된 반성문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정권을 줄 마음이 생길 것 아닌가. 두 개의 공식 반성문이 필요하다.
뷰스 반성문의 주요 내용은.
정동영 2010년 개인적인 반성문을 쓴 적이 있는데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당이 토론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으로부터 신뢰의 싹이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그래야 ‘이 사람들이 아는구나’, 그리고 ‘다시 집권하면 뭘 하려 그러는구나’하고 안다. 잘못한 부분을 반성해야 뭘 채우려는 지 알 것 아닌가. 그래야 정권의 문이 열리게 된다. 2017년이 오기 전에 민주당이 할 일은 반성문 두 개를 써서 국민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뷰스 전북 지사는 길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래도 당에서 역할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정동영 민주당이 이미 여론도 역전되어 가고 호남의 지방선거는 6.4 지방선거에서 주전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자꾸 거기 초점 맞추는데, 선거는 기본적으로 심판이고 평가이다. 호남에서 새정치신당이 되면 이 정권에 대한 평가이고, 민주당이 되면 심판인가? 그건 아니지 않는가. 어디인가? 수도권과 부산경남이다. 수도권과 부산경남이 주전장이 되어야 한다. 벌써 부산에서 그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안철수와 문재인이 손잡고 공동선대본부장으로 부산시장을 뚫어라. 그 이상 이 정권이 겁나는 게 어디 있겠는가.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 손을 들어줬지만 그것도 미진했다. 국민들이 그것도 미운 것이다. 밀어주려면 화끈하게 하고 단일화 과정도 매끈하길 원했다. 그것을 씻기 위해서도 부산에서 같이 뛰어야 한다. 두 사람 모두 부산 출신이다. 부산이 고향이고 둘이 나와서 부산시장을 만들어내면 이 정권에 대해서 가장 확실하게 심판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2017년 정권교체의 문을 여는 것이다.
부산시장을 민주세력이 장악하면 구체적 문이 하나 열리는 것이다. 경남지사까지는 해봤지만 부산시장은 우리가 아직 한 번도 못했다. 주전선을 부산으로 이동해라. 지난 번 고문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이야기했다. 호남을 주전선으로 이야기하지 마라. 부산에서 이겨야 하고 서울을 지켜야하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인천, 경기, 충남, 강원 다 지켜야 한다. 핵심은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다. 서울시장은 지키고 부산시장은 탈환하면 이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하는 것이다. 당에서 이런 얘기들이 나와야 한다. 당이 선언하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 심판은 서울과 부산에서 이뤄진다고 선언하고 문재인, 안철수가 부산 선거를 책임져라, 그리고 연대하자. 말이 되지 않는가.
뷰스 6.4 지방선거 앞두고 야권이 가져가야 할 핵심의제는 무엇인가.
정동영 지방선거는 먹고사는 문제로 가야한다. 교훈이 있잖은가. 2010년은 도시락으로 이긴 것이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사건이 났다. 그런 분위기 속에 두 달 반 뒤에 선거가 왔다. 그런데 국민들은 뭘 갖고 선택했는가. 기준이 천안함이었는가, 도시락이었는가. 도시락이었다.
얼마나 의제가 많은가. 줄줄이 파기한 공약들, 전국의 중증 질환 환자가 수백만이다. 4개 관련 질환 환자와 가족만해도 어마어마하다. 원래 4대 중증질환 국가가 보장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골목앞에 공약이 적힌 플래카드가 늘상 있었는데, 그것 다 파기했잖은가. 그것을 포함해서 결국은 지금 먹고 사는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이 대안이 되어야 한다.
건설회사 사장을 뽑으면 될 줄 알았더니 5년 해보니 안됐다. 747이 아니라 (성장률이) 2.9% 아닌가. 경제성장이 된 것도 아니고 분배가 된 것도 아니다. 공정한 경제도 아니고, '1년 지나니 똑같네, MB정부 6년차네' 이렇게 된 것이다. 우린 다르게 하겠다고 하기 위해서 반성문이 필요한 것이다. 반성문을 쓰고 이렇게 가겠다고 해야 한다. 대안정치, 대안경제, 대안사회, 대안세상, 지금이 아닌 다른 세상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새정치의 틀로 바꿔야 한다. 경제는 해답이 나와 있다. 경제민주화로 가면 된다. 헌법 119조 실천해야 한다. 재벌개혁도 하고, 노동배제 하지 않고, 공정한 경제를 만들고, 과다한 시장 지배력을 규제해야 한다. 이런 것을 아직은 안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지방선거의 의제로 제2의 도시락이 나와야 된다. 널려 있다. 당에서 준비하면 될 것이라고 본다.
