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홍준표 "한나라 '바다' 연루자부터 솎아내야"

당지도부에 자체감찰 요구, '자정 바람' 불면 대선후보 구도 요동

10여년전 '슬롯머신' 권력형비리를 파헤쳤던 '모래시계 검사'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바다이야기' 의혹과 관련해 거명되고 있는 한나라당 일부 인사들에 대해 당이 먼저 감찰을 해 솎아내야 한다고 주장해 당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홍준표 "거명되는 당 일부 인사, 자체 감찰해야"

홍 의원은 30일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올린 <‘바다 이야기’, 한나라당 자체 감찰이 우선되어야 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홍 의원은 우선 "10여년 전 당시 검사의 신분으로 ‘슬롯머신’과 관련된 정-관-조폭의 커넥션을 발본색원했던 본인으로서는 ‘바다 이야기’, ‘경품용 상품권’과 관련된 커넥션의 구조나 실체를 짐작하는 것은 전혀 어렵지 않다"며 "불과 10여년만에 이런 상황이 재발된 것은 전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바다이야기' 사태를 권력형 비리로 규정했다. 그는 "‘사행성 오락’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병폐를 근절하는 방법은 단 하나 뿐"이라며 "‘못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사행성 오락 전면금지를 근원적 해결책으로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어 본론으로 넘어가 "당 차원에서 이러한 금지 조치를 마련하는 것과는 별개로 최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며 "그것은 ‘바다이야기’, ‘경품용 상품권’과 관련하여 거명되고 있는 당 소속 일부 인사들에 대한 자체 감찰을 실시하는 것"이라고, 한나라당 자체감찰을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권력형 비리로 단정 짓고, 언론에 발표되는 새로운 사실에 대해 한 두마디 논평을 내는 것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당 지도부는 지금 당장 동 사건과 관련하여 거론되는 당내 일부 인사들에 대한 감찰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하루빨리 국민앞에 공표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정식으로 강재섭 지도부에 감찰을 요청했다.

홍 의원은 "지난 5월 지방선거때 당 소속 인사들과 관련된 각종 스캔들에 능동적으로 대응했던 것이 지방선거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박성범-김덕용 의원의 선거공천금 비리 자체숙정 사실을 상기시킨 뒤, "그런 조치를 취하고 난 후 대여투쟁에 나서는 것이 한나라당이 참정치실천운동을 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감찰을 요구했다.

한나라당내 '바다이야기' 연루자 자체 숙정을 주장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한나라당 '자정 개혁' 바람 불면 대선후보 구도에도 변화

홍 의원의 주장은 한마디로 '선(先) 자체숙정 후(後)대여공세'로 정의할 수 있다.

표면적으론 그의 주장은 연일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나, 당내에선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여의도에는 수많은 정치인들의 이름이 거명되고 있다. 대다수는 여권실세들이나 한나라당이 절대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지역의 현역의원들이나, 국회 문광위 소속 의원 등의 이름도 일부 거명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바다이야기' 비리의 핵심실체는 사행성 게임을 인허가내주고 상품권 발행 및 유통을 허용한 노무현 정권이나, 일부 지역에서 사행성 게임업자의 유혹을 받았을 수도 있고 문광위 등 관련 국회 상임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당내의 우려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따라서 강력한 대여투쟁을 전개하기 위해선 5.31지방선거 공천비리나 '수해골프' 파문때 그러했듯 관련자들을 자체 숙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으며, 홍 의원 제언도 그런 당내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당내 다른 일각에서는 철저한 자체 감찰을 통해 비리 관련자들을 솎아낼 경우 '당내 개혁' 요구가 거세게 일어나며, 차기 대선후보 선출과정에 적잖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자정 바람'이 거세게 일 경우 당내 기반이 약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복잡한 후폭풍이 예견되는 '바다이야기' 의혹 자체 감찰 요구에 강재섭 대표부가 어떻게 대응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