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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의 '근성-집중력' 대단했다

"당돌하다"고 비난한 일본 빙상계에 실력으로 답변

김연아(고려대)가 쇼트프로그램 세계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세계선수권대회 쇼트 프로그램 1위에 오른 것은 김연아 특유의 집중력과 승부근성 때문이었다.

이날 10그룹에서 4번째로 연기를 펼친 김연아는 앞서 9그룹 마지막에 연기를 펼친 안도 미키(일본)가 64.12점으로 시즌 최고점수, 조애니 로셰트(캐나다)가 67.90이라는 개인 최고점수를 받는 장면을 지켜봤다.

김연아 개인의 최고 기록인 72.24점에는 크게 못미치나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다행인 것은 김연아에 앞서 연기를 펼친 라이벌 아사다 마오가 트리플 러츠 점프에서 실수하면서 66.06에 그쳤다는 점이다. 실수만 안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김연아는 자신있게 빙판위로 올라섰고 특유의 도도한 연기를 펼치기 시작했다.

비록 첫 번째 트리플 컴비네이션 점프에서 어탠션 판정을 받아 0.6점의 가산점을 받는 데 그친 것이 '옥의 티'였지만, 나머지 점프와 기술요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연기가 끝난 뒤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뜨거운 박수갈채와 환호로 김연아의 압승을 확인시켜줬다.

김연아는 이날 기술 요소 부문에서 43.40점, 프로그램 구성요소에서 32.72점을 받았다. 기술 전환 부문만 7점대(7.75점)였을 뿐, 나머지 스케이팅 기술과 연기, 안무, 해석 등은 모두 8점대를 기록했다. 이날 김연아를 빼고 프로그램 구성요소 부문에서 8점대를 받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김연아의 압도적 승리였다.김연아가 그만큼 자신이 준비한 모든 연기를 실수없이 정확하게 구사했다는 의미다.

강인한 승부근성, 집중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여기에는 WBC에서 한국이 준우승에 그친 뒤, "야구 대표팀이 패해 이번에는 내가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반드시 아사다 마오를 꺾겠다고 한 다짐도 큰 몫을 했을 성싶다. 자신에 대해 "당돌하다"는 비난을 한 일본 빙상계에 실력으로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근성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김연아는 이제 29일(한국시간) 열리는 프리 스케이팅에서 생애 첫 세계선수권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김연아 스스로 매 시즌 막판 체력적인 부분에서 부담을 느껴온 만큼 아직 낙관은 금물이다. 그러나 이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승부근성과 집중력이 유지한다면 꿈에 그리던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김연아 몫이 될듯 싶다.

쇼트 프로그램 역대 최고 점수를 갈아치우며 세계선수권 우승을 예약한 김연아 ⓒ연합뉴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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