뷰스 민주당의 외연확대론이 '우클릭' 논란을 확산되고 있다.
정동영 당 사람들이 좀 더 내려가 봐야 한다. 넥타이 풀고 여의도를 벗어나서 아래로 가야 한다. 20년 전 한국 사회와 2014년 한국사회가 다르다. 사회경제적으로 구조가 달라졌다.
20년 전에는, IMF 전은 단봉사회였다. 중산층이 가운데고 심리적으로는 10명에 7명, 70%가 자신이 중산층이라 생각하는 세상이었다. 이때는 중원, 중도, 중앙을 뺏는 것이 중요했다. 민주당은 왼쪽을 대표하고 한나라당은 오른쪽을 대표하면 한나라당은 왼쪽으로 가야하고 민주당은 오른쪽으로 가야 했다. 그 당시에는 이게 맞았다. 그런데 그 것은 옛날 이야기다.
지금 세상을 양극화 사회라고 한다. 통계청 조사 결과 ‘나는 하류층이다’라고 답한 사람이 47%다. 그것은 비참한 이야기다. 내가 하류층이라고 답한 사람의 심정을 생각해 보라. 지금은 단봉사회가 아니고 중산층이 봉우리가 큰 사회 아니다. 낙타등사회, 즉 쌍봉사회다. 왼쪽 봉우리가 크고 오른쪽 봉우리가 작다. 오른쪽 봉우리가 기득권 층이다. 부자, 재벌, 대기업 가족들 관료들 기득권층이 이쪽 세력이다.
이 왼쪽 큰 봉우리에는 비정규직 8백50만, 자영업자 6백만, 농민 3백만, 청년실업자 2백만, 주변화된 소외된 계층이 속해 있다. 가운데가 쑥 들어가 있다. 오른쪽 봉우리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고 새누리당이다. 여긴 왼쪽으로 가야한다. 어떻게 갔는가.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다. 그 쪽은 왼쪽으로 간 것이 맞다.
왼쪽의 큰 봉우리 대표는 민주당이어야 한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가 얻은 48%를 분석한 결과 월수 2백만원 이하인 사람들 중 60%가 박근혜 후보를 찍고 40%가 문재인 후보를 찍었다. 월수 200만 원 이상 소득계층에서는 문 후보가 7%를 이겼다. 낙타등 왼쪽 봉우리, 여기의 대표성을 박근혜가 가져가 버린 것이다.
그럼 지금 자기 진지를, 왼쪽 봉우리만 확보하면 집권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른쪽으로 간다? 오른쪽으로 가면 강남, 기득권, 재벌, 대기업이 이쪽으로 오겠는가. 거긴 이미 금성탕지(金城湯池)다. 자기 봉우리인 왼쪽 봉우리가 훨씬 크고, 이 봉우리를 뺐겼는데 오른쪽으로 가자는 말이 어떻게 성립이 되겠는가. 공부를 안한다는 이야기다. 한국사회가 양극화 되고 자살률이 20년전에 비해 3배나 치솟고 국민행복도 최저인 상황이다. 이럴 때 대안이 민주당이어야할 것 아닌가. 그런데 대안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되었다. 정말 비통한 일이다. 거기 대고 우클릭 이야기가 나와서야 되겠는가.
그래서 민주당이 어디로 가야하는가. 왼쪽도 오른쪽도 아니다.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그게 답이다. 을지로위원회 같은 것은 맞는 방향이다. 그래서 ‘민주당 126명은 새누리당 155명과 다르네, 우리편이네’, 이게 되어야 다음에 집권한다.
당이 물새는 바가지가 되어가지고는 정권을 담을 수 없다. 당이 튼튼한 그릇이 되어야 거기 정권을 담을 수 있다. 정권을 담기 위해서는 수선을 해야 한다. 뚫어진 구멍을 수선하는 일차적인 일이 반성문을 쓰는 것이다. 반성하려면 우선 공부부터 해야 한다. 뭘 잘못했는지를 알아야 반성할 것 아닌가. ‘내가 이런 업적을 쌓았습니다’ 라고 해서 집권할 것 같은가. 집권 못한다. 그리고는 친노가 어떻고 비노가 어떻고 이러니 국민들이 절망하는 것이다. 친노-비노 논쟁을 뛰어넘지 못하면 정권 잡는 것은 요원해진다. 내가 이번 인터뷰에서 핵심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거다. 우리 사회구조를 잘 봐야 한다.
