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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올해 최악프로는 <여걸식스>, <하늘이시여>”

“올해 최고 프로는 <연애시대>, <PD수첩>”

올해 최악의 연예 프로그램으로 KBS2 TV의 <해피선데이> ‘여걸식스’와 지난 7월 종영한 SBS드라마 <하늘이시여>가 뽑혔다. 시사부문으로는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밥 안 하는 엄마 & 외식으로 크는 아이들’ 편이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ㆍ대표 신태섭) 방송모니터위원회는 13일 ‘2006년 올해의 나쁜 방송’으로 이들 세 프로그램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민언련 “‘여걸식스’, 여성진행자 말과 몸짓 ‘성희롱’에 가까워”

민언련은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여걸식스’에 대해 “‘여걸식스’는 처음 방송 당시 여성 진행자들을 대거 기용해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았다.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이 남성 진행자로 채워져 있는 상황에서 다섯 명의 ‘여걸’ 진행자는 새로운 기대를 모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민언련은 “회를 거듭할수록 ‘여걸식스’는 여성 진행자의 장점을 살리기는커녕 기존 오락 프로그램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보여줬다”며 “‘짝짓기’ 코너가 도입되면서 여섯 명의 여성 진행자들은 남성 출연자 앞에서 춤을 추며 유혹하고, 짝이 되어달라고 간청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동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또 “‘여걸식스’는 출연자들의 연애, 성형수술 등을 폭로하거나 신변잡기식 이야기를 늘어놓기 일쑤다. 게임을 통한 벌칙도 지나치게 가학적”이라며 “‘여걸식스’의 가학적 벌칙이나 남성패널을 대상으로 쏟아내는 여성 진행자들의 말과 몸짓은 ‘성희롱’에 가깝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늘이시여>, ‘비현실적’ ‘핏줄 지상주의’ ‘노골적 간접 광고’ 등 최악”

아울러 민언련은 SBS <하늘이시여>에 대해서는 “자신의 딸을 며느리로 삼는다는 줄거리,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인 내용, 승마기구 등의 노골적 간접광고, 분장사와 간호사를 비하하는 대사로 빚어진 특정 직업비하 논란 등으로 ‘논란백화점 드라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이어 “먼저 입양아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을 반복하고, ‘핏줄’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을 미화했다는 점”이라며 “이 같은 ‘핏줄 지상주의’ 정서는 입양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금씩 극복하고,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해가는 사회 분위기에 걸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또 “<하늘이시여>는 당초 50회로 기획되었으나 네 차례에 걸쳐 35회나 연장해 85회로 마무리되었다”며 “이 때문에 극 후반으로 가면서 등장인물 셋을 돌연사시키는 억지 설정이 많아지고 드라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밥 안 하는 엄마 & 외식으로 크는 아이들’ 편 역시 도마에 올랐다.

민언련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식생활과 연관된 사회·경제적 환경은 짚어보지 않고 아이들의 식생활 문제를 ‘엄마 탓’으로 돌렸다”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밥 안하는 엄마’는 성 역할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 깔려있다”며 “사회의 변화상은 외면한 채 밥은 무조건 ‘엄마’가 하는 것이라는 전제 아래 프로그램을 만든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고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선정한 이유를 들었다.

<연애시대>, 올해 ‘최고의 드라마’에 뽑혀

반면 민언련은 ‘2006년 올해의 좋은 방송’으로 ▲MBC <PD수첩> ‘황우석 사태’ 편 ▲EBS <지식채널e> ▲KBS <굿바이 솔로> ▲SBS <연애시대> 등 4편의 프로그램을 선정했다.

민언련은 특히 2~30대 시청자들의 폭넓은 공감대를 사며 심금을 울린 SBS <연애시대>에 대해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드라마가 지상파 방송에 넘쳐나지만 <연애시대>가 ‘사랑’과 ‘이별’을 그려낸 방식은 새롭다”며 “이 드라마는 진부한 구성, 자극적인 소재, 정형화된 캐릭터 등 구태의연한 설정을 끌어들이지 않고 주인공들의 자연스러운 일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고 평가했다.

민언련은 특히 “이 드라마는 우리 일상에서 있을 법한 사랑 이야기를 감칠나게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다”며 “<연애시대>는 사랑과 이별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했고, 우리의 삶을 차분히 생각해보게 했다”고 의미를 더했다.

민언련은 <연애시대>가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임에도 불구 “원작소설을 우리 정서와 감정에 맞게 잘 살려낸 각색과 이를 섬세하게 담아낸 탁월한 연출력이 돋보였으며, 두 주인공의 깊이 있는 연기와 독특한 캐릭터를 잘 살린 조연들의 연기 등도 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인 요소”라고 호평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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