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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의 꿈 '백년정당', 그리고 '원포인트 개헌'

<뷰스 분석> 盧가 탈당을 거부하는 이유와 정무팀 가동의 이면

청와대가 28일 오후 열린우리당에 한 통의 서신을 보내왔고, 당은 이날 밤 '대통령 비서실에서 보내온 글'이란 제목으로 이를 당 홈페이지에 전재했다. 앞서 지난 24일 열린우리당 수도권 재선의원 6명과의 만찬에서 한 노무현 대통령 발언의 내용과 취지가 잘못 전달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만찬 참석자들에 대한 노 대통령의 노골적 불만 토로였다.

무엇이 불만이었을까.

盧 "내 사전에 탈당은 없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은 대통령이 '총선&#8228;대선에서 대통령이 걸림돌이 된다면…'이라고 말했다면서, ‘나를 딛고 가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보도했으나 대통령은 '선거에 걸림돌이 된다면…이라는 발언을 결코 한 바 없다"며 "이전 정부의 사례에서 보듯이 여당의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도움이 되지 않으며, 대통령으로서는 당으로부터 비판받는 게 가장 가슴아픈 일이라는 것이 일관된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도 "다만, 바람직하지 않지만 당이 선거를 위해 꼭 그렇게 해야 한다면 비판을 감당할 용의가 있다는 표현을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요컨대 '어느 정도 비판'은 받아들일 수도 있으나, '나를 딛고 가는 수준의 비판'은 수용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청와대는 이어 "(노대통령 말은) 결코 ‘차별화’를 말한 게 아니라 오히려 대통령과 당이 갈등하는 것은 ‘백해무익’"이라는 의미이며 "한국정치의 양대산맥으로 튼튼하게 뿌리내리도록 함께 노력하자는 것이자,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국정운영과 여당에 미친 부정적 영향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단합하고 협의를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통령은 당원 여러분과 함께 약속했던 ‘백년정당의 꿈과 희망’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말해, 차기 대선-총선 전술상 당이 자신을 비판하는 것을 수용할 수는 있으나 '탈당'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퇴임후에 당에 복귀해 정치활동을 계속하겠다는 것이었다. 얼마 전 퇴임후 당에 '고문'으로 복귀하고 싶다는 발언의 연장선인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백년정당'을 꿈꾸나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연합뉴스


노무현의 꿈 '백년정당'

역대 위정자의 공통된 바람은 퇴임후에도 '수렴청정'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이원집정제라는 '상왕 정치'를 꿈꿨고, 김대중 전대통령도 당명을 '새천년민주당'으로 명명했다. 천년을 가는 정당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노대통령도 마찬가지다. 그는 '백년정당'을 목표로 설정했다. 향후 1백년간 계속 갈 정당을 건설하자는 것이다. 노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한국정치의 양대산맥'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영국이나 미국처럼 1백년이 흘러도 계속될 정당을 건설하고 싶은 것이다.

노대통령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판에 24일 만찬 참석자들이 "내가 아직 젊다. 나와 얘기할 수 있는 좋은 친구들도 열린우리당에 있다. 그들과 당에 끝까지 남고 싶다. 그러나 총선-대선에 걸림돌이 된다면..."이라고 대통령이 말했다며, 노대통령이 유사시 당을 위해 탈당할 것처럼 언론에 전언하니 펄쩍 뛰고 나설 밖에...

액션 플랜 '원 포인트 개헌'

그렇다면 노대통령의 '백년정당' 액션플랜은 무엇일까. 아니, 백년까지는 말할 것도 없이 당장 눈앞에 닥친 내년말 대선과 후년초 총선 전략은 무엇인가.

노대통령은 지난 27일 2년전 당-정 분리를 명분으로 없앴던 정무팀을 부활시켰다. 신계륜, 안희정 등 8.15때 특별 사면복권시킨 핵심측근이 대거 배치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의 최대 목표는 '정권 재창출'이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 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민심을 되돌릴 묘책이 없는 데다가, '바다이야기' 등 악재가 연일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설정한 차선의 목표가 이른바 '원 포인트 개헌'이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 시기를 일치시키자는 것이다. 명분은 불필요한 국력낭비 예방이다. 하지만 노대통령과 친노직계가 이에 집착하는 속내는 다른 데 있다.

"현재 정치일정대로 대선을 치룬 뒤 총선을 치루게 되면, 다음 총선에서 친노직계는 전멸할 게 불을 보듯 훤하다. 그렇게 되면 노대통령이 당에 복귀해 정치활동을 계속할 기반 자체가 없어진다. 원 포인트 개헌의 숨겨진 속내는 이것이다."

한 여당 핵심의원의 말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현행 선거일정대로 선거를 치루면 만에 하나 노대통령이 밀은 여당후보가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새 대통령은 차기 총선공천때 '노무현 사단'을 철저히 배제할 것이다. 과거 전두환-노태우 정권교체기때도 나타났던 현상이다. 여당후보가 패하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친노직계는 출마한다 할지라도 '몰살적 상황'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대선-총선 시기를 일치시키면 상황은 달라진다. 대통령선거 과정에 여야전선이 형성될 것이고, 이 전선은 곧바로 총선에도 투영돼 의석 상당수를 얻을 공산이 크다. 더욱 노대통령의 국회의원 공천이 가능하다. 노대통령이 꿈꾸는 여당 복귀, 즉 '백년정당'의 토대가 마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노대통령과 친노세력이 집요하게 추구하는 '원 포인트' 개헌의 숨은 속내다. 다음 총선을 '공포'로 여기고 있는 다른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최상의 상황이다.

"차기 대통령은 역대 최강의 대통령이 될 것"

문제는 야당과 민심이다.

우선 개헌을 위해선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각의 협조가 불가피하다. 과연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동의할 것인가.

한나라당쪽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원 포인트 개헌의 속내는 노무현 세력의 잔존이다. 이를 수용할 한나라당 대권후보는 없을 것이다. 차기 대통령은 역대 최강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대통령 선거 몇달 뒤 총선이 치러지기 때문이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지지율이 급등하며, 그 여파는 최소한 1년 간다. 이 기간중 총선이 치러지면,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은 과반수 이상 의석 장악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한나라당이 당선되면 그럴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국민심판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노무현 세력이 설 땅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마당에 누가 속 보이는 원 포인트 개헌에 동의하겠나."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원 포인트 개헌에 동의하면 열린우리당 세력이 호남에서 잔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호남을 되찾아와야 할 민주당이 그런 바보짓을 할 리 있겠냐"고 반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민심이다. 노 대통령이 밉더라도 한나라당으로 정권이 넘어가는 게 더 싫다면 원 포인트 개헌에 동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여론조사 등에 나타난 민심은 그렇지 않다.

역대 위정자는 모두 '천년 권력'을 꿈꿔왔다. 그러나 성공한 전례는 없다. 왜 그랬을까. 재임기간중 성공한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천년 권력'을 꿈꾸기에 앞서 노 대통령이 곰곰히 곱씹어 보아야 할 역사의 준엄한 가르침이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4 1
    하하

    무능한테 이벤트 꾸며봐야
    데모세력들 겪으며 국민들도 철 좀 안들었나?
    데모와 일솜씨는 별개다 라고.

  • 5 1
    백기사

    백년정당 아니라 5백일정당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철저히
    자기의, 자기만에 의한, 자기만을 위한 정치가
    21세기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망조들 나라
    망국으로 치달을 나라를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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