왜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가 그렇게 전 세계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가. 승자독식 자본주의, 신자유주의가 너무 많은 사람을 불행하고 있지 않은가. 이게 민주당의 메시지여야 한다. 교황은 교황의 권위를 가지니 메시지 만으로 되지만, 민주당은 신뢰가 부족하기 때문에 메시지와 함께 행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우클릭으로 가야한다는 사람들이 있으니 메시지부터 틀린 것이다.
뷰스 철도 노조 파업 어떻게 보나? 정부는 강경대응을 멈추지 않았다.
정동영 여기가 중요한 충돌지점이다. 철학이 부딪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처와 메르켈을 롤모델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대처는 철이 지난 리더다. 대처의 장례식 때 어떤 사람이 존경을 보냈가를 보면 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갈 길은 대처의 길이 아니라 메르켈의 길이다. 메르켈은 대연정을 하며 다 노동계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그게 다 100% 독일을 만들기 위한 것 아닌가.
철도노조 밀어붙이고 구속하고, 이렇게 가서는 100% 대한민국도 아니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도 아니다. 노동을 배제한 민주주의가 바로 지금 민주주의 한계다. 노동을 배제한 결과가 지금 비정규직 문제 아닌가. 독일은 노동자들의 경영참여가 성공한 나라다. 그런 것을 배워야한다. 정부나 전경련은 노조의 경영참여를 말하면 ‘사회주의 하자는 거냐’며 펄쩍 뛰는데 그 생각을 깨지 않는 한 우린 여기서 점프할 수가 없다.
왜 2만 달러에서 머물러야 하는가. 여기서 점프하려면 자발적 헌신성이 나와야 한다. 감시하고 통제하고 자르고 비정규직 쓰고… 언제까지 이렇게 가는가. 현대차가 세계 1등으로 가야할 것 아닌가. 대기업들도 삼성 현대처럼 글로벌 경쟁력 가지려면 글로벌 스탠더드가 필요하다. 그중 특히 독일은 잘 하고 있다. 이사회 절반이 노조다. 여기서 노동을 배제한 지난 6년 동안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죽었는가. 쌍용차에서만 23명이 죽었는데 그게 다른 사람 아니라 나요, 우리다. 그런 세상은 지옥같은 세상이다. 노동자가 죽고 다치고 구속당하고 손배가압류당하고…. 그러면 민주당은 어디로 가야하는가. 노동계의 권익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한국노총도 참여시키고 노동단체 출신도 국회 들어 갔다. 이런 사람들에게 좀 더 분발하라고 말하고 싶다.
뷰스 민영화는 어떻게 보나? 박근혜 정권 5년 내내 골치 아픈 이슈가 될 것 같다.
정동영 박근혜 대통이 다보스 포럼에 가서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과거 금과옥조로 여겨졌던 워싱턴 컨센서스가 시대에 걸맞은 대안을 제시하라는 도전을 받고 있지만 새로운 컨센서스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고 했다.
80년대 말에 워싱턴 컨센서스 밀어붙이고 20년 왔더니 재앙 아닌가. 그래서 미국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월가가 무너지고 전세계 뒤집어진 것이다. 그리고 전세계에 남은 것은 금융위기와 함께 양극화된 사회다. 더 이상 못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다 민영화를 밀어 붙인다면 이건 돈키호테 정권이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다. 세계를 봐야한다.
그런데 다보스 포럼에서 박 대통령이 문제의식은 갖고 한마디 했다. 워싱턴 컨센서스가 도전을 받고 있단 말이다. 도전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 워싱턴 컨센서스 핵심인 민영화를 막 밀어붙이고 있냐고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에 대해서 박 대통령이 대답해야 된다. 워싱턴 컨센서스는 더 지속가능하지 않다. 새로운 대안이 안나타나고 있는데 그럼 성찰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철학은 무엇인가. 원래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얘기를 하고 싶다. 규율된 자본주의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게 뭐냐면 헌법 119조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국가가 적절하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자유 방임상태로 둬선 안된다.
민주당이 이런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그래야 수권정다이 되는 것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각인해야 한다. 그것을 위해서 법안투쟁도 하고 법률투쟁도 하고, 현장 가서 연대도 해야 한다. 철도노조가 단순히 철도노조 문제가 아니라 국가운영 전반에 미치는 원리의 문제이기 때문에 이건 지방선거를 넘어서 임기 5년내내 부딪힐 것 같다. 사실 MB정권 초반에 이것을 밀어붙이려다가 광우병 촛불에 데였잖은가. 그것이 유예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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