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청수 경찰청장, 조용기와 '선교 포스터' 파문
조계종 격노 "명백한 개신교 선교행위. 즉각 사퇴하라"
불교계는 국토해양부가 관리하는 대중교통정보시스템에서 사찰 이름이 삭제된 데 이어, 경찰총수 얼굴이 대형 개신교행사 포스터에까지 실리자 정권 차원에서 개선교 선교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며 크게 분개하는 분위기다.
25일 <법보신문>에 따르면, 어청수 경찰청장은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경찰청 경목실 주최로 24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오산리 최자실 금식기도원에서 열리는 금식기도회의 포스터에 조용기 목사와 나란히 사진을 실었다.
어 청장의 사진이 실린 행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경찰선교회가 주관한 '제4회 전국경찰복음화 금식대성회'로 경찰선교에 대한 목표와 전략, 경찰복음화로 인한 새로운 경찰상 구현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5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법보신문>은 이같은 포스터를 공개하며 "문제는 공직자의 신분으로 특정종교 기도회 광고지에 사진을 올린 점"이라며 "이는 경찰청장 사진이 기도회 상단에 올라와 말단 경찰까지 기도회 참석 요구 압박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더 놀라운 사실은 이 광고지가 일반 시민이 지나다니며 눈길을 줄 수 있는 곳에 ‘떳떳이’ 부착된 점"이라며 광고지가 서울 종로경찰서 공보게시판에 붙어있는 대목을 문제 삼았다.
신문은 또 "특히 첫 금식대성회는 경찰복음화를 구체적, 전략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알려져 공직자 종교편향 파문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계종의 한 중진 스님은 <법보신문>과 인터뷰에서 “청장 사진이 들어가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은 경찰들은 위압감을 느끼고 서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특정종교 기도회에 공공조직의 수장이 사진을 올린 것은 명백한 종교편향 행위”라고 비판했다.
경찰청은 <법보신문>에게 “좋은 취지의 행사라 사진 게재를 허락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이와 관련 24일 이미 진상조사를 마쳤으며 25일 중에 '경찰청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어 청장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25일 포탈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한 네티즌이 <법보신문> 사진과 함께 올린 '어청수-개신교 복음화 찌라시 모델로 데뷔'라는 글에는 비난 댓글이 잇따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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