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속류 상업주의' 비판 날로 거세져
서울광장-상암경기장 이용권 매각에 시민들 냉소
서울시가 2006년 독일월드컵 기간 서울광장에서 펼쳐질 거리 응원 행사 주최자로 SKT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을 두고 시민사회단체의 비난이 계속되고 있다. "시민의 광장을 돈주고 팔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번 SKT컨소시엄에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방송(KBS), 서울방송(SBS), 서울신문 등 5개 언론사도 참여해 “언론마저도 월드컵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2002년 전세계를 감동케 했던 한국적 에너지의 자발적 발출이 상업주의에 의해 큰 상처를 입는 양상이다.
'서울시 상업주의'가 논란의 근원
원인 제공자는 서울시였다.
서울시는 지난 달 27일 서울광장과 청계천 일대에서 벌어질 거리 응원 주관사업자로 SKT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한국의 월드컵 예선경기가 있는 ▲6월 13일(대 토고전) ▲19일(대 스위스전) ▲24일(대 프랑스전) 등 총 3일간에 걸쳐 하루 광장 사용료로 5백만원을 주최측으로부터 받는다고 발표했다.
또 SKT컨소시엄은 광장 사용료 이외 매년 개최되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행사에 3년 동안 모두 30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서울시의 조치를 비난하면서 “서울시는 거리 응원까지 상업화의 대상으로 삼느냐”고 강력 반발했다.
"자발적 시민응원의 장에 관(官)이 끼어들어서야"
문화연대는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 <국가와 자본이 아닌 시민의 축제를 요구한다>를 열고 서울시의 서울광장 사업자 선정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이득재 대구카톨릭대학교 교수는 “지난 2002년 서울시청 앞이 모자라 도시의 수많은 협곡으로 흩어지면서까지 월드컵을 응원했던 시민들은 축제의 주체가 아니라 축제의 대상으로서 새롭게 동원되고 말 것”이라며 이번 서울시 결정을 우려했다.
이 교수는 “거리와 광장이 집이나 이명박 시장의 개인 소유물 같은 사적인 공간으로 변질되고 자본과 권력의 식민지 영토로 전락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세혁 서울산업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도 “지난 2002년 월드컵은 시민들의 자발적 응원 문화였다”면서 “왜 잘 되고 있는 축제에 관(官)이 끼여드냐”고 따져물었다.
홍성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은 “서울 광장, 청계천을 보면 잘 만들어놓은 한편의 드라마 촬영무대 같다”며 “서울시는 시민을 광장으로 끌고와 내다팔고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서울시가 진짜로 판 것은 ‘광장’이 아니라 그 곳에 나와있는 ‘우리’를 판 것”이라고 말했다.
"너도나도 애국심 마케팅"... 국민 응원전도 양분될 판
한편 시민단체들은 비단 서울 광장 판매권에만 국한해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의 과잉광고나 언론매체의 집중적인 과잉 취재 열기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SKT와 KTF등 양대 통신업체들은 벌써부터 월드컵 응원과 관련된 광고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들 광고는 주로 “대한민국을 응원하자”는 이른바 ‘애국심 마케팅’에 기반을 둔 것 광고물이다. 심지어 고추장 광고에까지 ‘축구’를 소재로 한 TV광고가 등장하는 등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도 월드컵 D-100일과 맞물린 지난 ‘3.1절’에 하루 종일 월드컵 분위기 띄우기에 몰두해 “삼일절인지 축구절인지 헷갈렸다”는 여론의 따가운 지적을 들어야만했다.
특히 월드컵 응원권을 사실상 SKT측에 넘겨준 KTF는 <붉은악마> 응원단과 손을 잡고 맞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칫 월드컵 거리 응원이 SKT측과 KTF과 주도하는 응원전으로 양분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희준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는 “우리도 흥분하고 감동하고 애국할 수 있는데 왜 기업들이 호들갑을 떨며 애국하라고 강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들 기업들의 과잉 광고를 '진저리나는 애국심 마케팅'으로 규정했다.
정윤수 문화평론가 역시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상암경기장에 들어갈 때 관람객들은 자신이 가져온 물을 버드와이저 물컵에 옮겨담아 입장해야 했다"면서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면 마치 수만의 관중들이 버드와이저를 마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광장 한복판에서도 이러한 일이 동일하게 벌어질 지 모른다"며 기업의 월드컵 상업화를 비판했다.
월드컵 기간 상암경기장 이용권한도 MBC에 낙찰
한편 서울광장에 이어 월드컵 상암경기장도 월드컵 기간동안 이용권한이 민간사업자에게 팔려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월드컵 경기장 운영 관계자는 “주관사로 <MBC>로 선정되었고 대행사로는 (주)액세스엔터테인먼트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은 기본적으로 대관시설이기 때문에 서울광장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작년 말부터 월드컵 기간동안 경기장을 사용하겠다는 업체들이 많아 제안공모를 통해 선정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울 월드컵경기장 측은 사용 주관사와 대행사에서 받은 이용료 액수에 대해서는 끝내 밝히기를 거부했다.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월드컵경기장 측은 1회 사용에 2억8천만원(예선 3경기 총 8억4천만원)을 써낸 액세스엔터테인먼트를 대행사로 선정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시장 취임후 '민간 마인드'를 도입해 서울시 행정개혁을 이뤄냈다고 자부해왔다. 그러나 서울광장과 상암경기장 이용권을 매각한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득보다 실이 많은 '속류 상업주의'의 전형이라는 게 대체적 여론이다.
