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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시아 유엔사무총장에 '딴지 걸기'

아시아 부상 경계해 동유럽 후보 지지, 中 "말도 안돼"

지역순번제에 따라 아시아쪽으로 배정된 유엔 사무총장 후보에 미국이 동유럽후보를 밀고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은 4일(현지시간) 뉴욕발 기사에서 유엔 안보리의장을 맡고 있는 왕광야(王光亞) 유엔주재 중국 대사가 기자회견에서 "오는 12월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에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비공식 회의가 지난 2월부터 안보리에서 진행 중"이라며 "의견일치를 거두기까지는 앞으로 몇 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논의가 길어지는 이유에 대해 "이미 아시아 국자에서 몇 명의 후보가 나왔지만 안보리 이사국들은 더 많은 사무총장 후보가 거론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밝혀 사무총장 경쟁이 더욱 치열함을 시사했다.

사무총장 지역 순번제에 따라 아시아 순서가 돌아옴에 따라 우리나라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태국의 수라키아트 사티라타이 부총리, 스리랑카의 자얀타 다나팔라가 사무총장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사회 회원국들 중 미국이 지역 순번제에 반대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 대사는 그러나 "이번 사무총장은 아시아 국가에서 선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지난 1961년부터 1971년까지 사무총장을 역임한 미얀마의 유 탄트 총장이후 35년 동안 아시아 출신 사무총장이 없었다"며 "아시아는 유엔 회원국 중 가장 많은 54개국이 위치한 대륙이며 인구 비중도 제일 높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시아 출신 총장이 선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아시아 출신 총장에 대해서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회원국들도 동의했다"며 아시아 출신 총장 선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사회에선 한 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하지 못한 동유럽 국가 출신 후보들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은 중국의 아시아 후보론에 반대해 동유럽 후보 당선을 주장하고 있어 이번 유엔 사무총장 선출은 지역 간 세력 다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미국의 이같은 딴지 걸기는 아시아의 힘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경계감으로 해석되고 있어, 앞으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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