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동안 서울 집값이 18.9% 올랐으며, 특히 '강남 대체신도시' 후보로 거명된 과천은 51.8%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값 폭등의 진원지였던 강남.송파.서초 등 강남 3구는 23~25%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평촌.산본.일산신도시도 40% 넘게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말 그대로 '미친듯이' 오른 셈이다.
강남 3구, 지난해에도 25% 전후 급등
3일 국민은행의 시세조사에 따르면, 작년 전국 집값은 11.6% 상승해 2003년 노무현 정권 출범이래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서울 집값은 18.9% 올라 전년(6.3%)보다 3배가 오르는 급등세를 보였다.
강남-북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돼 강북은 14.8% 오른 반면 강남은 22.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 3구는 강남구 24.5%, 송파구 24.2%, 서초구 23.2% 등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양천구로 31.7%를 기록했으며 강서구(26.0%), 용산구(25.5%)도 많이 올랐다.
지난해 전국 집값은 노무현 정권 출범이래 최대 폭등하는 폭등세를 보였다. ⓒ연합뉴스
과천, 추병직 덕(?)에 52% 폭등
수도권의 아파트값 폭등 광풍은 더욱 거셌다. 과천이 51.8%나 급등해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과천은 재건축 허가로 급등하던 와중에 지난해 추석직후 추병직 당시 건설교통부장관이 2007년 상반기에 '강남 대체 신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체 신도시 0순위로 거명돼 광적 폭등세를 보였다.
40% 이상 오른 지역도 평촌(43.6%), 산본(41.1%), 일산서구(41.0%) 등 3곳이나 됐다. 이 가운데 평촌, 산본은 과천에 인근해 있는 까닭에 과천 광풍의 여파로 함께 폭등했다.
이밖에 수원 영통(37.3%), 성남 중원(35.9%), 고양 일산동구(35.5%), 성남 수정(35.1%), 안양 만안(30.4%), 고양 덕양(30.0%) 등은 30% 이상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상승폭이 크지 않아, 6개 광역시는 4.0% 오르는 데 그쳤으며 도리어 부산과 대전은 각각 0.6%, 0.7% 하락했다.
서울-수도권 전세값도 급등
집값 폭등은 곧바로 전-월세값 급등으로 이어져 집없는 서민들을 골병들게 만들었다.
전셋값은 전국적으로 6.5% 상승한 반면, 집값이 폭등했던 서울-수도권의 전세값을 10% 안팎으로 급등했다.
가을철 전세대란이 일었던 서울은 9.8%, 수도권은 10.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은평구로 17.0% 올랐으며 강서구(14.9%), 노원구(13.7%), 영등포구(12.9%), 양천구(12.0%), 강남구(11.5%), 광진구(11.4%), 구로구(10.4%) 순으로 10% 이상 올랐다.
수도권에서는 산본이 19.9%로 가장 많이 올랐으며 구리(17.8%) 안산(17.6%) 수원(15.4%), 남양주(14.9%) 등도 상승률이 높았다.
올해도 부동산대란 재연 우려
문제는 올해도 부동산대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또 "부동산을 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바로 권오규 경제부총리, 박병원 재경차관,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이용섭 건교장관 등은 노 대통령의 대국민 약속인 '분양원가 공개 불가' 방침을 밝히며 아파트 공급확대를 선언했다.
이들 경제관료는 구체적으로 올 1.4분기 중에 '강남 대체 신도시'를 발표하기로 하는 등 민간주택 건설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히고 있고, 이미 과천 등은 "또한차례 아파트값이 급등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2002년 대통령 선거운동때부터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던 노 대통령이 5년 임기내내 집값을 폭등시킨 한국 현대사상 유일무이한 대통령으로 기록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