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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 신헌법 국민투표 반대 야권 탄압

국영언론 통해선 연일 찬성 여론 조성

미얀마 군사정부가 내달 실시될 신헌법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국영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찬성을 유도하고 있는 반면, 이를 반대하는 야권과 민주단체는 체포와 협박 등 탄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로이터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2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주 미얀마 신년축제 때 라킨의 주도(州都)인 시트웨에서 'NO'라고 쓰인 셔츠를 입은 민주단체 회원 등 60여명이 체포됐다"며 "최소 20명은 아직도 구금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옛 수도인 양곤에서도 'NO'라고 쓰인 포스터를 붙이려던 NLD 당원 가운데 1명이 체포되고 서너명이 심한 구타를 당했다고 밝혔다.

반면에 국영 <MRTV>는 신헌법에 대해 찬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프로그램과 노래 등을 방영하고 있으며, 국영신문인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1면에 "헌법을 찬성하는 것은 이 시대 모든 국민의 국가적 의무"라고 주장하며 찬성표를 던질 것을 강요하고 있다.

미얀마 군정은 내달 10일 신헌법이 국민투표를 통과하면 이를 토대로 2010년에 총선을 실시할 방침이다. 신헌법 초안에 따르면 상·하 양원 의석의 25%는 군부에 할당하고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는 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군부에 넘겨주도록 명시, 신헌법 제정을 통해 사실상 군정체제를 굳히려 하고 있다. 또 헌법 개정은 의원 75%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해 군부의 승인 없이는 사실상 개헌이 불가능하며, 특히 영국인과 결혼하고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인 수치 여사는 대선과 총선 출마 자격이 박탈된다.

이에 NLD와 민주 단체인 '88세대 학생'은 "군정이 일방적으로 제정한 신헌법 초안은 국가화해를 해칠 뿐 아니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반대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20일(현지시간) 2건의 폭탄 폭발사고가 발생하는 등 미얀마 정국은 계속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목격자들은 이날 오후 8시께 양곤 번화가에서 폭탄이 터졌으며 약 한 시간 후에 시내 다른 곳에서 두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폭탄은 모두 차량 밑에 숨겨져 있었고 폭탄이 터질 당시 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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