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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집값 안정 위해 과잉 유동성 흡수해야"

"2000년대의 초저금리 정책이 세계적 거품 양산"

한국은행이 장기간의 저금리가 세계적인 주택가격 급등을 유발했다면서 물가와 성장을 감안하며 과잉 유동성을 흡수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추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향후 금융통화위원회의 결정이 주목된다.

세계적 주택경기 연착륙 예상 불구 급락 가능성 상존

한국은행 해외조사실은 2일 발표한 ‘주요국의 주택가격:리스크와 정책과제’란 보고서를 통해 "2000년대 들어 각국 중앙은행이 경기하강에 대응해 정책금리를 대폭 인하했고 모기지금리를 비롯, 장기금리도 사상 최저로 하락했다"며 "미국 등 대다수 국가에서 시장금리가 명목 균형금리보다 장기간 낮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주택가격 앙등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주택가격 버블 여부는 판단하기 어려우나 영국과 호주가 2004-2005년에 주택가격 상승세가 큰 폭으로 둔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상당한 버블이 내재되어 있으며, 주택가격이 기초경제여건을 크게 벗어나 과대평가된 아일랜드와 스페인 등은 장기실질 평균치에 수렴하기 위해 명목 주택가격이 급락할 가능서이 제기될 정도로 버블 정도가 크다는 점에서 급락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에는 가격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고 국지적인 현상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및 신축주택가격이 각각 5%, 1% 내외의 상승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2000년 이후 연평균 10% 이상 상승한 스페인의 경우 상승폭이 둔화되며, 프랑스는 연 15% 이상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주택가격이 내재가치를 약간 상회하는 정도여서 버블 정도는 미미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집값 급락시 금융시스템 불안 가능성 대비해야

한은은 대다수 전문가들이 세계 주택경기가 연착륙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스페인과 아일랜드 등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가계의 순수한 부와 차감여력이 감소해 가계소비 둔화가 초래되고 건설투자 부진, 고용부진에 따른 경제성장률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시스템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면서," 반면 주택경기 둔화가 예상될 경우 주택구매보다는 임대를 선호하면서 임대료 상승을 부추겨 소비자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특히 주택가격이 급락할 경우 은행의 잠재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이를 면밀히 주시해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또 "필요할 경우 담보인정비율(LTV) 조정과 함께 신용평가기준 강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및 BIS 위험가중치 산정기준 조정 등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이날 분석은 외국의 사례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나, 지난 2001년 하반기이래 우리나라의 집값 상승률이 세계 최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실제로는 우리나라의 부동산 거품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과거 부총재 시절부터 2001년 9.11테러후 미연준의 과도한 금리인하로 전세계적으로 부동산거품이 발생한 점을 비판하며, 더이상의 거품 발발을 막기 위한 선제적 금리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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