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25일 후임 KBS 사장으로 이병순 KBS 비즈니스 사장이 사실상 내정된 것과 관련, "원천 무효"라고 반발한 반면, 자유선진당은 수용 입장을 밝혔다.

조정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 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KBS 사장 선정과정에 청와대의 부당한 개입여부를 국정조사를 통해 밝혀낼 것이고 유재천 이사장이 대책회의에 참석하는 등 KBS 이사회의 문제점 또한 밝혀낼 것"이라고 사장 추천이 원천 무효임을 주장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와 방통위는 짜여진 각본에 따라 치밀하게 움직이며 포스트 정연주 사장의 자리에 청와대 낙하산 인사를 심어 놓았다"며 "이 과정에서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마저 완전히 상실했다. KBS 이사회 자체가 불법과 탈법의 진원지였다"고 KBS 이사회를 비난했다. 그는 "비판적 이사 4인이 퇴장한 가운데 친여 성향의 KBS 이사들은 만장일치로 이병순 사장 임명제청안을 통과시켰다"며 "정연주 사장 축출과 신임사장 인선과정 모든 게 불법이고, 무효이기 때문에 이번 이사회의 결정은 원천무효"라고 주장했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그동안 정연주사장이 해임되는 과정과 신임사장을 선임하는 절차상에 부적절한 청와대의 개입논란도 있었고, KBS 이사회는 일부사원들의 반대로 이사회장을 서너 번씩 옮겨 다니며 007작전을 방불케 하는 웃지 못할 촌극도 연출하면서 KBS 문제가 사회적 논란거리로 부상해왔다"고 힐난하면서도 "이제 KBS 이사회가 적법절차를 거쳐 후임 사장을 추천한 만큼, KBS가 공영방송으로 제자리를 빨리 찾게 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안에 후임사장을 임명해야 할 것"이라고 수용 입장을 나타냈다.

이처럼 야3당의 입장이 갈림에 따라 민주당이 빠르면 26일께 제출할 KBS 사장 임명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도 민주당과 민노당만의 공조로 이뤄질 전망이어서 사실상 국정조사는 불가능할 전망이다. 조정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와관련 "야3당 공동으로 국조 요구권을 제출할 계획이었으나 민노당과는 내일 오전에 만나기로 했으나 선진당으로부터는 (협조에 대한) 답이 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