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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로, 건강 문제로 국가평의회 의장권한 임시 이양

동생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이 의장 권한대행 맡아

피델 카스트로(79)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의장 권한에서 임시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스트로 의장의 권력이양이 쿠바 정부 발표대로 임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카스트로 의장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카스트로 의장이 자신의 의장 권한을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에게 임시로 이양하고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카스트로 의장이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 베네수엘라를 방문하고 연이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 병세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이날 저녁 카를로스 발렌시아가 비서가 대신 발표한 서한에서 "최근 위장 출혈로 고통받아왔다"며 "수술을 받고 몇 주 휴식을 취하면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국가원수 권한을 자신의 후계자이자 동생인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임시로 이양한다"고 밝혔다.

카스트로 의장은 또 라울 카스트로 국방장관에게 국가평의회 의장 권한도 이양하며 보건-교육 분야의 자신의 권한과 국가 에너지 분야의 권한은 공산당과 의회 인사에게 이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미국의 위협에 모든 쿠바인과 공산주의자가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또 오는 13일 80세 생일을 맞아 개최하려던 축하행사를 이번 수술로 인해 쿠바 혁명군 기념일인 오는 12월 2일로 연기한다고 공표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지난 1959년 1월 혁명을 일으켜 정권을 잡았으며 1952년 권좌에 오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장기간 권좌를 유지하고 있다.

<AP통신>은 그러나 그가 최근 들어 건강이 악화됐다고 믿을 만한 징후들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카스트로 의장은 2001년에는 연설도중 잠시 정신을 잃는가 하면 2003년에도 정신을 잃고 넘어지면서 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또 2005년에는 미국이 카스트로 의장의 파킨슨씨병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카스트로 의장은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면 권력에 연연하지 않고 권좌에서 물러날 것임을 단언해왔다. 그는 "자신이 나라를 이끌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지면 평의회를 소집해 다른 사람이 권력을 행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왔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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