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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더이상 북-남 가족상봉 없다"

쌀-비료 지원 중단에 대한 대응, 남북 교류 전면 중단 위기

북한이 북한 미사일 발사후 쌀-비료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힌 우리 정부에 맞서 다음달로 예정돼있던 남북 이산가족 화상 상봉을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주장은 쌀-비료 제공이라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을 남측이 거부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나, 북한이 앞서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선군정치 혜택론'을 주장한 데 이어 이산가족 상봉이라는 가장 예민한 문제를 건드리고 나섬에 따라 국민감정이 급랭하면서 남북관계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민간활동가들은 이번 사태로 6.15선언후 6년간 어려움 속에서도 지속돼온 남북 민간교류와 '햇볕정책'에 결정적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북한 "더이상 북남 가족 상봉은 있을 수 없다"

북한 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은 19일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보낸 전화통지문을 통해 "남측에서 인도주의적 차원의 쌀과 비료 제공을 일방적으로 거부했다"며 "우리측에서는 북남사이에는 더 이상 흩어진 가족, 친척 상봉이라는 것도 있을 수 없게 되었고 인도주의 문제와 관련한 그 어떤 논의도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이어 "8.15 남북 이산가족 특별 화상상봉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를 할 수 없다"고 덧붙여, 당분간 이산가족 상봉을 전면 차단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측의 전통문에는 그러나 8.15 상봉 외에 8.15 남북공동행사 개최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2000년 6.15선언 이후 남북 이산가족 회동이 전면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금강산 관광사업-개성공단 사업 등에도 파장이 미치지 않을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미사일 발사이후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쌀과 비료를 제공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한 북측의 반발로 보인다"며 "이런 분위기 하에서는 평양에서 열릴 예정인 8.15 남북공동행사도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 권호웅 참사. ⓒ연합뉴스


7.12 남북장관급 회담때 이미 예고

이같은 북측 대응은 이미 지난 12일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예견된 것이었다.

남북장관급회담 이틀째인 12일 전체회의에서 북측 단장인 권호웅 내각책임참사는 기본발언에서 "선군(先軍)이 남측의 안정도 도모해 주고 남측의 광범위한 대중이 선군의 덕을 보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그는 또 내년부터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완전 중단, 김일성 묘지 참배 허용, 국가보안법 철폐, 쌀 차관 50만t과 경공업 원자재 제공 등을 요구했다.

권 참사는 그 대가로 8.15민족대축전 때 우리측 당국 대표단의 평양방문과, 추석을 계기로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갖고 화상상봉도 갖자고 제안했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 우리측이 북측의 '선군정치 혜택론'을 비난하면서 쌀-비료 추가지원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북한이 회담 일정을 앞당겨 북으로 돌아감으로써 2000년 6.15선언후 6년간 어려운 과정에도 지속돼온 가족상봉 등 남북 교류가 중단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고 19일 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에 이른 것이다.

북한은 특히 남북장관급회담후 지난 16일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후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히고 북한 배제 '5자회담'에 참여하기로 한 것을 놓고, 남측의 대북정책에 일대 변화가 생겼다고 판단, 이같은 이산가족 상봉 회동 중단 결정을 통고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상당 기간 남북관계는 급랭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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