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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망스런 집중폭우, 이번엔 경기-충북 강타

통복천-안성천 뚝 터지고 여주도 또다시 홍수 경보

경기 지역의 제방들이 잇따라 터지고 충북 진천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이번에는 집중호우가 경기와 충청을 집중 강타하는 양상이다.

평택 통복천, 안성 안성천 뚝방 잇따라 터져

경기도 평택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28일 오후 4시께 안성천 지류인 통복천(평택시 통복동) 제방 일부가 유실돼 이 일대 30여가구 침수됐다고 밝혔다. 유실된 제방은 가로 10m, 높이 3m 구간으로 제방을 타고 넘친 물이 인근 지역으로 유입돼 통복동 주민 수십명이 대피했으며 하천 주변 세교지하차도가 물에 잠겼다.

경기 안성시 안성천도 이날 오후 4시께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동신리 안성천 제방이 붕괴돼 인근 지역으로 빗물이 유입되면서 동문마을과 수용촌 주민 2백여명이 안성여중으로 대피했다. 붕괴구간은 50m에 달하며 동문마을과 수용촌 대부분이 침수된 가운데 인근 지역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28일 오후 경기도 평택 안성천으로 유입되는 통복천의 뚝방이 무너져 위태로운 제방 위 철로로 불안하게 열차가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충북 진천에서는 야산 붕괴 및 급류로 주민 2명 실종

호우경보가 발령된 충북 진천군에서는 하천 곳곳에서 범람 직전으로 큰 물이 넘치면서 2명이 실종되고 주민 1천1백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진천군 재난안전대책 상황실에 따르면 오후 1시 5분께 이월면 신계리 인근 야산에서 흘러내린 흙더미가 S가든 종업원 숙소를 덮치면서 정모(45.여)씨가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오전 11시 30분께 광혜원면 구암리에서 박모(62.여)씨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주민 대피령도 잇따라 진천군은 진천읍내를 가로 지르는 백곡천이 범람할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 30분께 상덕리, 하덕리, 신정리, 송석리 2백59가구 주민 6백83명에 대해 긴급 대피령을 내린 뒤 진천농.공고로 분산 수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진천군 광혜원면 광혜원리 바듬마을 인근 칠장천이 범람 위험수위를 1m 정도 남겨 놓아 이 마을 주민 5백여명에 대해 대피령을 발령했다가 오후 1시 30분께 대피령을 해제했다.

덕산면을 지나는 한천도 범람위기를 맞으며 용몽리 인근 하천이 넘쳐 이 일대 상가 4백여m가 물에 잠기는 등 광혜원면, 초평면, 문백면 등 군내 저지대 곳곳의 농경지와 주택, 공장 등이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또 오후 1시 50분께 이월면 노원리의 지방도로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통행이 제한되는 등 군내 도로 10여곳이 산사태나 침수로 통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진천군 관계자는 "군내 대부분 하천이 범람위기를 맞기도 도달했으나 오후 들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비가 더 이상 내리지 않으면 큰 위기는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빗물이 하천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침수피해지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에 한 시간에 47mm 폭우 쏟아져

장마전선이 남하하면서 소강상태를 보임에 따라 호우경보가 호우주의보로 바뀌었던 인천지역에서는 오후 3시께부터 빗줄기가 굵어지면서 4시까지 한시간 동안 46.5㎜의 폭우가 쏟아졌다. 부천지역도 같은 시간대 37.5㎜의 강수량을 기록했으나 두 지역 모두 별다른 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강수량은 인천 83㎜, 부천 66㎜, 김포 12㎜ 등이며, 인천기상대는 29일 오후까지 인천지역에 50~1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인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번 비로 서구에서 주택 5채와 상가 및 공장 5개동, 농경지 20㏊, 도로 16곳이 물에 잠기고 남동구 도로 1곳이 침수된 것으로 집계했다. 김포지역에서는 27일에 농경지 114㏊가 침수됐었다.

시는 양수기 17대와 공무원 등 30여명을 동원해 피해지역에 대한 응급 복구작업을 대부분 마쳤으나 오후 다시 시작된 장대비로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으며, 재난대책안전본부는 예상침수지역과 하천을 점검하는 등 추가 피해 예방활동에 나서고 있다.

인천기상대 관계자는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 올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9일 오후께는 비가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가 특정 시간대 집중적으로 내릴 수도 있어 기상특보에 귀를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경기 여주 남한강 수위 높아지며 주민들 긴급대피

또 지난 16-17일 범람 일보직전까지 넘실댔던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여주대교 수위가 28일 집중호우로 다시 상승하면서 주민들이 긴장한 채 대피 여부를 놓고 수위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오후 3시30분 남한강 여주대교 수위는 7.34m로 교각이 아직 보일 정도이나 남한강 유역에 장대비가 계속 내리고 지천 유입량이 늘고 있어 둑을 위협하듯 수위가 눈에 띄게 올라가고 있다.

빠른 속도로 팔당호쪽으로 황톳물을 내려보내는 남한강과 달리 여주대교 근처에는 불어 난 물을 보러오는 주민들도 없고 주변 음식점과 상가들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으나, 남한강변 저지대 농지도 수위가 상승하면서 다시 침수되기 시작해 물이 빠졌던 비닐하우스 단지 일부가 다시 물에 잠겼다.

이날 오후 현재 대신면 양촌.당산리 40㏊ 등 모두 51㏊가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됐으며, 여주군은 지난 14-20일 호우 때 도로, 농경지, 농작물, 주택 등 2천494건 62억원의 피해를 입고 이날 오전 응급복구를 마무리해놓고 2차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여주군 재난안전대책본부는 27일밤부터 비상근무체제를 가동해 군청 직원들을 읍면별로 배치해놓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남한강 수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충주댐 방류량이 아직 초당 700t에 불과해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유역이 집중호우가 계속돼 대비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여주대교 수위는 7.35m로 위험수위(9.5m)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으나 경계수위(7.5m)에 육박해 홍수주의보가 발령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횡성댐, 집중호우로 수위 높아져 오후 7시부터 방류

한편 횡성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횡성권관리단은 28일 오후 7시부터 수문을 열고 초당 1백t의 물을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횡성권관리단은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댐 상류지역에 2백40㎜ 가량의 비가 내려 유입량이 초당 2백10t에 이르고 앞으로도 1백㎜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수위조절을 위한 방류를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횡성댐의 수위는 오후 4시 30분 현재 홍수위 제한수위인 178.20m보다 낮은 173.40m를 보이고 있다.
전국종합=최병성.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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