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 재임 시절 이른바 '알카에다 포로에 대한 고문 허용 메모'를 작성, 부시 정부가 알카에다 포로들에게 고문을 가할 수 있도록 하는 법 해석을 제공했던 한국계 존 유 캘리포니아 주립 버클리 대학(UC 버클리대) 교수에 대해 미국 법조계가 대학 측에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미국 뉴욕의 언론단체인 '양심과 함께 하는 미디어(MWC)'에 따르면 '전미법률가길드(NLG)'는 10일(현지시간) UC 버클리 대학측에 유 교수를 해임할 것을 회원 전체의 이름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마호리 콘 NLG 회장은 이날 "존 유가 알카에다 포로들을 고문하도록 유도한 정책을 구축한 범죄 행위는 미국의 전쟁범죄법에서 전쟁범죄를 구성하고 있다"며 "그같은 전범을 신성한 학교에서 해고, 학교를 떠나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존 유 교수의 범죄 행위로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를 침공한 같은 달에 작성된 메모에서 볼트 홀의 법과교수인 존 유는 적국의 전투원에 대해 대통령이 억류하거나 심문하는 것에는 미국의 형법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유추해석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유 교수에 따르면 고문과 폭행, 손상을 가하는 것,그리고 스토킹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연방 법조문은 전쟁을 수행 중인 군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가 하면, 고문의 정의를 축소, 희생자들이 심각한 신체적 상처를 받아 죽음에 이르거나 장기 활동 정지, 혹은 영구 상처를 낳아 심각한 신체 기능 손실 등을 동반하는 고통을 겪는 것으로 한정했다"고 비난했다.

존 유 교수는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법무부 내 법률자문실에 근무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각료들을 상대로 법 자문 과정에서 '적국의 전쟁포로는 제네바 조약의 보호를 받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자문을 했고, 이로 인해 알카에다를 상대로 한 고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존 유 교수 메모는 그동안 계속되는 공개 요구에도 부시 행정부가 이를 거부해오다, 인권단체들이 제기한 재판 과정에서 지난주 공개됐다. 이와 관련, 미 하원 법사위원회 존 코니어스 위원장은 존 유 교수에게 청문회에 출석해 '고문 메모'에 대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