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잇딴 다우너(앉은뱅이 소) 동영상 공개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국내외적으로 팽배하자, 미국 농무부가 20일(현지시간) 다우너의 고기를 식용으로 공급하는 것을 중단키로 했다.

에드 샤퍼 농무장관은 이날 앉은뱅이 소의 고기를 식용으로 공급하는 것을 중단하는 규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샤퍼 장관은 앉은뱅이 소를 식용으로 공급하지 않은 규정이 발효되면 1년에 도축되는 3천400만 마리 가운데 1천여마리가 이 규정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샤퍼 장관은 이같은 조치를 취한 배경과 관련, 장관 취임 바로 다음날 웨스트랜드/홀마크 미트 사에서 비인도적이고 불법적인 도축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보고 받고 즉각 농무부 감사관(OIG)과 식품안전검사국(FSIS)에 사건 발생의 경위를 파악해 향후 인도적인 도축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방안들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었다고 말해 <휴메인 소사이어티>의 동영상 공개가 결정적 계기가 됐음을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역사상 최대리콜 사태가 발생한 사건에서 농무부가 요구한 규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를 확인했기 때문에 비인도적인 도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앉은뱅이 소에 대한 도축을 전면중단키로 하는 선제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월 <휴메인 소사이어티>가 캘리포니아의 웨스트랜드/홀마크 미트사(社) 산하 도축장에서 앉은뱅이 소를 도축하는 동영상이 공개하면서 비난여론이 비등하자 사상 최대의 리콜 조치를 행한 바 있다.

농무부는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처음으로 발견된 직후 얼마 안 돼 앉은뱅이 소에서 나온 고기의 판매를 금지했었다. 하지만 현행 규정에 따르면 앉은뱅이 소로 검역과정에서 판명이 나더라도 2차 검역을 통과하면 식용으로 판매가 가능하도록 돼 있었다.

앉은뱅이 소들은 대변 더미에 뒹굴고 면역체계도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아 대장균이나 살모넬라, 광우병 등에 감염돼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개중에는 광우병 소도 섞여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사왔다.

그러나 미 농무부의 이번 조치로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이 모두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다우너가 연간 1천마리에 불과하다는 농무부 발표 자체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농무부의 자체 적발건수에 불과하다. <휴메인 소사이어티>는 검역인력의 절대부족 등으로 미국 전역의 도축장에서 다우너들이 도축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관련 동영상을 최근 공개한 바 있다. CNN도 최근 미 하원의원의 말을 빌어 "미국의 쇠고기 안전 시스템이 붕괴중"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