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국정원개혁특위 보이콧에, 민주당이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파행으로 맞받았다.

예결위는 이날 오전 새해 예산안 심사를 위한 첫 계수조정소위를 열고 증감액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이 이날 오전 열린 예결위 첫 계수조정위에서 국정원개혁특위와의 연계 방침을 시사하면서 활동계획만 통과시킨 채 정회됐다.

여야는 오후 본회의 직후 간사간 협의를 거쳐 속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나, 민주당이 국정원 개혁특위 정상화를 예산심사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어 속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야당 간사인 최재천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야 합의정신 자체는 국정원 개혁특위와 예산안 심사를 동시에 연말에 진행하는 것으로 투트랙이지만 사실상 원트랙"이라며 "어느 한쪽을 거부하면 4자합의 정신의 전면적인 부정이 된다. 예산안 처리를 원만히 하기 위해선 새누리당은 국정원 개혁특위에 하루 빨리 복귀해 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이에 대해 "예산소위에서는 가급적 정치쟁점 논쟁을 피하자"며 "연내 (처리)라는 큰 틀에 방점을 둬서 하루 빨리 예산이 확정돼 민생이 1월1일부터 챙겨질 수 있도록 의사일정에 모든 힘을 쏟고 심부름을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 예결위 파행은 새누리당이 4자 합의 사항인 연내 국정원 개혁특위 결과를 마치자고 한 부분에 대한 항의성"이라며 "민주당을 자꾸 이런식으로 내모는 역할을 새누리당이 나서서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 일정도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본회의 개회 30분전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박수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본회의는 상황에 따라 연기 가능성이 더 높다"며 "김한길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를 통해 지도부 의견을 듣고 고민 중이고, 그 결정사항을 오후 의원총회에서 설명 또는 통보한 후 본회의 참석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전병헌 원내대표는 '예산이 가장 중요한 민생이다. 그것을 누차 약속했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며 "지금 열리고 있는 모든 상임위에 정상적으로 참여해서 예산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정원 특위 일정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예산심사에 임하는 것은 무책임한 자세"라며 "최재천 간사가 국정원 특위 정상화에 대한 조속한 논의와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심사에 임해도 언제든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새누리당은 즉각 국정원특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