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지난 2월중순 해킹을 당한 데 대해 한나라당이 22일 노무현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김대은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포털사이트·은행·군(軍)에 이어 청와대마저 해커들의 손에 의해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며 "노무현 정권 말기에는 청와대 전산망까지 해킹당하는 등 한국은 이제 더 이상 IT 강국이 아니라 해커들의 놀이터로 전락하고 만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어 "지난 2월 중순 정권 교체기의 어수선한 틈을 노려 중국 또는 북한 해커로 추정되는 해커들이 청와대 전산망을 해킹하여 국가기밀을 빼내갔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경보시스템이 작동은커녕 불과 20일전인 3월말까지도 청와대와 국정원조차 해킹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며 "노무현 정권의 작품인 이지원 시스템이 어느 프로그램보다도 방화벽이 탄탄하다며 이전 정부까지 국가정보원이 맡았던 청와대 전산망 관리를 자체 관리체제로 전환하더니 결국은 국가안보 사항을 해커들의 손에 고스란히 넘겨주고 말았다"고 노무현 정권 책임론을 폈다.

그는 "눈뜨고 국가안보가 강탈당하고 있는데도 지금까지도 잃어버린 자료의 규모와 내용을 모른다는 것은 충격을 넘어 국가 차원에 있어 심각한 우려가 아닐 수 없다"며 "이는 단순히 이지원이란 전산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 이를 관리하고 운영해온 노무현 정권의 국가안보관의 문제에 있다"며 거듭 노 정권 책임론을 폈다.

그는 "그렇다고 대책 없이 하늘만 바라본다면 한국은 국제 사회로 부터 해킹의 주요 경유지라는 오명으로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인 정보기술 산업이 위축되고 말 것"이라며 인터넷 보안 강화를 주문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비판은 그러나 이날 청와대가 밝힌 해킹 경유와 상당 부분 맥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이날 기자들에게 밝힌 해킹 경위에 다르면, 해킹을 당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 관계자는 지난 2월 전임자에게서 개인저장장치(USB)로 정보를 인수인계 받아 보안이 되는 메인서버에 올려놓는 대신 청와대에서 사용하는 개인PC에 자료를 저장해 놓았다. 이 NSC 관계자는 개인PC에 보안관련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국가정보보안 기본지침, 비서실 전산 정보보안 업무지침 위반 등의 사유를 들어 이 관계자를 문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