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등에 '마천루 아파트단지' 허용
2005년 좌절된 '매머드 초고층 아파트단지' 현실화
오세훈 시장 "압구정 등 5개 지역에 마천루 허용"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선유도공원에서 병풍이 늘어선 것 같은 현재의 단조로운 한강변의 도시구조를 매력적인 수변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내용의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문'을 발표하며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또한 성수와 이촌, 반포, 구의, 자양, 당산 지구에는 최고 50층 안팎의 빌딩 신축이 가능해지게 됐다.
시는 초고층 빌딩 신축을 허용하는 대가로 개발 대상지의 25% 이상을 공용 용지로 기부채납 받아 이곳에 녹지대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이를 통해 한강 접근성과 조망권을 획기적으로 높여 일부 아파트 주민들에게 사유화된 한강을 전체 시민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는 우선 연내에 성수, 합정, 이촌, 압구정, 여의도 등 5곳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하고 개별 개발이 진행되기 이전에 통합 개발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망원, 당산, 반포, 잠실, 자양 등 중.장기적으로 중.소규모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에 대해선 체계적 개발을 유도하는 단계적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 나머지 지역은 시의 기본 경관계획에 따라 관리하기로 했다.
시는 성수, 합정 등 5대 전략정비구역이 통합 개발되면 총생산 28조6천억원, 부가가치 12조3천억원, 고용 20만명 등의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 침체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05년 좌절됐던 압구정 매머드단지 현실화
서울시의 방침에 따라 가장 우선적으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압구정동이다.
지난 2005년 2월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현대 1∼7차와 10차 단지인 압구정아파트지구 2주구 주민들은 13, 14차 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아파트들을 1개 대단지로 묶어 재건축하는 내용의 개발기본계획 변경안을 서울시에 제출했다.
34만8천2백35평에 51개동 3천8백96세대가 살고 있는 압구정 아파트 재건축단지는 북쪽으로는 한강과 올림픽대로에, 동.서.남쪽으로는 언주로와 논현로 압구정로와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 접하고 있는 강남의 노른자위다. 또한 단지 입구에는 갤러리아 백화점과 현대백화점에 위치하고 있다.
주민들은 기존 51개동의 2분의 1가량인 23개동 최고 60층의 초고층 탑상형 아파트를 짓는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었다. 이같은 계획이 실현될 경우 현재 한국최대 주상복합아파트 단지인 타워팰리스 단지를 8개 합친 규모의 한국최대 초고층아파트 대단지가 출현할 전망이었다.
주민들은 기존의 단지 사이로 났던 5개 공공도로를 없애고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만드는 등의 방식을 통해 주택용지내 녹지비율을 주택용지면적의 30%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여기에 미니 야외골프장과 인공호수까지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단지내에는 각각 3개씩의 초등-중-고등학교를 세우고 유명학원들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말 그대로 강남 압구정 일대에 '강남 속 강남 블럭'을 건설하려는 것이었다.
당시 압구정 프로젝트는 당시 이명박 서울시장의 긍정적 평가로 현실화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아파트값 폭등을 우려한 건설교통부 반대로 끝내 무산됐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나면서 오세훈 시장의 한강변 병풍아파트 없애기 프로젝트에 의해 압구정 프로젝트는 현실화 초읽기에 들어섰다. 일각에선 제2롯데월드 허용이 송파 잠실 일대에 부동산거래 재개를 불러왔듯, 이번 조치가 강남 압구정 일대의 부동산거래에 활기를 띄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기도 하다.
서울시는 부동산값 폭등에 대배해 한강변 전 지역의 토지거래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부동산 가격이나 투기 조짐이 포착되면 즉시 토지거래 허가구역 또는 투기지역, 주택거래신고지역 등으로 묶겠다는 방침이나, 과연 이번 조치가 시장에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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