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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사자성어 "자신을 속여 남도 속인다"

'자기기인' 선정, “신정아 비롯 정치인-대기업 도덕적 불감증 심각”

올해를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자기기인(自欺欺人)’이 선정됐다. 이는 “자신을 속여 남도 속인다”는 의미다.

23일 <교수신문>에 따르면, 15~20일 <교수신문> 필진을 비롯해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와 주요 학회장,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자 3백40명 가운데 43%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자기기인’을 꼽았다.

'자기기인’은 주자의 어록을 집대성한 <주자어류(朱子語類)>와 각종 불경(佛經)에 자주 등장하는 사자성어로, 자신도 믿지 않는 말이나 행동으로 남까지 속이는 사람 또는 도덕 불감증 세태를 풍자하거나 망언을 경계하는 성어로 널리 쓰인다.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는 ‘자기기인’을 추천한 이유로 “자기기인은 인간의 도에 넘친 욕망이 분출돼 나타나는 행동”이라며 “지난 한해 신정아와 사회저명 인사들의 학력위조, 대학총장과 교수들의 논문표절, 유력 정치인들과 대기업의 도덕적 불감증 등 자기기인 성어에 들어맞는 사건을 너무도 많이 접했다”고 밝혔다.

손주경 고려대 교수는 “신정아 사건이나 대통령 선거가 보여주듯이 한국사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스스로 언행에 정직하지 못했다는 것”이라며 “경제.사회적 이득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스스로 가늠해볼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환갑 중앙대 교수는 “자신이 믿지 않는 말로 남을 속이다기보다는 상습적으로 거짓을 농하다보니 스스로 도취돼 자신까지 속이게 되는 지경까지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기기인' 외에 “난제가 가득한 형국을 묘사한 ‘산중수복(山重水複)’이 18%, 의혹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치부가 드러난다는 의미의 ‘수락석출(水落石出)’이 15%, 대통령 선거까지 눈뜨고 볼 수 없는 사건들이 이어졌다는 뜻의 ‘목불인견(目不忍見)’이 9%를 각각 기록했다.

이밖에 ‘올 한 해 동안 가장 안타까웠던 일’로는 충남 태안 원유 유출사건(23%)이, ‘올 한해동안 가장 기뻤던 일’에는 김연아 선수의 그랑프리 파이널 2연패와 박태환 선수의 선전(16%)이 꼽혔다.

한편 일본은 불량식품 파문 등의 충격 여파로 ‘僞(거짓)’를 올해의 상징 단어로 뽑았으며, 중국은 식료품 및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상황을 상징하는 ‘漲(불어날 창)’을 선정했다.

올 한해는 신정아 사건을 비롯해 각종 충격적 사건으로 우리사회의 도덕적 불감증이 얼마나 극심한가를 보여준 씁쓸한 한해였다. ⓒ연합뉴스
김달중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3 8
    크크

    빨갱이들에 비하면 약과지
    퍼주는 돈으로 핵개발하면서
    민족끼리라 코메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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