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정말 만화같은 '극적 역전승'
'어린 호랑이' 나지완, 홈런 두방으로 'V10' 견인
조범현 감독이 이끄는 KIA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잠실구장에서 장장 4시반 동안 SK와 펼친 혈전에서 초반에 패색이 짙었으나 끝까지 집요한 추격전을 벌인 결과 5-5로 맞선 9회말 나지완이 짜릿한 끝내기 솔로홈런을 쏘아올려 6-5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4승3패를 기록한 KIA는 1997년 이후 12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으며 타이거즈는 통산 10번째 패권을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 끝내기 홈런을 포함해 홈런 두방으로 3타점을 올리며 KIA를 정상으로 등극시킨 나지완은 기자단 투표에서 총 61표 중 41표를 얻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날 7차전은 양팀이 7명씩, 총 14명의 투수를 투입할 정도로 4시간 반 동안 쫓고 쫓기는 명승부가 계속됐다.
경기 초반은 SK가 압도했다. SK는 4회초 선두타자 정근우의 중전안타에 이어 박정권이 볼카운트 2-1에서 구톰슨의 4구째 바깥쪽 높은 144㎞ 직구를 밀어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뿜어냈다. 하지만 계속되는 찬스에 졸공으로 이닝을 마무리, 점수를 크게 벌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5회에는 KIA 투수진의 난조로 볼넷과 야수선택, 몸맞는 공으로 1사 만루를 만든 뒤 박정권이 KIA 세번째 투수 양현종으로부터 2루수쪽 깊숙한 땅볼을 날려 1점을 보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SK는 5회에도 계속된 2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벼랑끝 위기에 몰린 KIA는 5회말부터 반격에 나섰다. 연일 계속되는 경기에 SK 투수진의 체력이 고갈난 게 KIA에게는 더없이 찬스였다. 선두타자 최희섭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갔고 2사 2루에서 고졸신인 안치홍이 2루수 옆을 빠져 중견수쪽으로 흐르는 적시타를 날려 1-3으로 따라붙었다.
KIA의 추격을 받기 시작한 SK는 6회초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SK는 나주환과 정상호가 연속안타를 친 뒤 최정이 보내기번트를 성공시켜 만든 1사 2,3루에서 대타 김강민이 큼직한 우익수 플라이를 날려 1점을 보탰고, 이어 박재상이 깨끗한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5-1로 달아나 승부를 결정짓는듯 싶었다.
그러나 KIA에는 어린 호랑이 나지완이 있었다. KIA 2년생인 나승완은 6회말 선두타자 김원섭이 내야안타로 출루하자 SK 두번째 투수 이승호로부터 가운데 펜스를 넘어가는 2점홈런을 날려 KIA팬들을 열광케 했다.
기세가 오른 KIA는 7회말에는 안치홍이 카도쿠라에게서 좌중월 솔로아치를 뿜어내며 1점차로 SK를 따라붙었다.
이어 타석에 나선 최경환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고 이현곤은 볼넷을 골라 무사 1,3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이용규의 유격수 땅볼 때 최경환이 어이없는 주자플레이로 홈으로 쇄도했다가 아웃되면서 KIA 응원석의 열기는 싸늘하게 식었다. 그러나 김원섭이 우전 적시타를 날려 5-5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5-5로 팽팽한 맞선 9회말 1사 뒤 앞서 2점 홈런을 날렸던 나지완이 타석에 들어서자 KIA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끝내기 홈런", "끝내기 홈런"을 연호했다. 나지완은 그러자볼카운트 2-2에서 채병용의 6구째를 걷어올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통렬한 솔로홈런을 날려 팬들의 기대에 120% 부응했다.
벤치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KIA 선수단은 일제히 마운드에 쏟아져 나와 12년만에 다시 맛본 우승에 환호했고, KIA 팬들도 '호랑이의 화려한 컴백'에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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