특히 이번 SKT컨소시엄에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방송(KBS), 서울방송(SBS), 서울신문 등 5개 언론사도 참여해 “언론마저도 월드컵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아울러 제기되고 있다.
2002년 전세계를 감동케 했던 한국적 에너지의 자발적 발출이 상업주의에 의해 큰 상처를 입는 양상이다.
'서울시 상업주의'가 논란의 근원
원인 제공자는 서울시였다.
서울시는 지난 달 27일 서울광장과 청계천 일대에서 벌어질 거리 응원 주관사업자로 SKT컨소시엄을 선정하고, 한국의 월드컵 예선경기가 있는 ▲6월 13일(대 토고전) ▲19일(대 스위스전) ▲24일(대 프랑스전) 등 총 3일간에 걸쳐 하루 광장 사용료로 5백만원을 주최측으로부터 받는다고 발표했다.
또 SKT컨소시엄은 광장 사용료 이외 매년 개최되는 '하이서울 페스티벌' 행사에 3년 동안 모두 30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서울시의 조치를 비난하면서 “서울시는 거리 응원까지 상업화의 대상으로 삼느냐”고 강력 반발했다.
"자발적 시민응원의 장에 관(官)이 끼어들어서야"
문화연대는 1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토론회 <국가와 자본이 아닌 시민의 축제를 요구한다>를 열고 서울시의 서울광장 사업자 선정 문제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토론회 발제자로 나선 이득재 대구카톨릭대학교 교수는 “지난 2002년 서울시청 앞이 모자라 도시의 수많은 협곡으로 흩어지면서까지 월드컵을 응원했던 시민들은 축제의 주체가 아니라 축제의 대상으로서 새롭게 동원되고 말 것”이라며 이번 서울시 결정을 우려했다.
이 교수는 “거리와 광장이 집이나 이명박 시장의 개인 소유물 같은 사적인 공간으로 변질되고 자본과 권력의 식민지 영토로 전락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세혁 서울산업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도 “지난 2002년 월드컵은 시민들의 자발적 응원 문화였다”면서 “왜 잘 되고 있는 축제에 관(官)이 끼여드냐”고 따져물었다.
홍성일 문화연대 미디어문화센터 운영위원은 “서울 광장, 청계천을 보면 잘 만들어놓은 한편의 드라마 촬영무대 같다”며 “서울시는 시민을 광장으로 끌고와 내다팔고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는 “서울시가 진짜로 판 것은 ‘광장’이 아니라 그 곳에 나와있는 ‘우리’를 판 것”이라고 말했다.
"너도나도 애국심 마케팅"... 국민 응원전도 양분될 판
한편 시민단체들은 비단 서울 광장 판매권에만 국한해서 문제를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의 과잉광고나 언론매체의 집중적인 과잉 취재 열기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SKT와 KTF등 양대 통신업체들은 벌써부터 월드컵 응원과 관련된 광고를 쏟아내고 있는데 이들 광고는 주로 “대한민국을 응원하자”는 이른바 ‘애국심 마케팅’에 기반을 둔 것 광고물이다. 심지어 고추장 광고에까지 ‘축구’를 소재로 한 TV광고가 등장하는 등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도 월드컵 D-100일과 맞물린 지난 ‘3.1절’에 하루 종일 월드컵 분위기 띄우기에 몰두해 “삼일절인지 축구절인지 헷갈렸다”는 여론의 따가운 지적을 들어야만했다.
특히 월드컵 응원권을 사실상 SKT측에 넘겨준 KTF는 <붉은악마> 응원단과 손을 잡고 맞대응한다는 방침이어서 자칫 월드컵 거리 응원이 SKT측과 KTF과 주도하는 응원전으로 양분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희준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는 “우리도 흥분하고 감동하고 애국할 수 있는데 왜 기업들이 호들갑을 떨며 애국하라고 강요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들 기업들의 과잉 광고를 '진저리나는 애국심 마케팅'으로 규정했다.
정윤수 문화평론가 역시 "지난 2002년 월드컵 당시 상암경기장에 들어갈 때 관람객들은 자신이 가져온 물을 버드와이저 물컵에 옮겨담아 입장해야 했다"면서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면 마치 수만의 관중들이 버드와이저를 마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광장 한복판에서도 이러한 일이 동일하게 벌어질 지 모른다"며 기업의 월드컵 상업화를 비판했다.
월드컵 기간 상암경기장 이용권한도 MBC에 낙찰
한편 서울광장에 이어 월드컵 상암경기장도 월드컵 기간동안 이용권한이 민간사업자에게 팔려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월드컵 경기장 운영 관계자는 “주관사로 <MBC>로 선정되었고 대행사로는 (주)액세스엔터테인먼트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월드컵경기장은 기본적으로 대관시설이기 때문에 서울광장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작년 말부터 월드컵 기간동안 경기장을 사용하겠다는 업체들이 많아 제안공모를 통해 선정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울 월드컵경기장 측은 사용 주관사와 대행사에서 받은 이용료 액수에 대해서는 끝내 밝히기를 거부했다.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서울 월드컵경기장 측은 1회 사용에 2억8천만원(예선 3경기 총 8억4천만원)을 써낸 액세스엔터테인먼트를 대행사로 선정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시장 취임후 '민간 마인드'를 도입해 서울시 행정개혁을 이뤄냈다고 자부해왔다. 그러나 서울광장과 상암경기장 이용권을 매각한 서울시의 이번 조치는 득보다 실이 많은 '속류 상업주의'의 전형이라는 게 대체적 여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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