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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달러 부족, 은행들 스스로 해결하라"

은행들 "환율 폭등 위해 은행 어려움 방치하는 것 아니냐"

최중경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최근 달러화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 한국은행에 요청한 외환보유고 공급을 "금융기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재정부가 이처럼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달러화 부족에 따른 원-달러 환율 급등세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며, 은행들은 정부가 '약한 원화' 정책 고수를 위해 은행들 요구를 일축하는 게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 차관은 이날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마친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조달이 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풀어 지원하는 것은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라며 이렇게 밝혔다.

국민.신한 등 국내 11개 은행의 자금부장들은 앞서 지난 18일 재정부가 소집한 '외화유동성 점검회의'에서 은행권의 외화유동성 부족과 관련해 한국은행이 외환보유고를 풀어 통화 스와프시장에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했었다.

최 차관은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버는 것보다 쓰는 것이 많으니 외화유동성이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그러나 현재 차입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며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거듭 은행들 스스로 외화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은행들이 우선 외화자금조달 체계를 합리화하고 부족한 유동성은 적극적으로 차입에 나서는 등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외화자금 조달에 걸림돌이 되는) 제도를 풀어주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한나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추경 예산과 관련,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일부에서는 정부가 인위적 경기부양에 나선다고 하는데 모든 경기부양은 인위적이다. 다만 정부는 경제에 주름을 늘리는 무리한 경기부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통제 방침에도 동아제분이 밀가루값을 대폭 인상한 데 대해선 "국제 곡물가격이 올라서 인상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한걸음 물러서며 "다만 지나치게 가격이 오르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 폭등에 대해서도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경상수지 적자 확대, 물가 상승 등이 나타나고 있는데 정부는 자원외교 강화, 에너지 수급 장기대책 뿐 아니라 에너지사용 효율화 방안을 준비해 (지식경제부에서) 발표할 것"이라며 뾰족한 대책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최 차관 발언을 접한 대형 시중은행 관계자는 "재정부가 수출 드라이브를 위한 '약한 원화' 정책을 고수하려고 일부러 은행들의 외환 부족 사태를 방치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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