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의 견인차인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율이 지난 7월 3%대로 급락하면서 작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한자리 숫자로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IT 무역수지 흑자 전달보다 6%나 감소해

2일 정보통신부가 공개한 '7월 IT 수출 분석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IT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3.5% 증가한 86억4천억달러, 수입은 7.6% 늘어난 47억7천만달러로 각각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이 기간 IT부문의 무역수지 흑자는 전월 41억5천만달러보다 6% 감소한 38억7천만달러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정통부는 밝혔다.

월별 IT 수출 증가율은 올해 4월 8.5%로 8개월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진 뒤 5월 12.6%로 다시 살아났다 6월 9.1%에 이어 7월까지 두 달 연속 한자릿수로 다시 하락했다.

이처럼 증가세가 꺾인 것은 전반적으로 수출 단가가 하락하고, 고가전략을 펴온 휴대전화 수출이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정통부는 밝혔다.

실제로 1Gb(기가비트) 낸드플래시의 경우 1월 7.4달러에서 7월 3.6달러로 가격이 절반 수준 이하로 급락했고, TFT-LCD 32인치 TV용 패널 가격도 1월 5백55달러에서 7월 3백90달러로 30%나 떨어지는 등 핵심 수출품목의 가격 급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파악됐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29억2천만달러, 디스플레이 패널이 10억1천만달러, 디지털 TV가 6억3천만달러로 각각 6.6%, 16.7%, 34.1% 증가한 반면, 휴대전화는 19억달러, PC는 2억9천만달러로 각각 3.6%, 11.4% 감소했다.

반도체에서는 논리소자(Logic, 6억1천만달러), 다중칩 패키지(MCP, 3억달러), D램(7억3천만달러) 품목의 수출이 각각 11.5%, 147.9%, 10.5%씩 늘었다. 디지털 TV는 완제품보다 멕시코, 폴란드, 중국 등 해외생산을 위한 부분품 수출이 수출 증가를 주도했고 디스플레이 패널은 대형 LCD TV의 수요 확대로 작년 8월 이후 12개월 연속 10억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이어갔다.

반면 휴대전화 수출은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 부진에 따라 대 미국 3억4천만달러, 대 유럽연합(EU) 5억1천만달러로 각각 15.2%, 16.4% 감소했으나 브라질(1억달러), 인도(8천만달러), 멕시코(7천만달러) 등 신흥시장 수출이 각각 14.0%, 12.4%, 174.8% 증가해 향후 수출 회복의 가능성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대 중국(홍콩 포함) 수출이 30억6천만달러로 1.8% 늘었으나 EU는 13억5천만달러, 미국은 9억8천만달러, 일본은 5억1천만달러로 각각 5.1%, 4.6%, 12.5%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휴대폰 판매 감소가 삼성전자 등이 고가전략만을 구사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하고 있어 이들 업체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또 LCD판매를 늘리기 위해선 방송-통신 융합 등 정책적 결단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 새로 출범한 3기 방송위원회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