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자기점검없이 靑 들어온 사람 있어"
"부자들만 모여있다는 인상 줘", 박미석 자진사퇴 주문?
이대통령 "자기점검없이 청와대 들어온 사람 있다"
이동관 대변인 브리핑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확대비서관회의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수석들의 부동산투기 의혹 등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해석하기에 따라선 상당히 의미심장한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이 대통령은 "자아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청와대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며 "청와대라는 곳은 상당한 자기관리를 해야 하는 자리"라며 '청와대 인사 자격론'을 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통령이나 7,8,9급이나 공직자로서의 기본정신은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며 "공직자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왜 내가 공직자가 되려고 하는가, 이런 것들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좀 덜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며 청와대 비서진의 공직자 의식 부족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과연 내가 헌신하고, 봉사하고, 희생할 만한 결심이 돼 있는가, 이런 것을 스스로 점검할 기회도 없이 들어온 사람도 있다고 본다"며 일부 비서진에 부적격자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뒤, "청와대에서 일하는 것이 명예스럽고 괜찮겠다 싶어 이런 계산을 갖고 와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꾸짖었다.
그는 "지금부터라도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며 "나는 과연 희생하고, 봉사하려는 생각, 정말 몸을 던져서 하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청와대에 들어왔는가. 그렇게 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준비했는가. 그 준비는 자기 자신, 가정, 친척, 가깝게 지내온 교우관계 등 모든 면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스스로 주변관계를 엄격히 관리할 것을 지시했다.
그는 "우리 청와대가 국민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며 "지난 두 달 동안 청와대는 '부자들이 모여 있나 보다' 이런 인상을 줬지만, '야 정말 기민하게, 정말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일의 핵심을 파악해서 딱딱 할 일을 하고 있다' 아직은 이런 이미지를 굳히지 못했다. 이 이미지를 형성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말해, 은연중에 세간의 '강부자 수석' 비판여론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靑 "문제 인사 스스로 물러나야 하지 않나"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원론적 언급'으로 볼 수도 있으나, 청와대 일각의 해석은 그렇지 않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 여론의 비판의 요지는 재산이 많다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아니라 일부 인사가 실정법을 어기면서 부동산투기를 한 데 있는 게 아니냐"고 반문한 뒤, "특히 박미석 수석 같은 경우는 청와대에 경위가 어떻든 간에 농사를 짓지 않고도 짓고 있다는 거짓 문서를 제출함으로써 검증 시스템 자체를 무력화시킨 결정적 과오를 범한만큼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지난번 개각때도 직접 누구누구는 나가라고 하지 않고 본인들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도록 했다"며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본인이 명예롭게 거취를 정하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곽승준 수석 등은 어렸을 때 부친이 위장전입 등을 한 것이나 박미석 수석 같은 경우는 비교적 최근에 본인의 결정으로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어서 경중이 다른 것 같다"며 "대통령과 조직 전체를 위해서라도 당사자들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회적으로 박 수석 등이 자진사퇴해주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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