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24일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고 궤멸위기에 빠진 현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정대철 고문은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쇄신의 핵심은 노무현정권과의 절연"이라며 "노무현정권 실패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정체성 문제, 아마추어리즘, 정당정치 무시를 극복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환골탈태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며 친노진영과의 완전 절연을 주장했다.

정세균 상임고문도 "위기상황이다. 시간을 마냥 끌 수는 없다. 신속히 일을 처리해야 한다"며 "우리의 논의는 실질적이 돼야 한다. 실천이 담보되는 논의를 통해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정균환 최고위원은 "참패원인은 이미 나와 있다. 그것을 어떻게 담아내느냐의 숙제를 안고 있다. 그 과정에서 당의 단합이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도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토론하는 것이 어떤가"라고 계파간 갈등을 빚고 있는 지도체제 논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원기 고문은 "지도체제는 연석회의에서 바로 논의해 결정하기보다 각 그룹간 물밑대화를 먼저 해가면서 논의하자"고 제동을 걸었다.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총에서도 여러 의견이 분출했다.

송영길 의원은 “지난 2004년 총선 당시에 탄핵으로 인해 위기에 처해있던 한나라당이 재선의원으로 비교적 계파로부터 자유로웠던 김문수 의원이 공천심사위원을 맡아 과감한 공천 수술을 했다”며 “그래서 120석 의석을 획득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다”며 대대적 공천 물갈이를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이어 "대선이 끝난 후 후보 메시지가 명료했으면 좋겠다"며 정동영 후보에 대한 명쾌한 입장 표명도 압박했다.

당 지도부 책임론도 분출했다.

양형일 의원은 "최고위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비상체제로 지도부 운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경태 의원도 "결국 대선민심에서 나타나는 것은 호남의 선전, 영남의 완패"라며 "총선에 대한 평가는 수도권에서 얼마만큼 선전하느냐에 달려있다. 수도권에서 선전할 지도부체제를 짜야한다"고 주장했다.

임종석수석부대표도 "최고위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고, 비상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후보메시지가 명료했으면 좋겠다"며 정 후보를 압박한 뒤, "17대를 마무리하기 전에 지금이라도 대선민심에서 나타나는 중요한 정책적 변화요구에 충실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 주요정책에 대해 수술할 것이 있다면 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기존 정책의 전면수정을 주문했다.

문학진의원은 "비례대표의원, 중진원로의원을 포함해 선호하는 지역에 출마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당에서 명령하는대로 어디든지 나가서 싸우고, 국민을 설득해 내는 적극적인 출마방식이 당차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며, 비례대표와 중진들이 신당이 참패한 수도권 등에 출마해 진검승부를 할 것을 주문했다.

이같은 논란속에서 친노의원들은 상대적으로 목소리를 낮추며 침묵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