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은 방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한 것에 대해 18일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평가 절하했다.

유종필 통합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내고 "현재 남북관계가 경색된 주요원인은 남측의 새 정부와 북측 사이의 신뢰가 형성되어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이 대북자세와 정책노선은 소극적이면서 연락사무소 설치와 같은 적극적이고 고차원적인 제안을 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선 중요한 것은 남북 간의 경색된 분위기를 풀고 상호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라며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는 국민의 정부 때 추진해왔는데 아직 성사되지 않고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대북 식량지원을 인도적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언급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연락사무소 설치를 제안하기에 앞서 이 대통령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한 이행의지를 천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락사무소 제안이 성과를 거두려면, 중단 상태에 놓인 10.4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 총리회담 합의사항들이 계속 이행되고, 이를 위한 남북 간 실무대화를 진행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지안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남북 간에 고위급 외교채널을 구축하는 방안은 바람직한 일이나, 한반도 내외정세와 독립적으로 남북한의 상설적인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임에도 오히려 북한을 압박하는 소지로 작용될까 우려스럽다"며 "제안 자체는 타당하나 취지에 대해서는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그는 "연락사무소 설치의 진정성을 인정받으려면, 북핵 해결을 남북연락사무소 설치의 전제조건으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